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내위키

모터스포츠 경기의 일종. 같이 출발해서 결승점에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순위가 결정되는 레이스와는 달리 한 대씩 시간 간격을 두고 출발하는 타임 트라이얼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여러 구간을 스페셜 스테이지(special stage, SS)로 정하고 각 SS의 주파 기록을 합쳐서 순위를 매긴다. 서킷과 같은 전용 경기장이 아닌, 일반도로, 산악도로, 임도와 같이 이미 나 있는 도로를 활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부분의 모터스포츠 경기가 선수 혼자 차량에 타고 주행하는 것과는 달리 차량에 두 명이 타는 게 원칙이다. 한 명은 실제 운전을 하는 드라이버, 또 한 명은 운전학원 선생님 코드라이버 또는 내비게이터라고 부른다. 랠리 중계 때 차 안 모습을 비춰주는 카메라를 보면 한 명은 죽어라고 운전을 하고 한 명은 계속 뭐라고 쉴새 없이 떠드는데 "깜빡이 안 켜? 브레이크 살살 밟아야지!" 이 사람이 코드라이버. 일반 도로를 사용하는 랠리는 시야가 트여 있지 있은 곳이 많으면 각종 갈림길이나 방향이 헷갈리는 곳도 많기 때문에 코드라이버가 끊임없이 드라이버에게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 컴퓨터가 아닌 인간 내비게이션 구실을 하는 셈. 드라이버는 거의 코드라이버가 하라는 대로 딱딱 맞춰서 주행하기 때문에 코드라이버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로드북을 보고 코스를 정확히 파악하고, 드라이버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드라이버는 코드라이버의 아바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랠리 경기를 꼽으라면 역시 2주 동안 살벌하게 벌어지는 다카르 랠리[1]. 챔피언십으로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이 가장 유명하고.

모터스포츠가 위험성이 큰 스포츠지만 랠리는 서킷 레이스보다도 위험성이 더 크다. 속도로 말하자면 시속 300 km를 넘어가기도 하는 서킷 레이스가 워험하겠지만 온갖 안전 시설들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상쇄되는 반면, 랠리는 이러한 안전 시설이 별로 없으며 오프로드는 옆이 천길 낭떠러지거나 코스를 벗어나면 바로 나무와 박아버리거나 하는 위험한 지점들이 많다. 랠리도 롤케이지나 각종 보강을 통해서 최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게다가 관객의 안전도 서킷 레이스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기 때문에 경기 차량이 관객을 덮치는 참사도 벌어진다.

한국의 모터스포츠에서도 유일하게 경기 중 사고로 선수가 사망한 케이스가 랠리에 있었다. 2000년 제주랠리 때 사고로 숨진 고 이기철 씨. 이 사고 이후로 지금까지도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랠리 경기는 거의 열리지 못하고 있다.

1 코스[편집]

랠리라면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 곧 오프로드를 당연히 떠올리겠지만 포장도로(온로드)만 달리는 랠리도 있으며 이를 타막 랠리(tarmac rally)라고 부른다.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섞어놓은 랠리도 당연히 있고. 호주의 타가 오스트레일리아(Targa Australia)처럼 아예 타막 랠리로만 구성된 챔피언십까지 있다. 이 챔피언십에 속해 있는 타가 타즈매니아는 국제적으로 무척 유명한 타막 랠리 경기다.

1.1 스페셜 스테이지[편집]

경기의 결과를 결정하는 기록을 측정하는 구간을 스페셜 스테이지(special stage, SS)라고 하며, SS의 시간 기록을 모두 합쳐서 종합 순위를 매긴다. 시작 지점과 끝나는 지점이 달라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WRC 같은 챔피언십에서 경기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특정 SS의 결과만 따로 순위를 매겨서 별도로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이런 SS를 이를 파워 스테이지라고 한다.

1.2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편집]

랠리의 스페셜 스테이지 가운데는 전용 코스를 조성하기도 하는데, 작은 구역에 서킷처럼 코스를 만들어서 관객들이 보기 쉽게 하거나 두 대가 같이 출발해서 경쟁하기도 한다. 다만 경기 결과는 똑같이 타임 트라이얼 방식이고 여기서 상대방을 이겼는지 여부는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보통의 SS와는 다르게 조성되는 이러한 구간을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super special stage, SSS)라고 부른다. 단, 레이스와는 달리 동시 출발 하더라도 차량이 달리는 코스는 분리되어 있으며 순위도 타임 트라이얼 방식이다.

1.3 로드 섹션[편집]

SS를 마치고 다음 SS로 가거나 서비스 파크와 SS를 오가는 구간을 로드 섹션(road section) 또는 연락 구간(liaison section)이라고 한다. 이 구간에서는 교통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만약 위반했다가 경찰한테 걸리면 딱지 뗀다. 너무 빨리 다음 SS에 도착하면 오히려 벌칙을 받는다. 보통은 좀 일찍 와서 근처에서 놀면서 기다리다가 다음 SS로 들어간다.

