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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텐(丸天)은 이름으로 해석해 보면 동그란 [[텐푸라]]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큼직하고 동그란 [[튀김]] [[어묵]]을 위에 얹어주는 우동으로 [[후쿠오카]]의 명물이다. 얼핏 보면 [[우동#키츠네우동|키츠네우동]]처럼 보일 수도 있다. 몇몇 가게는 아예 그릇 크기만하게 위를 뒤덮는 [[크고 아름다운]] [[어묵]]을 얹어주기도 한다. 참고로 일본 전체로 보면 [[텐푸라]]는 튀겨 만든 [[어묵]]이 아니라 [[새우]]와 같은 각종 재료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것을 두루 뜻하지만 [[후쿠오카]] 일대에서는 일본식 [[튀김]]과 튀겨 만든 [[어묵]]을 모두 텐푸라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어묵]]을 [[덴뿌라]]라고 부른 것도 여기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마루텐(丸天)은 이름으로 해석해 보면 동그란 [[텐푸라]]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큼직하고 동그란 [[튀김]] [[어묵]]을 위에 얹어주는 우동으로 [[후쿠오카]]의 명물이다. 얼핏 보면 [[우동#키츠네우동|키츠네우동]]처럼 보일 수도 있다. 몇몇 가게는 아예 그릇 크기만하게 위를 뒤덮는 [[크고 아름다운]] [[어묵]]을 얹어주기도 한다. 참고로 일본 전체로 보면 [[텐푸라]]는 튀겨 만든 [[어묵]]이 아니라 [[새우]]와 같은 각종 재료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것을 두루 뜻하지만 [[후쿠오카]] 일대에서는 일본식 [[튀김]]과 튀겨 만든 [[어묵]]을 모두 텐푸라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어묵]]을 [[덴뿌라]]라고 부른 것도 여기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2022년 12월 8일 (목) 00:35 판

일본의 면요리

일본의 면요리의 일종. 일본 면요리라면 라멘, 소바와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라멘은 사실 중국에서 건너온 요리다. 라멘츄우카소바(중화소바)라는 이름으로 파는 가게도 많다. 반면 소바와 우동은 진짜 일본 거라고 볼 수 있다. 굳이 따지자면 어차피 국수라는 게 중국에서 시작되어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고, 유럽까지 건너가서 이탈리아 파스타 문화가 꽃피었으니 우동도 결국은 중국에서 건너온 면요리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아주 오래 전 이야기니 중국요리라 보기에는 무리다. 그렇게 따지면 모든 국수 요리가 중국음식이라는 건데 너무 많이 나간 얘기다. 라멘의 경우에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서 일본으로 건너가서 발전했기 때문에 역사가 짧은 편이라 중화요리로 보는 것이다.

우동의 유래에 관해서는 가장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주장은 8세기 후반의 승려인 쿠카이(空海) 유래설로, 중국으로 공부하러 갔다가 돌아오면서 국수 제조법을 가져와서 사누키(지금의 카가와 현)에 전파시켰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는데, 쿠카이가 살았던 헤이안시대에는 우동에 필수인 밀과 소금이 일본에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즉 재료가 없었는데 무슨 우동이 존재했겠냐는 것이다. 일본에서 맷돌이 보급되어 곡식을 가루낼 수 있게 된 것은 무로마치시대에 와서이고, 소금을 충분히 생산하게 된 것은 에도시대까지는 와야 하므로 그 이전에 우동이 있었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반론의 근거다.

한편 한국의 칼국수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사누키우동 제조업체인 사누키멘키의 오카하라 유지 회장이 2020년 1월에 펴낸 책인 <후에키류코(不易流行)>에서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1] 무로마치시대에서 에도시대에 걸쳐서 조선의 칼국수가 일본으로 건너와서 우동으로 발전했다는 게 오카하라 회장의 주장이다. 대략 이 때 칼국수가 소개된 것은 맞는 것으로 보이며, 맷돌이 보급된 것도 대략 이 시기 전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앞뒤가 맞기는 하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다. 물론 일본에서는 주류 대접은 못 받고 있는 주장이다.

이 일본식 우동이 한국으로 건너와서 가락국수로 정착했다. 우리나라의 중국집 우동은 일본 우동이 아니라 나가사키 짬뽕 쪽에 가깝다.

