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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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의 살을 갈은 다음, 녹말이나 밀가루[1]를 섞어서 반죽을 만들고 기름에 튀기거나 쪄서 모양을 굳힌 것.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튀긴 어묵이다. 겉은 황토색 색깔에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흔히 볼 수 있는 어묵이 바로 튀긴 것. 대량생산 하기도 좋고 맛도 고소하니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옛날에는 튀긴다는 점 때문에 덴뿌라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찐어묵도 드물지는 않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찐어묵은 게맛살. 우동 같은 것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하얗고 빨간 무늬가 들은 것도 찐어묵이고 농심 육개장 사발면을 비롯한 컵라면에도 건더기로 말린 찐어묵이 들어가는 것들이 있다. 칼로리는 튀긴 어묵에 비해 훨씬 낮은 고단백 식품이다. 흔히 분홍소시지라고 부르는 어육소시지도 성분이나 만드는 과정을 보면 소시지라기보다는 어묵에 가깝다.

흔히 오뎅이라고 많이 부르는데, 오뎅은 어묵이라기보다는 어묵을 넣고 끓여낸 국물요리에 가깝다.오뎅탕은 더더욱 잘못된 말이다. 좀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갈비갈비탕이라고 부르고, 갈비를 넣고 끓인 탕은 갈비탕탕으로 부르는 격이다. 유상무상무도 아니고. 일본에서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다른 이름들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퉁쳐서는 카마보코(かまぼこ, 蒲鉾)라고 부른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튀겨 만드는 어묵은 사츠마아게(さつま揚げ)라고 부르는데, 사츠마는 가고시마현의 옛 이름이다. 이러한 어묵의 유래가 중국에서 류큐(지금의 오키나와)를 거쳐서 사츠마로 전래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작 가고시마 쪽에서는 츠케아게(つけ揚げ)라고 부른다. 한편 서일본, 특히 후쿠오카 쪽에서는 간혹 텐푸라라고 부르기도 한다.[2] 우리나라에서도 나이 드신 분들은 어묵을 덴뿌라라고 부르는데, 어쩌면 서일본 쪽에서 부르던 게 흘러들어왔을지도 모를 일이다.[3]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일본과 가까운 부산 일대에서 어묵 산업이 발전했다. 부산어묵은 한국에서 어묵을 대표하는 지역 브랜드로 이미 자리를 확실히 잡고 있다. 원조가 누구인지는 관련된 글마다 다른 대목들이 있는데, 일단 동광식품, 삼진어묵, 환공어묵 중에 하나가 지목된다. 일단 최초로 알려져 있는 건 동광식품인데 한번 명맥이 끊겼다가 다시 사업을 재개했고, 창업 후 지금까지 안 끊기고 계속 어묵을 만들어 온 업체로는 요즘은 어묵베이커리와 어묵고로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삼진어묵이 가장 역사가 길다. 그 뒤가 동광식품과 삼진어묵의 공장장 출신들이 만든 환공어묵.[4] 가장 오래된 어묵 공장의 타이틀도 삼진어묵이 가지고 있다.[5] 부산일보에서 이에 관련한 역사를 정리한 글이 있다.[6]

그런데 은근히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중에도 어묵 만드는 곳들이 있다. 대림이야 원래 생선 관련 가공식품을 많이 만들어 온 곳이지만 삼호식품을 인수한 CJ도 삼호어묵을 이어 받아서 여전히 어묵을 직접 또는 OEM 생산 중. 풀무원도 어묵을 만들고 있다. 이들 중에는 부산어묵이라고 타이틀만 달고 실제로는 다른 지역의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도 어묵도 꽤나 있다. 부산어묵이 뜬 시기는 지리적표시제가 실행되기 한참 전인 것도 이유지만, 2014년에는 부산지역 어묵 제조업체들의 연합체인 사단법인 부산담은부산어묵이 주체가 돼 특허청에 '부산어묵' 등록 출원을 했으나 2015년 8월에 거절 당했다. 실제 맛을 내고 튀기는 과정이 공장에서 진행되므로 부산의 지리적 환경이 어묵 품질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인데, 부산어묵 이름을 도용해 온 대기업들을 봐주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이 많다.

