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자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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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2월 20일 (월) 15:04 판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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かなざわ(金沢)。

일본 이시카와현에 있는 도시. 이시카와현 최대 도시이기도 하면서 호쿠리쿠 최대 도시이기도 하다. 이름은 금(金)연못(沢)이란 뜻으로, 산마를 물에 씻다가 사금이 나왔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이 연못은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켄로쿠엔 안에 있는 킨죠레이타쿠(金城霊沢)라는 곳으로, 제일 큰 연못은 아니고 한구석에 있는 작은 연못이다.

Kanazawa gold leaf ice cream.jpg

이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쪽에서는 일찍부터 금 세공, 특히 금 세공이 발달해서 일본의 절이나 신사를 비롯한 호화로운 건물의 금박은 거의 카나자와 일대에서 나왔다고 한다. 지금도 일본 내 금박 공급량의 99%가 카나자와에서 나올만큼 금으로 유명한지라 각종 금박 세공품 산업이 흥해 있다.

리틀 교토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있는 도시 치고는 옛날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 저곳에 수로도 있어서 골목길을 돌아다니면 고풍스럽고 잔잔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쪽을 잘 아는 사람들은 겨울에 오는 게 가장 좋다고 하는데, 지형의 영향으로 겨울에 눈이 자주, 그리고 많이 내리는 편이라서 불편한 점은 있지만 그 때문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잘 맞아서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다만 지구 온난화 영향인지 눈이 오는 횟수가 줄어든 편이고, 초겨울이나 늦겨울에는 눈 대신 비가 오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다. 겨울에는 추운 편이지만 여름에는 서늘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남쪽에서 오는 기류가 내륙을 타고 넘으면서 푀엔 현상 때문에 겁나게 더운 날씨를 자랑한다.

켄로쿠엔의 유키즈리.

한편 카나자와를 상징하는 명물로 나무 옆에 기둥을 세우고, 여기서 끈을 늘어뜨려서 나뭇가지를 끈으로 묶어서 마치 우산살처럼 지지하는 유키즈리(雪吊り)라는 것이 있다. 카나자와가 워낙 겨울에 눈이 많이 오다 보니 눈의 무게를 못 이겨서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 겨울에 켄로쿠엔에 가보면 아주 눈에 잘 뜨인다.

가장 번화가는 코린보에서 카타마치로 이어지는 구역으로, 이쪽에 쇼핑센터와 상점가, 음식점과 술집들이 몰려 있고 유흥가도 형성되어 있다. 술집이나 유흥업소는 카타마치키라라 쇼핑센터 한 칸 뒤쪽 골목에 많이 모여 있으므로 한잔 할 요량이라면 이쪽으로 가 보자. 물론 도시 자체가 인구나 규모나 작기 때문에 대도시의 환락가를 기대하면 실망.

음식

먹방하기 좋은 동네이기도 하다. 일단 북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어서 수산업이 발달해 있고, 위로는 축산물로 명성을 날리는 노토반도 지역이, 아래는 채소가 명성을 날리는 카가 지역이 불어 있어서 채소, 고기, 해산물 모두가 품질이 좋고, 이를 바탕으로 신선하고 풍성한 요리들이 발달해 왔다. 다만 가격대가 센 것들이 많아서 지갑 털리기 좋으니 주의하자. 카나자와의 부엌으로 여기는 오미쵸시장에 가보면 이시카와현의 갖가지 해산물들이 즐비하다.

오미쵸시장의 겨울을 대표하는 특산물 즈와이가니.

11월부터는 게잡이 조업 금지가 풀리면서 가 풍성하게 시장에 나오는데, 수컷 게인 즈와이가니(ズワイガニ)가 특히 유명하고 값도 비싸다. 제대로 된 게요리는 정말 가격에 몇만 엔 단위로 갈 수도 있고, 체철에 오미쵸시장 안 초밥집에 가 보면 게 다릿살을 얹은 초밥을 싸게는 두 개에 3~400엔 대로 먹어볼 수 있다. 이곳에 있는 스시집들에서 이시카와현의 해산물을 사용한 온갖 초밥들을 맛볼 수 있다. 회전초밥집도 품질이 상당하며 먹고 싶은 것들은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준다. 다만 정신없이 먹다 보면 계산할 때 뒷목 잡을 수 있으니 주의. 초밥 말고도 갖가지 해산물을 듬뿍 얹은 덮밥인 카이센동 역시 꼭 먹어볼 만한 음식이다.

