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스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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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8월 4일 (금) 10:22 판

ヱビスビール(YEBISU Beer).

일본 삿포로맥주에서 만드는 프리미엄 맥주. エビス가 아니라 ヱビス라고 써야 정석이다. ヱ(히라가나로는 ゑ)는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옛글자로 원래는 we(웨)에 해당하는 음가를 가지고 있다. 브랜드를 영어로 쓸 때에도 Ebisu[1]가 아니라 Yebisu라고 조금 다르게 쓴다. 이름의 유래는 말할 것도 없이 일본의 칠복신 중 상업의 신인 에비스. 그래서 라벨에도 낚싯대와 도미를 들고 있는 에비스가 그려져 있다.

원래는 삿포로맥주에서 만든 게 아니다. 도쿄의 일본맥주회사에서 만들던 것이다. 이후에 삿포로맥주와 오사카맥주, 그리고 일본맥주가 합병되어 대일본맥주주식회사가 되었다가 2차대전 후 대일본이 박살나면서 아사히맥주와 일본맥주로 쪼개지고, 일본맥주가 삿포로맥주로 이름을 바꾸는 곡절을 거치면서 삿포로맥주의 브랜드로 이어지고 있다.

잡곡 맥주삿포로맥주와 차별화를 위해 100% 올 몰트 비어를 표방하고 일본의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오랫동안 독식하다시피 해 온 맥주. 물론 프리미엄 시장은 일반 맥주 시장이나 발포주 시장보다는 작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프리미엄 시장은 매출도 매출이지만 자존심 문제도 있으니...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가 치고 들어오기 전에는 정말 난공불락으로, 아시히기린도 이 시장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만 맛보았다. 명절에 에비스 선물세트를 주고받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 눈에는 뭔 명절에 위스키와인도 아니고 맥주 세트를 선물로 주고받아? 싶겠지만 우리가 스팸 세트 주고 받는 게 아마 일본 사람들 눈에는 희한해 보일 거다. 나름대로 그 나라의 선물 문화라고 생각하자.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프리미엄(premium)'을 라벨이나 잔에 강조한다.

코하쿠 에비스 생맥주.

비록 프리미엄 시장을 장기집권하고 있지만 수익성으로 본다면 프리미엄 맥주 시장 자체가 작은 게 문제. 일반 맥주에다가 잡곡 넣은 후진 술 시장은 아사히 슈퍼드라이가 석권하고 있고, 이제는 그 시장보다 더 후진 술 발포주제3맥주 시장이 더 커지는 판이라, 프리미엄 시장을 에비스가 잡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편이다. 편의점에 가보면 에비스 한 캔 살 돈이면 같은 용량의 발포주 두 캔을 사고도 돈이 남는다. 프리미엄 맥주는 매일 마신다기보다는 좀 특별한 날에 마신다는 이미지가 강하며, 선물용으로도 주고받는다. 그나마 이 시장까지도 산토리가 치고 들어오는 판이라, 아직은 건재하지만 에비스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같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는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2] 안 들어오는 건 아닌 듯한데, 이따금 찔끔 들어오는 데다가 비싸게 들어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듯. 하위 라인인 산토리 더 몰츠를 한국시장에 들여놓고 있지 않은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와는 달리 삿포로맥주는 진즉에 한국에 들어와 있으므로 서로 부딪치는 게 문제일 수도 있다. 사실 다른 일본 맥주도 한국에는 대체로 브랜드 당 한두 가지 들어오는 게 다라서 일본에 와서 편의점에 펼쳐져 있는 맥주 퍼레이드[3]를 보다보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강남이나 여의도의 고급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에비스 생맥주가 팔리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요건이 까다롭다고 한다. 삿포로맥주의 한국 수입사이며 매일유업 자회사인 엠즈베버리지 측 직원이 가게 실사를 나와서 꽤나 많이 따진다고.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가 마일드한 필스너로서 과일스럽고 밝고 상쾌한 맛이라면 에비스맥주는 좀더 묵직한 톤이 특징이다.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가 화사한 색감이라면 에비스는 무채색이라는 느낌.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체코 사츠 지역 호프를 쓰는 반면, 에비스맥주는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호프를 쓴다.

다음과 같은 라인업이 나와 있다.