밀가루, 소금만 가지고 반죽한 굵고 탄력있는 면발이 특징이다. 간사이시코쿠 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 중 사누키 (지금의 카가와 현) 우동이 가장 유명한데 우동에 필요한 소금, 이 모두 질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카가와현을 우동현이라고 할 정도로 이 동네가 유명한데, 실제로 인구 당 우동 가게의 수나 1인당 우동 소비량에서 일본 내 압도적인 1위를 줄기차게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카가와현 정부에서도 스스로 우동현이라는 이름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오죽하면 현 지사가 우정국을 찾아가서 '우동현'으로 오는 우편물을 모두 카가와현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일까... 실제로 우동현으로 주소를 쓰면 카가와현으로 잘 간다고 하는 체험기들도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는 아예 우동이 있다! 오사카 쪽도 우동이 인기가 많은 편이고 라멘 쪽으로는 별로 명성이 높지 않다. 후쿠오카 역시 하카타라멘이 워낙 유명해서 그렇지, 우동 역시 잘 하며 역사도 깊다. 외래 문물이라면 이쪽이 더 빨리 들어오기 때문에 카가와현보다 후쿠오카현이 오히려 중국식 국수 문화가 먼저 들어왔다고 한다.

국물 문화가 발달한 한국 사람들은 국물을 중시한다. 굵은 면발을 우동 국물, 즉 가쓰오부시 국물에 말아서 먹는 것이 우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우동이라고 하면 면의 종류에 관한 문제고 국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물론 우리가 잘 아는 가쓰오부시 국물에 말아내는 카케우동이 가장 기본인 건 맞지만 배리에이션이 정말 다양하다. 아예 국물 없이 간장 찍어먹는 가마아게 우동이나 진한 국물을 자작하게 부어서 비비듯이 먹는 붓카케 우동, 카레 우동도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한 일본 최대의 사누키 우동 체인점인 마루가메제면도 이름과 함께 간판에 써놓은 게 가마아게 우동. 한마디로 자기들 주력 메뉴는 그거란 소리다.

제품으로 팔리는 것들은 건면과 생면, 냉동면이 있지만 건면은 거의 보기 어렵고 생면과 냉동면이 압도적이다. 보통 우동 정도 두께가 되는 것을 건면으로 만들기가 무척 어렵다. 진공포장한 생면은 상온 보관이 가능하지만 면발의 탄력이 떨어지고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다. 냉동면은 보관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면발의 탄력이 꽤 좋고 쫄깃한 맛도 살아 있어서 기왕이면 냉동면 쪽이 좋다. 일본에서도 면을 직접 만들지 않는 우동집에서는 냉동면을 많이 쓴다. 생면이든 냉동면이든 미리 익힌 것이라 오래 끓일 필요 없이 뜨거운 물에 잠깐 삶아서 따뜻하게만 해 주면 된다.

자가제면으로 우동, 혹은 소바를 직접 뽑아내는 집이 아니라면 높은 확률로 같은 음식을 면만 우동과 소바 중에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우동과 소바의 호환성이 높아서 비슷한 스타일에 면만 우동이냐 소바냐, 이렇게 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많이 없어졌지만 지금도 일본의 기차역 플랫폼에는 우동집이 꽤 있는 편이고 몇몇 명물 우동도 있다.

전골 요리의 사리로도 많이 쓰이는 국수일본에서는 중화면(짬뽕면)과 함께 널리 쓰이는 사리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라면사리칼국수사리보다는 빈도가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꽤 쓰이는 사리 중 하나다.

전국구급 우동

일본 대부분 지역에서 인기가 있고, 지역별로 갖가지 우동이 나오기 때문에 그야말로 수없이 많다고 볼 수 있지만 공통으로 널리 먹는 것들을 중심으로 다룬다.

카케우동

가장 간단하고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는 우동. 우리가 아는 딱 그 우동 스타일이다. 따끈한 가쓰오부시 국물에 우동을 말아서 낸다. 아예 건더기가 없거나 잘게 썬 파, 텐카스[2] 같은 고명이 들어간다.

키츠네우동

Kitsune udon.jpg

달달한 장국에 담근 큼직한 유부를 올리는 우동. '키츠네(きつね)'란 여우를 뜻하는데, 여우가 유부를 좋아한다는 속설에서 나온 이름이다. 일본에는 컵라면 버전으로도 흔히 볼 수 있다.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는 에도시대부터 메이지시대까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일단 오사카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타누키우동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고명으로 텐푸라의 부산물인 텐카스(天かす)를 넉넉히 얹은 우동을 뜻한다. '타누키(たぬき, 狸)'는 너구리를 뜻하는 말인데, 그래서 여우를 뜻하는 '키츠네'우동과 엮어서도 생각하지만 실제 어원은 너구리와는 관계가 없다. 어원 관련 설은 몇 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고명으로 얹는 아게다마(揚げ玉) 혹은 텐카스에서 온 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타누키=너구리가 워낙 친숙한 단어다 보니, 그냥 狸うどん이라고 쓰기도 한다.