금박 공업이 발달한만큼 금박을 이용한 음식들도 보이는데, 금박 넣은 커피, 금박을 씌운 소프트 아이스크림 콘 같은 것들이 꽤 유명하다. 다만 이게 뭔 맛이 있는 건 아니고 순전히 장식 효과다. 담백하면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카나자와 오뎅, 그리고 진한 를 사용하고 스테인레스 그릇을 사용하며, 흰밥이 보이지 않게 카레를 고루 끼얹은 다음 돈카츠를 올려주고 채썬 양배추를 곁들이는 카나자와 카레도 이 지역 명물 음식들이다. 고릴라 마스코트로 유명한 고-고-카레(ゴーゴーカレー)는 카나자와에서 기원해서 전국으로 체인점을 늘려가고 있는 카레 전문점이다. 카나자와에 갔으면 한번 먹어보자.

관광

일본 국내에서는 꽤 인기 있는 관광지다. 특히 호쿠리쿠 신칸센 덕택에 일본 수도권 관광객이 확 늘어서 연간 관광객 수가 세 배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반면 한국에는 인지도도 낮고 항공편도 적어서 한국인 관광객은 많지 않다. 중국인 관광객은 꽤 많은 편이고 서양인 관광객도 심심찮게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내국인 관광객들의 비중이 더 높다. 리틀 교토라는 별명처럼 오래된 분위기를 상당히 간직하고 있다. 전쟁의 피해도 별로 안 입은 편이기 때문에 16세기 양식의 건축물도 종종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존이 잘 되어 있다. 일본 3대 정원[1] 중 하나인 켄로쿠엔, 그리고 다리 하나 건너면 나오는 카나자와성 공원이 일단 관광객들이라면 꼭 찍고 가는 포인트. 다만 카나자와성 공원은 여러 번 큰 화재를 겪은 통에 크고 아름다운 천수각은 없고 대부분은 복원된 건물들이다. 반면 대부분 구역은 무료라서 입장료 부담이 없다는 게 장점. 그만큼 볼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오래된 양식의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히가시챠야가이(ひがし茶屋街)[2]도 인기 관광지다. '동쪽 찻집거리'라는 이름답게 옛스러운 찻집이나 음식점도 여럿 영업하고 있다. 이쪽 일대 지역은 관광지가 아니어도 고풍스러운 가옥들을 쉽게 볼 수 있어서 골목길을 다니다 보면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Kanazawa 21c art museum pool upper side.jpg

이런 고풍스러운 관광지와는 대조되게 21세기미술관이 또 유명하다. 수영장 밑으로 들어가서 위를 볼 수 있는 투명 수영장 작품으로 유명한 곳으로, 위에서 아래를 보는 것은 무료지만 아래에서 위를 보려면 입장료가 필요하다.

카나자와역 주위에 호텔이 많지만 사실 이쪽은 역을 제외하고는 딱히 번화가도 아니고 볼게 많은 곳도 아니다. 카나자와 말고 다른 주변 관광지도 돌 거라면 몰라도 카나자와시를 중심으로 볼 거라면 코린보나 카타마치 쪽으로 숙소를 잡을 것을 권한다. 러브호텔을 잡지 않도록 주의하자. 어쩌면 일부러 러브호텔을 잡는 분들도 있겠지만...

역사도 오래 되고, 옛 문화재들이 잘 보호되어 있는 편이지만 카나자와시 하나만 가지고는 볼 거리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다. 시내 관광은 당일이면 충분하고, 보통은 북쪽 노토반도의 자연을 즐기거나 주변의 온천을 찾거나 하는 식으로 여행 계획을 짠다.

교통

항공편으로는 코마츠공항이 가장 가까우며, 대한항공인천-코마츠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오사카나고야를 찍고 가는 관광객들이 많은 편으로, 아무래도 대한항공이 독점 운항하는 곳보다는 경쟁이 치열하고 저가항공사도 들어가는 노선들이 싼 티켓이 많은 편이라 철도 비용을 감안해도 더 싼 경우가 종종 있다. 비행기 편수가 그리 많지는 않아서 코마츠공항카나자와역 사이에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공항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시간은 대략 40분 가량. 코마츠보다는 좀 멀지만 토야마공항에어서울이 취항하고 있으므로[3] 이쪽을 이용하면 좀 더 싸게 갈 수 있다. 다만 카나자와까지 신칸센 탔다가는 아낀 돈 다 까먹을 수 있다.

카나자와역 동쪽 출구의 명물 츠츠미.

카나자와역 동쪽 출구에 있는 커다란 나무문인 츠츠미가 명물로, 카나자와를 소개하는 방송에서는 유키즈리와 함께 절대 빼놓지 않고 보여준다. 철도 교통은 비록 남쪽에 있는 대도시들이 험준한 내륙 지형을 타고 와야 하긴 해도 어느 정도는 잘 갖춰져 있는 편이며, 특히 호쿠리쿠 신칸센 개통으로 도쿄에서 카나자와까지가 두 시간 반으로 시간이 확 줄었다. 호쿠리쿠 신칸센 개통 전부터 카나자와를 찾는 수도권 관광객들이 많이 늘 것으로 지역 정부나 상인들은 기대가 많았는데 실제로 효과는 예상 이상으로, 신칸센 개통 이후 관광객이 세 배로 늘었다고 한다. 반면 이쪽 노선의 항공 수요는 대폭 감소해서 인근 코마츠공항은 확 썰렁해졌다.

