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쓰오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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鰹節 (かつおぶし).

가다랭이의 살을 훈제하고 말리면서 발효시킨 것. 일본어 발음으로는 '가츠오부시'에 가까운데 つ를 '쓰'로 표기하는 방법이 오랫동안 굳어 오다 보니 이제는 그냥 가쓰오부시로 통한다. 머리와 꼬리, 내장과 껍질은 자르거나 벗겨내고 지방이 많은 부위 역시 제거한 다음 훈제하고 말린다.

훈제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많이 빠지고, 이걸 발효시키면서 단단해질 때까지 말리므로 굉장히 딱딱하다. 둔기로도 쓸 수 있을 정도다. 가쓰오부시 살인사건? 수분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보존성은 아주 좋은데, 너무 단단해서 그대로는 못 먹는다.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식재료'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을 정도인데, 모스 경도로는 무려 7~8 사이로 석영이나 황옥과 비슷한 수준이다.[1] 정말로 가쓰오부시로 망치처럼 못을 박거나, 갈아서 종이 정도는 자를 수 있는 칼을 만든 사람들도 있다.

그냥은 너무 단단해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보통은 대패로 얇게 저며서 사용한다. 이걸 케즈리부시(削り節)[2] 또는 가쓰오부시 하나(花)라고 한다. 가쓰오부시꽃이라는 뜻이 되는데, 아주 얇게 저민 가쓰오부시가 꽃잎처럼 하늘하늘거리기 때문. 엄청나게 단단한 가쓰오부시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늘하늘하고 부드럽다. 케즈리부시 전용 대패도 있긴 하지만 번거롭다면 아예 케즈리부시로 가공해서 나오는 가쓰오부시를 사면 된다. 포장이 엄청 크지만 사실 양은 얼마 안 되는데, 질소과자 저리가라다 이건 가쓰오부시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하다.

그밖에는 아예 가루를 내어 쓰기도 한다. 멸치가루나 새우가 쓰듯이 조미료 용도로 쓰게 된다.

역사

일본에서 가다랭이를 식재료로 쓴 것은 아주 오래된 일로, 말려서 쓰는 것 역시도 5세기 경까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훈제를 통해서 단단해질 정도로 수분을 없애는 방법은 에도시대까지 내려온다.

뜬금없어 보이지만 몰디브 기원설도 있는데, 몰디브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다랑어훈제해서 딱딱하게 굳힌 몰디브피시라는 것을 만들어 먹었다. 끓이고, 훈제하고, 햇빛에 말리는 식으로 거의 나무토막처럼 될 때까지 가공했다는데 이렇게 해 놓으면 정말로 가쓰오부시와 비슷해 보인다. 동남아시아 교역을 통해서 이러한 몰디브피시인도를 통해 일본에까지 전래되고 가쓰오부시로 발전했다는 게 몰디브 기원설이다. 확실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 다만 몰디브 피시는 일본처럼 대패로 얇게 저며서 쓰지 않고 가루로 빻아서 쓰는 게 보통이다. 몰디브피시몰디브는 물론 스리랑카에서도 즐겨 쓰이는 식재료로, 특히 커리를 만들 때 걸쭉함을 주기 위해서 쓰인다.

활용

특유의 풍부한 감칠맛 때문에 많은 일본요리에는 맛을 낼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식재료 중 하나다. 일단 국물을 내는 재료로 널리 쓰여서 미소시루, 쯔유, 우동 국물을 비롯해서 일본식 국물을 낼 때에는 거의 기본이다시피 하다. 국물을 내는 데 걸리는 시간도 얼마 되지 않아서, 가쓰오부시하나를 넣고 국물을 우려내는 데 1분도 안 걸린다. 얇게 저며서 쓰는지라 금세 국물이 우러난다. 오히려 오래 우려내면 잡내가 확 나므로 좋지 않다.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야키소바를 비롯해서 여러 일본음식 위에 뿌리는 고명으로도 많이 쓰이는데, 뿌려 놓으면 가만히 놔둬도 하늘하늘 흔들리는 모습이 처음에는 신기해 보이기까지 하다. 음식에서 올라오는 수증기, 그리고 공기의 미세한 흐름에도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쪽은 맛보다는 오히려 시각적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밖에

가쓰오부시도 훈제식품인지라 훈연 과정에서 나오는 벤조피렌 문제가 있다. 가끔 기준치를 초과하는 벤조피렌이 가쓰오부시에서 검출되어 제품이 회수 또는 폐기되는 일들이 일어난다.[3]

각주

  1. "世界一硬い食べ物は日本の「鰹節」!2位以降もランキングで紹介!", ちそう, 2022년 1월 5일.
  2. 케즈리(削り)는 '얇게 깎은 것'을 뜻한다.
  3. "가쓰오부시 제품에서 ‘발암물질’ 벤조피렌 검출", 한국일보, 2019년 7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