텐푸라우동

우동에 텐푸라를 얹은 것.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역시 가장 인기가 높은 그리고 비싼새우 텐푸라.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는 마루가메제면처럼 우동과 함께 여러 가지 텐푸라를 알아서 선택할 수 있는 스타일의 우동집도 많다.

니쿠우동

Niku udon.jpg

우동 위에 볶은 고기를 올리는 우동. 소고기를 많이 쓰지만 돼지고기를 쓰는 집들도 있다. 이 경우는 부타니쿠우동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한다. 규동과 비슷하게 달달한 양념으로 볶아낸 고기를 올리기 때문 규동의 우동판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그닥 친숙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아주 인기 있는 우동 중 하나라서 우동 전문점에는 거의 메뉴에 들어 있다. 고기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이것만 먹어도 한끼로 꽤 든든하다.

자루우동

우동을 찬물에 식혀서 진한 가쓰오부시 국물을 따로 내는 우동.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소바 형태인 자루소바의 우동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붓카케우동

우동에 진한 국물을 '뿌려서' 먹는 요리. 우리 말로 하면 '비빔우동'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보통은 비비지 않고 국물을 뿌린 후 그대로 먹는다.

카마아게우동

삶은 우동을 뜨거운 물에 담근 채로 내는 우동. 자루우동처럼 진한 가쓰오부시 국물에 찍어먹는 스타일로, 자루우동은 면을 차갑게 식히는 것과는 달리 따뜻하게 먹는다.

카레우동

말 그대로 카레 국물에 말아낸 우동. 카레 요리가 발달한 일본답게 웬만한 우동집에는 거의 필수 수준으로 카레우동이 있다. 여기에 고기를 넣은 카레니쿠우동도 인기가 많다. 카레라이스와는 만드는 방법이 약간 달라서 조금 더 국물처럼 만들고 카레 육수로 가쓰오부시 베이스를 사용하는 집이 많다. 사실 카레에 뭘 넣어도 맛있긴 하지.

지역 명물 우동

돈코츠우동

후쿠오카현의 명물인 돈코츠라멘에서 라멘을 우동으로 바꾼 버전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막상 음식점에서 보기는 힘들고, 간편식이나 인스턴트로 나와 있는 것들은 좀 있고, 우동 체인점인 마루가메제면에서도 팔고 있다. 마루가메제면은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어서 여기서도 맛볼 수 있다.

마루텐우동

마루텐(丸天)은 이름으로 해석해 보면 동그란 텐푸라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큼직하고 동그란 튀김 어묵을 위에 얹어주는 우동으로 후쿠오카의 명물이다. 얼핏 보면 키츠네우동처럼 보일 수도 있다. 몇몇 가게는 아예 그릇 크기만하게 위를 뒤덮는 크고 아름다운 어묵을 얹어주기도 한다. 참고로 일본 전체로 보면 텐푸라는 튀겨 만든 어묵이 아니라 새우와 같은 각종 재료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것을 두루 뜻하지만 후쿠오카 일대에서는 일본식 튀김과 튀겨 만든 어묵을 모두 텐푸라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어묵덴뿌라라고 부른 것도 여기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미우동

耳うどん. 즉 '귀'우동이다. 실제로 밀가루 반족을 귀를 닮은 모양으로 만들어서 만드는 우동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우동보다는 수제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음식. 토치기현 사노시의 명물 음식이다. 귀 모양 우동은 악한 신의 귀를 상징하며, 악신의 귀를 먹음으로써 집안의 이야기를 나쁜 신이 듣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미소니코미우동

일본 나고야 <야마모토야혼텐>의 미소니코우동.

나고야메시의 하나로 나고야의 명물인 아카미소를 사용해서 진하고 겁나 짠 국물에 우동과 여러 가지 재료를 냄비에 넣고 푹 끓인 것. 담백한 가쓰오부시 국물과는 아득히 먼, 굉장히 진한 맛이다.

사라우동

Sara udon.jpg

皿うどん. 여기서 '사라'는 접시를 뜻한다. 높이가 낮은 그릇에 담겨 나오기 때문. 나가사키 짬뽕과 함께 나가사키의 지역 요리로 잘 알려져 있다. 면을 튀긴 다음 건더기와 함께 볶아낸 걸쭉한 국물을 부어서 먹는 요리. 사실 '우동'의 원래 뜻과는 다른 요리인데, 사용하는 국수가 우동이 아니라 중국식 볶음면인 차오몐에 쓰이는 두툼한 중화면에 가깝다. 나가사키 발상 중화요리답게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에 가는 게 정석이지만 나가사키가 아니더라도 일본 전국구급 나가사키 중화요리 체인점인 링거헛(Ringer Hut)에 가면 나가사키 짬뽕과 함께 사라우동도 있다.

