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 레이스

내위키
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9월 30일 (금) 15:34 판

Endurance race.

모터레이스 경기의 일종. 보통의 레이스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지속되는 레이스로 성능은 물론이고 차량의 내구성, 선수의 지구력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보통의 레이스 경기가 거리 또는 서킷을 몇 바퀴 돌지를 미리 정하는데 반해 내구 레이스는 3시간, 6시간, 12시간, 24시간과 같은 식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경우가 많다. 즉 그 시간이 경과한 후 가장 많은 거리를 주행한 순서대로 순위를 매긴다. 하지만 거리를 정해 놓는 내구 레이스도 많다. 호주 V8슈퍼카의 최대 이벤트인 배서스트 1000이 그와 같은 예.

랠리에도 레이스처럼 초장거리를 뛰는 경기 종류가 있다. 이들을 크로스컨트리 랠리, 더 긴 거리를 달리는 랠리 경기는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랠리라고 부른다. 이 방면으로 가장 유명한 경기는 뭐니뭐니해도 다카르랠리. 다만 랠리타임 트라이얼 방식으로, 레이스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내구 레이스라고 할 수도 없다.

사실 모터스포츠 초창기의 경기 중에는 내구 레이스의 성격을 가진 경기가 적지 않았다. 이 당시에는 며칠, 많게는 몇 주에 걸쳐 유럽 여러 나라의 도시를 연결하는 코스에서 레이스가 열리곤 했다. 당시에는 전용 경기장이라는 개념도 없이 그냥 일반도로를 이용해서 어느 도시에서 어느 도시까지 가는 식으로 치르는 경기였으니... 그때야 도로에 차도 별로 없었을 때였으니 차량 통제고 뭐고 없이 그냥 했다.

어디까지가 내구 레이스인가?

과연 몇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기를 내구 레이스로 볼 것인가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일본슈퍼타이큐챔피언십이나 아시안 르망처럼 3시간 이상 지속되면 내구 레이스로 보는 관점도 있는가 하면 적어도 6시간은 되어야 내구 레이스로 보는 관점도 있다. WEC에 들어 있는 경기는 모두 6시간 이상이다. 반면 1~2시간 정도 레이스를 하면서 급유나 드라이버 교체를 의무로 하니까 내구 레이스라고 주장하는 경기들도 있다. 국제자동차연맹은 4시간을 기준으로 레이스 완주 요건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즉, 레이스의 최대 시간이 4시간 이하라면 90% 이상 완주, 4시간 이상이라면 75% 이상 완주를 레이스 완주, 즉 순위에 포함되는 기준으로 한다.

드라이버

경기 내내 한 드라이버가 계속 차량을 모는 것은 피로 때문에 위험하다. 보통 차량 한 대에 택시 교대 하듯이 2~3명의 선수가 교대로 주행한다. 보통 내구 레이스 규정에는 다음과 같은 규제가 있다. 규제를 어기면 당연히 규정 위반으로 벌칙을 받는다.

  • 한 드라이버가 연속으로 주행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이 정해져 있다.
  • 드라이버가 주행을 한 후 최소 휴식 시간도 규정된다. 직전 연속 주행한 시간에 비례하는 것이 보통이다.
  • 전체 경기에 걸쳐 한 드라이버가 차지하는 최대 총 주행 시간도 정해져 있다.

따라서 내구 레이스 도중에는 여러 차례 차량이 피트스톱을 하면서 드라이버도 바꾸고, 타이어도 바꾸고 연료도 채우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종종 고장이 나서 몇 랩씩 수리를 하는 모습도 보이는데, 보통 레이스라면 경기 망친 거지만 길고 긴 내구 레이스에서는 그러고도 입상권에 들어가는 일도 허다하다.

차량

일반 투어링 카가 쓰이지만 주로 그랜드 투어링 카가 쓰이며, FIA GT3 카테고리가 메인인 경기가 많다. 르망 24시와 같은 몇몇 경기는 이른바 르망 프로토타입(Le Mans Prototype)이라는, 이쪽 경기를 위해 특수 제작한 차량도 사용한다. 전통적으로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했지만 2000년대 들어 디젤 엔진을 사용한 차량들도 나타나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유럽의 디젤 차량 퇴출 움직임에 따라 디젤 차량은 쇠퇴하는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유럽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자체가 퇴출되는 분위기라, 이에 맞춰서 전기차, 수소차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크다. 다만 르망 24시와 같이 초장거리를 주행해야 하는 차량은 전기차의 충전 시간 문제가 걸리고, 수소차의 경우에는 수소를 넣기 위해 필요한 장비가 가솔린이나 디젤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크고 비싼 문제가 있어서 상당 기간은 하이브리드로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명한 경기들

내구 레이스의 정점을 찍는 경기는 해마다 6월에 프랑스 르망에서 개최되는 르망 24시. 말 그대로 24시간 동안 레이스가 계속된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그밖에도 뉘르부르크 24시, 스파-프랑코샹 24시, 24H 아부다비와 같은 24시간 경기들이 있다.

모터스포츠 강국 중 하나인 호주는 뭐니뭐니해도 2월에 열리는 배서스트 12시간 경기가 가장 손꼽힌다. 호주 최고의 인기 이벤트인 배서스트 1000과 함께 배서스트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로, 호주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도 찾아온다.

FIA에서 2012년부터 르망 프로토타입 차량이 출전할 수 있는 유명 내구 레이스 몇 경기를 묶어서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orld Endurance Championship, WEC)을 만들었다.

이웃 일본에는 슈퍼타이큐가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힘이 많이 빠진 상태. 대신 WEC 라운드로 포함된 6시간 후지 레이스도 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챔피언십 슈퍼GT도 차량 한 대에 최소 두 명의 드라이버를 필요로 하고 중간 급유가 있다는 점에서 내구 레이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2018년부터는 스즈카 10시간 내구 레이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가끔 이벤트 경기로 열리지만 정기적으로 열리는 경기는 없는 실정이다. 떡밥은 자주 도는 편인데... 국내 경기가 내구 레이스처럼 열린 적은 몇 번 있지만 대부분은 90분에서 2시간 정도라서 국제적인 기준에서 내구 레이스라고 보기에는 좀... 2013년에는 일본의 슈퍼타이큐챔피언십 제1전 경기가, 2014년에는 아시안 르망 챔피언십 제1전 경기가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렸다. 2017년에는 1,230 km를 주행하는 국제경기인 레이스123가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다는 발표가 있었다. 예정대로 개최된다면 수입 경기가 아니라 한국에서 조직되는 최초의 국제 내구 레이스가 될 수 있었지만... 결국 참가팀 부족으로 개최 연기가 발표되었으며, 이후 더 이상은 소식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로 가끔 내구 레이스가 열리긴 하지만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면 좀 짧다... 다만 국내에서 해외의 내구 레이스에 참가하는 경우는 가끔 있으며,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국내에서 제대로 된 내구 레이스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 안 될거야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