  • 에비스 올몰트비어 : 이 라인업의 가장 기본 맥주
  • 에비스 프리미엄 블랙 : 말처럼 흑맥주.
  • 코하쿠(こはく,琥珀) 에비스 : 호박[4]색 에비스라는 뜻. 크리스탈 몰트를 사용해서 말그대로 호박색의 좀더 짙은 색깔을 지닌 맥주. 그냥 에비스보다 좀 더 무겁다.
  • 에비스 스타우트 크림톱 : 흑맥주지만 프리미엄 블랙과는 달리 스타우트 계열로 좀 더 강한 맛을 낸다. 그리고 크림톱(cream top)이라는 말처럼 크림처럼 고운 거품을 내는 게 특징. 병맥주캔맥주는 없고 생맥주로만 판다. 아무래도 크림 거품 때문인 듯.
  • 실크 에비스 : 밀맥아를 일부 사용해서 '실크'처럼 부드러움을 더한 맥주.
  • 에비스 마이스터 : 에비스 중에서도 프리미엄 급으로 나온 것으로 가장 비싸다. 제조사 측에 따르면 독일에서 진공 포장 상태로 공수해 온 로열 리프 호프를 일부 사용했다고. 캔에 미세한 요철을 준 패키지도 특징이다. 맥주가 아니라 캔 때문에 비싼 거야?

일본 맥주 답게 종종 한정판도 나온다.

파일:Yebisu beer draught menu.jpg

위 사진은 삿포로맥주에서 직접 운영하는 에비스 생맥주 전문점인 <에비스바(Yebisu Bar)>의 생맥주 메뉴. 생맥주로도 다양하게 나온다. 특히 스타우트 크림탑은 병이나 캔으로는 안 나오고 생맥주로만 마실 수 있다. 올몰트비어와 프리미엄 블랙을 5:5로 섞은 프리미엄 믹스라는 것도 있다. 흑맥주가 너무 무거워서 부담스러우면 이걸 선택하는 것도 방법. 맥맥 폭탄주인가. 하긴 옛날에 우리나라도 흑생맥주가 유행한 적이 있었지.

파일:Yebisu bar kansai airport.jpg
간사이공항에 있는 에비스바.

에비스 생맥주를 파는 곳은 일본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프리미엄 시장의 경쟁 맥주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보다도 생맥주 파는 곳이 적다. 삿포로맥주가 운영하는 체인점인 긴자라이온이나 에비스바에서 취급하고 있으므로 근처에 지점이 있는지 검색해서 찾아보자. 특히 에비스바에서는 생맥주로 나오는 에비스는 다 갖춰 놓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맛 보기에 좋다. 일본의 에비스맥주 홈페이지에서도 에비스 생맥주 파는 가게를 안내하고 있다.

에비스가 가진 인지도나 고급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원래 에비스를 만들었던 일본맥주회사 본사 및 공장이 있던 곳은 아예 지명을 에비스로 바꾸기까지 했다. 토요타 본사가 있는 도시가 아예 이름을 토요타시로 바꾼 거나 마찬가지. 그런데 회사 이름은 삿포로인데 본사는 왜 도쿄에 있는 거냐. 이 지명이 또 유래가 돼서 AV배우그라바이 아이돌로 구성된 그룹인 에비스 마스캇토의 이름에도 들어갔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와는 멀어지고 있다.

옛 에비스 공장 부지는 지금은 '에비스비어가든'이라는 복합상업시설로 개발되었다. 백화점, 영화관,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으며 에비스맥주박물관도 자리 잡고 있다. 간단한 가이드 안내 투어를 할 수 있고 투어 마지막에는 무료 시음도 할 수 있다. 현장에서도 신청 가능하다. 이곳에서 에비스 생맥주를 유료로 사서 마실 수도 있는데 자동판매기에서 현금을 가상화폐 에비스코인으로 바꾸어서 코인으로 내야 하고, 맥주안주의 가격도 모두 에비스코인 단위다. 2017년 현재 에비스코인 하나에 400엔이다. 좀 더 제대로 맥주와 음식을 갖춘 비어스테이션도 있다.

각주

  1. 일본 청바지 브랜드 에비스나 도쿄에 있는 지역 이름은 그냥 Ebisu라고 쓴다. 발음은 다 같다.
  2. 그런데 예쁘게 만든 한국어 웹사이트는 제공한다. 번역기로 자동 번역한 그런 거 말고 제대로 만들었다. 단 딱 한 페이지만 있고 제품별 소개 같은 것은 없이 그냥 에비스 브랜드 소개만 되어 있다.
  3. 다만 그 중 상당수는 발포주제3맥주다.
  4. 채소 호박이 아니라 보석 호박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