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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饅頭.

껍질(만두피) 안에 속을 채워넣고 속이 흘러나오지 않게 만두피를 붙여서 익히는 음식. 만두피로는 껍질로는 얇게 민 밀가루 반죽이 가장 널리 쓰이며 속은 다진 고기채소가 주를 이룬다. 그밖에도 해산물, 당면을 비롯한 갖가지 재료들이 쓰이기 때문에 만두의 종류도 따져 보면 셀 수도 없이 많다. 한국의 냉동식품 가운데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중국이 기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국지>에 그 유래가 나온다. 제갈량이 남만 정벌을 갔다가 강을 만났는데, 물살이 갑자기 거칠어지고 날씨도 나빠져서 강을 건널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 지역 전설에 따르면 사람의 머리를 제물로 바쳐야 신이 노여움을 거둔다고 하는데, 제갈량은 진짜 머리 대신에 다진 고기를 밀가루 반죽 안에 채워 사람 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제사를 지냈고 물살이 잔잔해져서 강을 건널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먼 옛날 유래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삼국지 시대 이전에도 만두를 만들어 먹은 흔적이 있다.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일본에서도 많이 먹고, 아시아 쪽에도 많이 퍼져 있다. 서양 쪽에도 만두 종류의 음식을 찾아볼 수 있는 데다가 아시아의 딤섬 문화가 서양에서도 인기를 얻어서 만두가 꽤 친숙하다. 영어로는 덤플링(dumpling)이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 만두, 즉 만터우(馒头)라고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만두가 아니라 소를 넣지 않고 밀가루발효시켜서 만든 중국식 찐빵을 뜻한다. 여기서 얘기하는 만두는 饺子(쟈오쯔, 교자), 包子(바오쯔, 포자), 水饺(슈이쟈오, 물만두)와 같은 식으로 종류에 따라 나눠 부른다. 일본도 마찬가지라서 교자, 포자와 같은 말을 쓴다. 중국은 그냥 만두라고 하면 보통 바오쯔라고 하고, 일본은 교자라고 하기 때문에 세 나라가 만두를 지칭하는 이름이 다 다른 셈이다.

종류

만두의 종류는 조리 방법, 만두소의 종류, 만두피의 종류, 모양에 따라서 무지막지하게 많지만 한중일에서 많이 먹는 만두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교자와 포자로 나뉜다. 교자는 밀가루를 얇게 밀어서 만두피를 만들고 만두소를 채워 빚는 것이고, 포자는 처럼 발효시킨 밀가루 반죽 안에 소를 넣고 빚는다. 교자는 만두피가 얇고 모양이 보통 길쭉한데 반해, 포자는 만두피가 두툼하고 모양이 찐빵처럼 둥그스름한 게 보통이다. 한국에서는 교자를 둥글게 말아서 양끝을 붙여서 동그랗게 만든 만두도 많고 발효시키지 않은 조금 두꺼운 만두피에 소를 푸짐하게 넣고 감싼 다음 위를 눌러 붙이는, 왕만두도 있다. 북한 쪽에서 이렇게 많이 해먹는다.

Gulim mandu.jpg

만두피를 쓰지 않는 만두도 있는데, 만두소를 동글동글하게 만든 다음, 밀가루에 굴려서[1] 묻히는 식으로 만드는 굴림만두가 있다. 유래는 확실치 않으나 평안도 쪽에서 옛날에는 귀했던 밀가루를 아끼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라는 설 정도가 있다. 사실 만두속이 고기완자와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만두소에 밀가루달걀물을 묻히는 것이라면 동그랑땡과 꽤 비슷한 음식이다. 하지만 굴림만두는 공 모양이라서 납작한 동그랑땡과는 달리 기름에 지져서 익히기는 힘들기 때문에 주로 삶거나 쪄서 익힌다.