1.4 서비스 파크[편집]

차량이 정비를 할 수 있는 공간. 서킷 레이스의 피트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차량은 서비스 파크에 들어오면 지정된 시간 동안 각종 정비 및 수리 작업을 할 수 있으나, 반드시 제한 시간 안에 떠나야 한다. 급유는 정비 구역에서 할 수 없다. 서비스 파크를 벗어나기 직전에 지정된 급유 구역에서만 급유할 수 있다. 아무 때나 서비스 파크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미리 일정표에 서비스 파크에 갈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보통 2~3개의 SS를 마치고 나서 갈 수 있다. 사고를 쳐서 거의 걸레가 된 차가 서비스 파크에 들어와서 살벌한 수리 과정을 거쳐서 그럭저럭 굴러갈 수 있는 상태로 다시 경기에 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1.5 파크 퍼미[편집]

랠리에도 파크 퍼미가 있다. 보통 레그가 끝나고 다음 레그가 시작될 때까지 차량을 보관해 둔다. 레그의 마지막 스페셜 스테이지를 마치면 일단 서비스 파크로 와서 마지막으로 차량을 정비한 후, 파크 퍼미에 차량을 댄다. 차량을 세워 놓고 나면 선수들은 바로 밖으로 나가야 하며 다음 레그 시작 때 지정된 시간에 와서 차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

2 경기의 진행[편집]

경기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주 동안에 걸쳐서 진행된다. 하루 동안의 일정을 묶어서 레그(leg)라고 부른다. 한 번의 레그가 끝나면 다음 레그 때까지 차량은 파크 퍼미에 보관되며 다음 레그 때 지정된 출발 시각 전까지는 손댈 수 없다.

2.1 로드북[편집]

참가자들에게 로드북(road book)이 제공된다. 랠리는 보통 일반 도로에서 진행되며, 여기에는 중간 중간에 갈림길도 많고, 블라인드 코너도 많다. 따라서 각 스페셜 스테이지 구간마다 어느 지점에서 갈림길이나 주의해야 할 표지판, 지형 지물과 같은 것들이 있는지 표시되어 있으며, 갈림길의 경우에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도 표시되어 있다.

2.2 래키[편집]

리코니선스(reconnaissance)의 줄임말로 영어로는 recce. 이 단어는 정찰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경기의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 코스를 주행한다. 드라이버는 코스를 숙지하고 코드라이버는 코스의 상태와 특징을 비롯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꼼꼼하게 기록한다. 특히 랠리는 서킷 레이스와는 달리 일반 도로를 이용하므로 중간에 갈림길이나 표지판을 비롯해서 사람 헷갈리는 것들이 많다. 로드북에 안내도가 나와 있기는 하지만 실제 모습을 파악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보통은 제로카가 선도하면서 대열을 이루어 주행하며 경기 때보다 느리게 주행한다.

2.3 스페셜 스테이지[편집]

랠리의 코스는 대부분 평소에 일반 도로로 사용되는 곳이므로 경기 기간 중이라고 해서 24시간 막아놓을 수는 없다. 보통 시간대를 지정해서 코스를 폐쇄하는데, 스페셜 스테이지가 시작되기 전, 적어도 세 대의 오피셜 차량이 간격을 두고 먼저 코스를 지나가면서 코스 폐쇄를 알린다. 가장 먼저 000 (트리플 제로) 카, 그 다음은 00 (더블 제로) 카, 마지막으로 0 (제로) 카가 코스를 지나가면서 코스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곧 경기가 시작된다는 경고 신호를 보낸다. 제로 카가 코스를 지나간 후 일정 시간 후부터 차량이 한 대씩 출발한다. WRC는 3분 간격, 국제 또는 국내 챔피언십 수준의 경기는 2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것이 보통이다.

마지막 차량이 지나가고 나면 오피셜 카인 스위퍼가 코스를 지나가면서 SS가 끝났음을 알린다.

2.4 리그룹[편집]

몇 개의 SS를 거치고 나면 기량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차량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게 된다. 이게 점점 누적되면 이후 SS 진행이 너무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레그 당 한두 번 정도, 차량에게 서비스 파크 시간을 좀 넉넉하게 주고 나서 차량들을 모아서 다시 일정 간격으로 서비스 파크에서 떠나도록 하는데 이를 리그룹(regroup)이라고 한다.

3 관람[편집]

서킷 레이스는 관람 구역과 트랙 사이가 엄격하게 구분되고 각종 방호 시설로 관객 안전을 최대한 도모하지만 랠리는 그런 안전 장치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중계화면을 보면 랠리 카가 달리는 길 바로 옆에서 딱히 방호 시설조차 없이 관람을 하거나 응원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명 랠리 경기는 관객들에게 티켓을 팔지만 관람하기 좋은 구역의 출입 권한 정도를 주는 것이고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 정도를 빼고는 방호 시설은 거의 안 되어 있다. 관객들이 많이 모일 만한 곳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하기도 하지만 그 긴 랠리 코스 전체에 안전 구조물이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가끔 랠리 카가 관객들을 치어서 부상 또는 심지어 사망 사고가 벌어지기도 한다. 2017년 월드랠리챔피언십 개막전인 몬테카를로 랠리에서도 현대자동차 팀의 헤이든 패든이 관객들을 덮쳐서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4 각주[편집]

  1. 이와 같이 아주 긴 거리를 달리는 랠리를 크로스컨트리 랠리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