실제로 부산어묵의 어육 함량은 70% 이상인데 반해 대기업 어묵은 고급 제품을 제외하고는 50~60% 수준까지 가는 것들도 있다. 사실 지리적표시제라는 게 단순히 지역이 어디냐만 따지는 게 아니라 품질 유지를 위해 원료나 가공 과정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이를 준수해야 의미가 있다. 단순히 공장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공장에서 만드는 게 뭐 대단해? 어디에서 만들든 마찬가지잖아?' 하는 사고방식으로 지리적표시제를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유럽은 공산품도 지리적표시제를 적용 받는데 말이다.[7] 아무튼 법적으로는 보호를 못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 지역 어묵생산자들이 따로 인증 마크를 만들어서 쓰고 있다.

재료나 제조 공정이 종종 의심 받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일단 어떤 생선을 넣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냥은 맛없어서 먹기 힘든 고기들, 특히 먼바다에서 잡아오거나 수입한 냉동생선살이 주로 쓰인다고 한다. 맛이 없어도 조미료 좀 넣고 기름에 튀기면 고소해지는 법이다. 좀 고급화 전략으로 가는 것들은 조기살을 넣었네 도미살을 넣었네 하고 자랑스럽게 써놓는다. 제조공정 역시도 부패하기 쉬운 생선살을 갈고 다른 재료와 섞는 과정에서 대량생산을 하게 되면 반죽이 여기저기 끼고 들러붙기도 쉬우니 위생 관리 하기가 장난이 아니다. 튀기는 기름도 잘 관리하고 있는 건지 어쩐 건지 궁금한 대목. 옛날에는 맛이 갔거나 상한 생선을 쓰기도 했다는 카더라도 있다. 그래도 기술도 발달하고 비위생적인 어묵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도 많이 올라간지라, 웬만한 업체들은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고 공장도 깨끗하게 관리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냥 먹기에는 맛 없는 생선을 쓰는 건 여전한 실정.

우리나라에서 어묵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요리해서 먹는다.

분식집, 특히 떡볶이집이라면 없어서는 안 되는 친구. 꼬치에 꿰어 국물에 익히는 어묵은 그냥 길거리에 서서 먹기 좋은 길거리 음식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다. 떡볶이의 매운맛을 달래주는 의미도 있고, 어묵을 떡볶이 건더기로 쓰기도 하며, 오뎅국물을 떡볶이육수로 쓰기도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필수 요소다. 길거리 어묵에도 부먹찍먹 비슷한 취향 차이가 있는데, 육수에 충분히 담가 국물이 충분히 흡수된 어묵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런 어묵은 너무 불어터진 느낌이라 육수에 담근지 얼마 안 되어 꼬들꼬들한 식감이 있는 어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밀가루를 쓴 어묵은 특히 이런 차이가 크며 쌀가루를 사용한 어묵은 오래 담가놓아도 덜 붇는 편이다. 우리나라의 가락국수에도 종종 들어가는 건더기다. 꼬치우동은 가락국수집의 필수 요소. 반면 일본에는 어묵 들어간 우동을 의외로 보기가 쉽지 않다. 후쿠오카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둥글넓적한 큼직한 어묵이 들어가는 마루텐우동 정도? 어묵보다 텐푸라가 들어간 우동을 보기가 더 쉽다.

부대찌개의 원조로 꼽히는 의정부의 식당 이름은 오뎅식당이다. 처음에는 오뎅을 주로 파는 포장마차였다고.

어묵을 길고 가늘게 뽑아서 국수로 먹기도 한다. 부산의 고래사어묵이 처음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주[편집]

  1. 최근 들어서는 고급화를 표방하면서 녹말이나 밀가루를 최소화 하거나, 쌀가루를 넣은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2. 일본 전역에서는 대개 묽은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3.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의 대도시가 후쿠오카이므로 후쿠오카에서 부산을 통해 흘러 들어왔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어묵이 가장 흥한 곳이 부산이기도 하고.
  4. 90년 초에 부도를 맞고 주인이 바뀌면서 본사와 공장이 김해시로 옮겨갔는데, 그때문에 정통 부산어묵이냐에 관한 논란이 좀 있다.
  5. "어묵하면 '부산어묵'이 최고지예~", 부산광역시 공식블로그 쿨부산, 2014년 4월 16일
  6. "부산의 老鋪 ① '부산어묵' 삼진식품·영진식품", <부산일보>, 2011년 3월 11일.
  7. 예를 들어 와인 마니아에게는 유명한 프랑스와인 오프너인 샤토라귀올AOC를 가지고 있다. 철광석을 거기서 캐는 게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