길거리 포장마차 떡볶이집에 꼭 빠지지 않는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한데, 알고 보면 속에는 당면만 좀 들어가 있는 걸 튀긴 것으로, 이걸 떡볶이에 넣으면 국물을 쭉 빨아들여서 기름지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이 난다. 분식집 튀김의 일종으로 보면 된다. 아예 튀겨진 상태로 업체에서 공급 받기도 한데 십중팔구 기름 산패가 장난 아닐 것이므로 건강에는 영 안 좋을 게 뻔하다. 이게 좀 더 발전한 게 납작만두. 속에 당면만 약간 넣고 납작하게 눌러 빚은 다음 기름에 지져서 낸다. 분식집 당면 튀김만두보다도 속이 훨씬 더 적기 때문에 이건 속보다는 기름에 지진 만두피 맛으로 먹는 것에 가깝다. 떡볶이집의 튀긴 만두와는 달리 지져서 만들므로 만두피가 기름지면서도 부드럽다. 물론 만두만 먹으면 밋밋하므로 함께 나오는 채썬 양배추 및 매운 양념소스와 함께 먹는다. 아예 이것들을 함께 버무려서 먹는 비빔만두라는 것도 있고 쫄면이 추가로 나오는 비빔만두도 있다.

응용

만두 그 자체만 먹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요리의 재료로도 쓰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만둣국. 육수에 만두를 넣고 끓인 다음 고명을 올리는 요리다. 물론 만두의 맛이 가장 중요하지만 육수도 여러 가지라서 사골육수, 고기육수, 멸치육수를 비롯한 다양한 육수 역시 만둣국의 맛에 중요하다. 분식집에도 십중팔구 떡국만둣국, 그리고 둘을 합친 떡만둣국이 있다. 어차피 칼국수 국물에 국수 빼고 가래떡이나 만두를 넣으면 되는 거니... 칼국수에 만두를 넣기도 하는데, 줄여서 칼만두라고 부른다. 만두 전문점은 떡만둣국 없이 오로지 만둣국만 하는 곳도 많다. 반대로 설날 떡국을 끓일 때 만두를 넣는 집도 많다. 만둣국에서 좀 더 발전하면 만두전골도 있다. 고기채소를 비롯한 각종 건더기와 함께 만두를 넣어서 끓여 먹는 전골 요리다.

일종의 사리 개념으로도 만두가 종종 쓰이는데, 대표적인 게 떡라면의 라이벌인 만두라면. 각종 찌개전골 요리에도 작은 크기의 만두를 넣는 곳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각국의 만두

우리나라

우리나라는 만두 자체의 종류에 따라서 부르기보다는 조리법에 따라서 부르는 게 보통이다. 물만두, 군만두, 찐만두, 튀김만두(야끼만두)와 같은 것들이 있는데 같은 만두를 조리법만 달리하면 되긴 하지만 보통은 조리법에 맞는 스타일의 만두가 제각기 있다. 만두소에 따라서 김치만두, 고기만두, 잡채만두, 새우만두 같은 것들이 있다.

중국집 '군만두'. 사실은 튀김만두다.

오히려 만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만두는 아직까지는 별로 대접을 못 받는 편인데 이는 한국의 중국집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집에는 대부분 군만두가 있긴 하지만 다른 음식을 시키면 서비스로 갖다주는 것처럼 치부되고 있다. 또한 이름은 군만두지만 대부분은 기름에 튀긴, 튀긴만두이고 진짜 구워서 내는 데는 오히려 드물다. 고만고만한 중국집들은 업체에서 대량생산한 냉동제품을 사다가 튀기기만 한다. 정말로 구워서 조리한 군만두를 먹고 싶다면 차라리 일본식 라멘집을 가는 게 낫다. 드물게 제대로 된 만두를 빚어 파는 중국집들도 있고 튀김만두를 하더라도 직접 빚어 만든 나름 유명한 가게들이 있다. 이런 데들은 요리 좀 시킨다고 군만두는 서비스로 달라고 하면 딱 잘라서 거절하기도 하고 아예 메뉴에 '우리 만두는 직접 제대로 빚어서 만들기 때문에 서비스로 주지 않는다'고 써놓기도 한다. 해외여행 증가와 문화 교류를 통해 딤섬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친숙해지면서 아예 화교들이 차린 중국식 만두 전문점이나 딤섬을 전문으로 하는 곳도 점점 늘고 있어서 중국의 갖가지 만두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분식집도 많다. 신포우리만두, 명인만두, 북촌손만두와 같은 전국구급 체인점도 있고, 동네나 시장통에서 종종 만두집을 찾아볼 수 있다. 고기와 파, 양배추, 무말랭이와 같은 것들이 주로 들어간다. 보통 고기만두와 김치만두를 기본으로 한다.

