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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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2월 26일 (일) 17:44 판 (→‎카시와 우동)

일본의 면요리

일본의 면요리의 일종. 일본 면요리라면 라멘, 소바와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라멘은 사실 중국에서 건너온 요리다. 라멘츄우카소바(중화소바)라는 이름으로 파는 가게도 많다. 반면 소바와 우동은 진짜 일본 거라고 볼 수 있다. 굳이 따지자면 어차피 국수라는 게 중국에서 시작되어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고, 유럽까지 건너가서 이탈리아 파스타 문화가 꽃피었으니 우동도 결국은 중국에서 건너온 면요리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아주 오래 전 이야기니 중국요리라 보기에는 무리다.

우동이 한국으로 건너와서 가락국수로 정착했다. 중국집 우동은 일본 우동이 아니라 나가사키 짬뽕 쪽에 가깝다.

밀가루, 소금만 가지고 반죽한 굵고 탄력있는 면발이 특징이다. 간사이시코쿠 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 중 사누키 (지금의 카가와 현) 우동이 가장 유명한데 우동에 필요한 소금, 이 모두 질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국물 문화가 발달한 한국 사람들은 국물을 중시한다. 굵은 면발을 우동 국물, 즉 가쓰오부시 국물에 말아서 먹는 것이 우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우동이라고 하면 면의 종류에 관한 문제고 국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아예 국물 없이 간장 찍어먹는 가마아게 우동이나 진한 국물을 자작하게 부어서 비비듯이 먹는 붓카케 우동, 카레 우동도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한 일본 최대의 사누키 우동 체인점인 마루가메제면도 이름과 함께 간판에 써놓은 게 가마아게 우동. 한마디로 자기들 주력 메뉴는 그거란 소리다. 우리도 나이든 분들 위주로 많이 쓰는 말이지만 가쓰오부시 국물에 말아낸 것은 카케우동.

우리나라에도 일본 '정통' 우동 전문점을 표방하는 음식점들이 수십년 전부터 있었다. 80년대 초반에는 압구정동의 이른바 오렌지족 붐을 타고 일본에서 기코망 간장이나 주요 식자재를 공수해서 만드는 일본 우동 전문점들이 강남에 몇 곳 생겼는데, 그 중 <사가에>라는 우동 전문점은 부유층들의 사치스러운 소비 문화를 상징하는 곳처럼 언론에 집중 보도되는 바람에 호된 비난을 받고 문을 닫았다. 하긴 뭐, 옛날에는 맥도날드도 돈 좀 있어야 하는 곳처럼 여겨졌으니.

한국의 일본식 우동은 사실 일본과는 맛이 확실히 달랐다. 우리나라의 우동 국물은 간장설탕을 많이 넣어서 국물 색깔이 짙고 단맛이 나는 편이다. 백종원 셰프가 만드신 건가. 반면 일본의 가쓰오부시 우동 국물은 색깔이 훨씬 옅고 단맛이 별로 없다. 대신 가쓰오부시 특유의 훈제향이 퍼져 나온다. 그래서 한국에서 우동 먹던 사람들이 일본에 가서 우동을 먹거나 진짜 일본인이 하는 제대로 된 일본 스타일 우동을 먹으면 이게 뭐냐 싶어서 뜨악해 했다.

이제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우동집도 이곳 저곳에 생겼고, 일본에서 제대로 배우고 온 사람들이 하는 우동집도 있고 해서 한국 사람들도 일본 스타일에 많이 익숙해져 있다. 우동은 당연히 가쓰오부시 국물이라고 생각했던 통념도 가마아게 우동이나 붓카케 우동 같은 다양한 스타일이 소개되면서 조금씩 약해져 가는 중. 심지어는 일본 최대의 사누키 우동 체인인 마루가메제면이 한국에 진출해 버렸다. 아직 매장 수는 그리 많지 않지만 매장에서 직접 면을 만드는 '자가제면'을 내세우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마루가메와 비슷한 짝퉁 체인도 몇 개 있지만 수는 적다.

종류

카시와 우동

かしわうどん.

'카시와'라는 것은 닭고기를 뜻하는데, 하카타 일대 북큐슈 쪽에서는 닭고기를 잘게 찢어 놓은 것을 쓰이는 말이다. 잘게 썰거나 찢어서 조린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어 주는 우동으로, 일종의 니쿠우동이라고 할 수 있다. 먹어 보면 닭고기라기보다는 꼭 참치 통조림과 식감이 비슷한데, 닭가슴살을 쓰기 때문으로 보인다.

Kashiwa udon tosu eki chyuouken.jpg

재미있는 것은 이 카시와 우동은 기차역 플랫폼에서 유명하다는 것. 키타큐슈의 고쿠라역에서부터 해서 큐슈 이곳저곳의 기차역 플랫폼에 명물들이 있다. 특히 JR로 하타카에서 쿠루메 쪽으로 갈 때 거치는 토스역(鳥栖駅) 플랫폼에 있는 추오켄(中央軒)이 특히 유명하다. 뭔가 허름하고 썰렁해 보이는 토스역은 알고 보면 이 구간의 주요 환승역으로 플랫폼에서 갈아탈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각 플랫폼마다 가게가 있다. 이곳에서 환승을 할 예정이라면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기본인 카시와 우동 말고 모든 우동에 닭고기 고명이 올라가기 때문에 싫다면 카시와는 빼달라고 따로 얘기해야 한다.

한국의 중화요리

제주시 중화요리점 <리장>의 우동

한국의 중화요리 가운데 하나. 일본의 우동보다는 오히려 나가사키 짬뽕에서 왔다고 보는 게 맞다. 나가사키 짬뽕이 한국으로 건너와 매운 것 좋아하는 한국인들 취향에 맞춰서 빨간 국물로 변신하고, 하얀 국물의 백짬뽕은 우동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여기에 물녹말을 넣어서 국물을 좀더 걸쭉하게 만들면 울면이 된다.

한때는 중국집짬뽕이 있으면 당연히 우동이 있었지만 요즘은 우동이나 울면을 메뉴에 올린 중국집이 많이 줄었다. 짬뽕이야 재료가 좀 시들시들해도 매운 맛으로 어느 정도 잡맛을 억누를 수 있지만 우동은 그게 힘드니. 나가사키 짬뽕의 인지도도 많이 올라간지라 중국집 우동은 모호한 처지가 되었다. 그래도 우동을 자랑스럽게 메뉴에 올린 중국집이 있다면 한 번쯤 먹어보자. 먹었을 때 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 집 짬뽕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