오사카에서는 특급 선더버드로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 정도 걸린다.[4] 간사이공항에서 바로 갈 예정이라면 공항에서 JR 특급 하루카신오사카역까지 간 후[5] 선더버드로 가면 된다. 버스편도 있긴 하지만 편성이 몇 대 없는 데다가 오사카에서 카나자와까지 다섯 시간 정도 걸린다. 차후에 호쿠리쿠 신칸센교토오사카까지 연장될 예정이므로 이 때가 되면 카나자와에서 간사이 지방 가기도 대폭 편해질 예정이다. 2045년까지 살아 있다면. 나고야에서 갈 때에는 특급 시라사기를 이용한다. 이쪽 신칸센은 영원히 없을 거야. 아마.[6]

만약 도쿄카나자와, 오사카를 묶어서 여행하고 싶다면 JR히가시니혼JR니시니혼이 공동 발행하는 호쿠리쿠아치패스를 고려해 볼 만하다. 호쿠리쿠 신칸센을 탈 수 있고, 등급 제한도 없다. 또한 도쿄도 시내 구간 및 간사이 지역 JR 열차를 탈 수 있으며 나리타공항에서는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탈 수 있고 하네다공항에서는 도쿄 모노레일을 탈 수 있다. 간사이공항에서는 특급 하루카를 탈 수도 있다. 다만 지정석 이용 여부가 조금 복잡하니 미리 확인해 두어야 한다. 호쿠리쿠 신칸센나리타 익스프레스, 특급 선더버드는 지정석을 탈수 있지만 특급 하루카는 자유석만 탈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어 웹 페이지를 참조하자.

시내 대중교통은 거의 버스가 책임지고 있다. 인구가 50만도 안 되는 도시인지라 지하철은 없고 심지어 일본 중소도시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노면전차도 없다. 철도 노선은 주로 북쪽에 형성되어 있어서 남쪽으로는 철도는 별 기대할 게 없고 버스가 답인데, 배차 간격이 좀 드문드문한 편이다. 대부분 노선은 호쿠리쿠철도, 줄여서 호쿠테츠가 운영하고 있으며 JR서일본이 운영하는 것도 있으나 몇 노선 없다. 호쿠테츠 버스는 스이카이코카 같은 JR 계열 교통카드가 통하지 않고 호쿠테츠가 발매하는 이쿠스만 사용할 수 있는데 이건 회원제라서 외국인은 사기 힘드니 버스를 탈 때에는 잔돈을 준비해야 한다. 주말에는 관광객들을 위해서 주로 관광지나 쇼핑지를 순환하는 100엔 버스가 있으니 잘 활용해 보자. 호쿠리쿠철도에서 두 개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나, 관광객들이 탈 일은 별로 없고 통근이나 통학 수요가 주된 고객들이다. 원래는 노선이 지금보다는 많았지만 채산성 문제로 폐선이 많았고, 지금 남아 있는 노선도 2량 짜리 열차가 한 시간에 한두 대, 많아야 세 대 정도로 드문드문 다니는 수준으로 무인역이 많고 기관사가 요금 확인까지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각주

  1. 카나자와시의 겐로쿠엔, 오카야마시코라쿠엔, 미토시의 카이라쿠엔이 3대 정원으로 꼽힌다.
  2. ひがし는 동쪽을 뜻하지만 정식 지명으로는 한자(東)를 안쓰고 히라가나를 쓴다. 서쪽에는 니시챠야가이가 있지만 이쪽은 덜 유명하다.
  3. 원래는 아시아나항공이 다녔는데 에어서울을 만들면서 일본 중소노선 대부분을 이쪽으로 넘겼다.
  4. 편성에 따라서 정차역이 차이가 나서 소요시간이 많게는 20분 정도까지 차이가 난다.
  5. 하루카오사카역으로 가지 않는다. 오사카역으로 갈 거면 칸쿠쾌속을 타야 한다.
  6. 그도 그럴 게, 나고야-카나자와에 신칸센을 놓으려면 JR토카이가 해야 하는데, 여기는 지금 천문학적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츄오 신칸센에 탈탈 쏟아붓고 있는 중이라 다른 신칸센 놓을 여력은 없는 분위기다. 게다가 수도권을 이어주는 호쿠리쿠 신칸센도 수익 면에서는 아직 큰 재미는 못 보고 있는 마당에 돈 안 되는 건 철저히 외면하는 짠돌이 JR토카이가 그보다 수요가 떨어질 게 확실한 나고야신칸센을 놓을 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