좀 더 전통적인 스타일의 만두는 주로 북한에서 많이 빚어 먹었는데, 아이 주먹만큼 큼직한 크기에 안에는 고기와 숙주나물을 비롯한 채소, 두부를 듬뿍 채워넣어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꽤 차는 느낌이다. 찐빵과 만두를 같이 파는 가게들도 있다. 모양도 찐빵 같이 생겼고 만두피 역시 찐빵과 같은 발효시켜서 두툼하고 폭신폭신한 스타일이다. 을 채우면 찐빵이고 만두소를 채우면 만두가 되는 것. 이런 왕만두는 아이 주먹만한 큼직한 크기라서 한두 개만 먹어도 꽤 속이 든든하다. 대신 만두소는 고기, 채소, 그리고 당면을 주 재료로 하고 있어서 소박한 편이다.

중국

만두의 원조답게 갖가지 만두가 넘쳐난다. 그런데 중국에서 '만두'를 뜻하는 '만터우'라고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만두가 아니라 속이 텅 빈 이른바 공갈빵이라든가, 고추잡채에 딸려 오는 꽃빵 같은 걸 뜻한다. 우리가 아는 만두는 짜오쯔(饺子)라고 해야 한다. 한편 포자, 즉 바오쯔(包子)는 소가 들어 있는 찐빵까지 포함한 말인데, 중국에서는 만두라고 하면 보통 바오쯔를 뜻한다.

흔히 만두, 그 중에서도 작은 크기의 여러 가지 만두들을 쪄낸 것을 딤섬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딤섬'은 점심(点心)을 뜻하는 광둥어다. 광둥성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만두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는 문화가 있었고 특히 홍콩 쪽에서 영국아프터눈 티 문화와 어울리면서 만두는 물론 패스트리 같은 , 과자류까지 끼어들면서 크게 발달했다. 이 딤섬 문화가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크게 히트쳤고[2], 우리나라에도 들어와서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의 만두와는 몇 가지 점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데,

  • 포자 형태의 만두는 만두피가 우리나라보다 두툼하며 상대적으로 속재료는 적은 편이다. 반대로 딤섬류의 만두는 속이 보일 정도로 만두피를 얇게 밀어낸다.
  • 속재료가 단순한 편이고, 잘게 다지지 않고 아예 재료를 통으로 넣기도 해서 씹는 맛을 강조한다.
  • 속재료를 다져서 꼭 짜내어 물기를 최대한 없애는 우리나라 만두와는 달리 육즙이 안에 듬뿍 들어 있는 쪽을 선호한다. 입 데이기 딱 좋다. 특히 딤섬으로 먹는 만두들이 육즙을 중시한다.

일본

일본은 교자[3]가 무척 사랑 받는다. 특히 라멘집은 대부분 교자를 판다. 라멘에 교자를 곁들여서 세트로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식 교자는 군만두이며, 한쪽만 거의 탈 정도까지 굽고 위쪽은 수증기로 마치 찐만두처럼 부드럽게 조리하는 게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스타일이다. 먼저 기름에 한쪽을 굽고 물을 부은 다음 뚜껑을 닫아서 쪄내거나, 반대로 처음에 프라이팬에 물을 듬뿍 부어서 쪄낸 다음 물이 다 날아가면 구워지도록 하는 방법을 쓴다. 특히 유명한 곳은 우츠노미야시, 교토시[4], 그리고 하마마츠시로, 이들 세 도시는 1인당 교자 소비량이 톱을 다툰다. 교자 말고 많이 먹는 건 완탕면이나 물만두 정도가 있고 그밖에 다른 스타일의 만두는 중화요리점을 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서양

이탈리아 파스타 중에도 라비올리라는 만두 종류가 있다. 안을 시금치로 채워넣는데 속을 많이 불룩하게 채워넣지는 않기 때문에 작고 얇다. 그냥 보면 물만두에 속이 좀 들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다른 파스타를 조리하듯 소스와 섞어서 먹는다. 튀르키예의 만트가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진화된 것.

각주

  1. 녹말을 함께 쓰기도 하고, 달걀물을 먼저 묻힌 다음 밀가루를 묻히기도 한다.
  2. 중국요리 자체가 서양에서 인기가 있는 데다가 주로 쪄내기 때문에 기름기 많은 중국요리에 대한 부담도 적기 때문에 이 역시 인기의 요인이 되었다.
  3. 한자로 餃子로 쓰기도 하지만 주로 카타카나로 ギョーザ라고 쓴다.
  4. 일본 전국구급 체인인 교자노오쇼(餃子の王将)도 교토시에서 시작했고, 오사카오쇼(大阪王将)도 교자노오쇼에서 떨어져 나온 체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