이세우동

이름처럼 이세를 중심으로 미에현 쪽에서 많이 먹는 우동. 우동 국수가 보통 우동보다도 더 굵으며 국물이 자작하고 진하다. 겉모습만 보면 꼭 짜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쪽 동네가 아카미소를 많이 먹는데, 이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진한 타마린간장가쓰오부시와 함께 국물의 베이스가 된다.

카시와우동

Kashiwa udon tosu eki chyuouken.jpg

かしわうどん.

'카시와'라는 것은 닭고기를 뜻하는데, 하카타 일대 북큐슈 쪽에서는 닭고기를 잘게 찢어 놓은 것을 쓰이는 말이다. 잘게 썰거나 찢어서 조린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어 주는 우동으로, 일종의 니쿠우동이라고 할 수 있다. 먹어 보면 닭고기라기보다는 꼭 참치 통조림과 식감이 비슷한데, 닭가슴살을 쓰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일:Kokura station platform kashiwa udong spot.jpg
키타큐슈시 코쿠라역 플랫폼의 카시와우동 판매점.

재미있는 것은 이 카시와우동은 기차역 플랫폼에서 유명하다는 것. 일본은 지금도 역 플랫폼에서 우동이나 소바를 많이 파는데 키타큐슈고쿠라역에서부터 해서 큐슈 이곳저곳의 기차역 플랫폼에는 명물들이 있다. 특히 JR하카타에서 쿠루메 쪽으로 갈 때 거치는 토스역(鳥栖駅) 플랫폼에 있는 추오켄(中央軒)이 유명하다. 뭔가 허름하고 썰렁해 보이는 토스역은 알고 보면 이 구간의 재래선 주요 환승역으로[3] 플랫폼에서 갈아탈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각 플랫폼마다 가게가 있다. 이곳에서 환승을 할 예정이라면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기본인 카시와우동 말고도 모든 우동에 닭고기 고명이 기본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이게 싫다면 카시와는 빼달라고 따로 얘기해야 한다. 키타큐슈시의 중심 기차역인 코쿠라역도 이걸로 유명하다.

한국에서

우리나라에도 우동이 들어와 있지만 한국인의 입맛과 재료, 주머니 사정에 따라 변형되어 일본과는 상당히 다른 국수 요리가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가락국수 항목 참조.

하지만 일본 '정통' 우동 전문점을 표방하는 음식점들이 수십년 전부터 있었다. 80년대 초반에는 압구정동의 이른바 오렌지족 붐을 타고 일본에서 기코망 간장이나 주요 식자재를 공수해서 만드는 일본 우동 전문점들이 강남에 몇 곳 생겼는데, 그 중 <사가에>라는 우동 전문점은 부유층들의 사치스러운 소비 문화를 상징하는 곳처럼 언론에 집중 보도되는 바람에 호된 비난을 받고 문을 닫았다. [4]

한국의 일본식 우동은 사실 일본과는 맛이 확실히 달랐다. 우리나라의 우동 국물은 간장설탕을 많이 넣어서 국물 색깔이 짙고 단맛이 나는 편이다. 반면 일본의 가쓰오부시 우동 국물은 색깔이 옅고 단맛이 별로 없다. 간토지방 쪽은 간장을 주로 써서 색깔이 짙은 편인데 그래도 우리나라보다는 옅은 편이다. 간사이 쪽은 간장을 아예 혹은 거의 안 쓰고 소금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정말 멀건 느낌이다. 간도 우리나라보다는 짠 편. 간장향은 옅은 대신 가쓰오부시 특유의 훈제향이 퍼져 나온다. 그래서 한국에서 우동 먹던 사람들이 일본에 가서 우동을 먹거나 진짜 일본인이 하는 제대로 된 일본 스타일 우동을 먹으면 이게 뭐냐 싶어서 뜨악해 했다.

이제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우동집도 이곳 저곳에 생겼고, 일본에서 제대로 배우고 온 사람들이 하는 우동집도 있고 해서 한국 사람들도 일본 스타일에 많이 익숙해져 있다. 우동은 당연히 가쓰오부시 국물이라고 생각했던 통념도 카레우동, 가마아게 우동, 붓카케 우동 같은 다양한 스타일이 소개되면서 조금씩 약해져 가는 중. 심지어는 일본 최대의 사누키 우동 체인인 마루가메제면이 한국에 진출해 버렸다. 아직 매장 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매장에서 직접 면을 만드는 '자가제면'을 내세우면서 점포 수를 꽤 늘렸다.[5] 마루가메와 비슷한 짝퉁 체인도 몇 개 있지만 수는 적다.

한편 전골 요리의 사리로는 많이 쓰이고 있다. 라면사리가 가장 인기가 높긴 하지만 라면이 안 맞는 전골 요리도 있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는 칼국수나 우동사리를 많이 사용한다.

한국의 중화요리

제주시 중화요리점 <리장>의 우동

한국의 중화요리 가운데 하나. 일본의 우동보다는 오히려 나가사키 짬뽕에서 왔다고 보는 게 맞다. 돼지뼈나 닭뼈 국물로 육수를 내고 여기에 고기와 채소, 해산물을 넣어 끓여낸다. 나가사키 짬뽕이 한국으로 건너와 매운 것 좋아하는 한국인들 취향에 맞춰서 빨간 국물로 발전시킨 짬뽕이 탄생하고, 하얀 국물의 백짬뽕은 우동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여기에 물녹말을 넣어서 국물을 좀더 걸쭉하게 만들면 울면이 된다. 백짬뽕과 우동을 별로 구분을 안 하는 분위기지만, 조리법을 엄밀하게 구분하는 경우도 있으며, 짬뽕은 재료를 웍에 볶아 가면서 육수를 조금씩 부어가는 식으로 조리해서 불맛을 강조한다면 우동은 재료를 육수에 넣고 푹 끓여서 국물의 깊은 맛을 강조하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집에서는 별로 구분을 안 하며 백짬뽕 식으로 만들면서 우동으로 내놓는 곳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싸구려 중국집들은 재료를 잔뜩 볶고 육수를 부어 큰 통에 끓이면서 주문이 오면 바로바로 국물을 부어서 내는 식이라서 더 그렇다.

예전에는 중국집짬뽕이 있으면 라이벌격으로 당연히 우동이 있었지만 요즘은 우동이나 울면을 메뉴에 올린 중국집이 많이 줄었다. 사실 1970년대만 해도 짜장면의 라이벌은 짬뽕이 아닌 우동이었다. 그 당시는 짜장면과 우동은 가격이 같았지만 짬뽕은 그보다 비쌌기 때문에 한 푼이 아쉬웠던 시절에 우동이 더 인기가 좋았던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짬뽕의 인기가 올라가는 반면 우동은 가라앉았다. 짬뽕이야 재료가 좀 시들시들해도 매운 맛으로 어느 정도 잡맛을 억누를 수 있지만 우동은 그런 수법이 통할 수 없다 보니 재료나 맛내기나 좀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매운 맛 좋아하는 한국사람 특성 때문에 점점 짬뽕에 밀리다 보니 굳이 메뉴에 놔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듯하다. 또한 경제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주머니가 두툼해지면서 우동과 짬뽕 가격의 차이도 그리 걸림돌이 안 되었고, 당연히 중국집 입장에서는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짬뽕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일본음식들이 조금씩 다양화 되어가고, 특히 삼양식품에서 한때 히트를 쳤던 라면 덕분에 나가사키 짬뽕의 인지도도 많이 올라간지라, 중국집 우동은 이래저래 모호한 처지가 되었다.

그래도 우동을 자랑스럽게 메뉴에 올린 중국집이 있다면 한 번쯤 먹어보자. 먹었을 때 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 집 짬뽕도 마찬가지다. 요즈음 중국집 우동 가격은 짬뽕에 맞춰져 있다.

각주

  1. "日 최대 제면기업체 대표 "한국 칼국수, 우동의 원조"", KBS, 2020년 4월 24일.
  2. 자잘한 알갱이같은 밀가루 튀김.
  3. 신칸센은 신토스역에 정차한다. 신토스역에도 추오켄이 있긴 한데 개찰구 앞에 있고 플랫폼에는 없다. 아무래도 이용객이 적다 보니.
  4. 그 시대에는 맥도날드도 압구정동에 1호점을 냈고 돈 좀 있어야 가는 곳처럼 여겨졌다. 그 동네 아이들이 맥도날드에서 생일파티를 했다.
  5. 우리나라에 진출한 일본 음식점 체인은 여럿 있지만 일식의 인기와는 별개로 의의로 많이 사업에 실패하고 철수했다. 가격 문제라든가 한국인 입맛과는 다른 낯선 느낌과 같은 것들을 실패 원인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