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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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월 25일 (토) 11:35 판

넓게 보면 에 다른 재료와 소스를 넣고 비벼서 먹는 음식.

하지만 좀 더 좁은 의미로 보면 위에 여러 가지 나물채소, 고기와 같은 재료들을 올린 후 주로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소스와 약간의 참기름을 넣고 비벼서 먹는 음식이다. 매운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고추장 대신 간장을 넣어서 먹기도 한다.[1] 고추 자체가 임진왜란 이후에야 들어온 것이고, 그 전부터 비빔밥은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간장 쪽이 더 오래됐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덮밥과 비슷한 음식으로 볼 수 있지만 덮밥은 꼭 비벼서 먹는 것을 전제로 하지는 않는 반면, 비빔밥은 비벼 먹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덮밥 중에서도 카레라이스 같은 것도 비벼 먹지만 일본에서는 그때 그때 먹을만큼만 비벼 먹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비빔밥은 전체를 한꺼번에 잘 비벼서 먹는 게 보통이다. 비빔밥 문화가 주종이다 보니 한국에서는 덮밥도 비빔밥처럼 한번에 비벼 먹는 사람들이 많다.

역사는 꽤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문헌에 처음 언급된 것은 조선조 때로, 조선조 마지막 임금인 순조 때 편찬된 동국세시기(1849년)의 동지달편에 나오는 "骨董之飯"(골동지반)이 그것. 한편 조선 말기의 요리책인 시의전서에서는 "汨董汨飯"(골동골반)이라는 말이 나온다. '골'을 동국세시기와는 다른 한자를 쓰는데 여기서 '골'(汨)은 '골몰하다, 어지럽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동(董)은 '감독하다, 움직이다'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비빔밥에 넣을 수 있는 재료에는 딱히 제한은 없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나물 및 채소, 여기에 볶은 고기가 들어가는 정도가 흔한 재료. 그 위에 달걀 프라이를 얹는 곳도 많고 좀 더 전통스러운 곳은 날달걀 노른자를 올리기도 한다.[2] 콩나물은 꼭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비빔밥과 관련된 가장 잘 알려진 풍습은 정월대보름.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 것이 유명하다.

기내식으로도 인기가 좋다. 국내 항공사들이 주로 제공하지만 일부 외항사도 한국 출발 항공편에서 제공한다. 물론 한국인 승객의 입맛에 맞기도 하지만 기내식 중에 그래도 가장 바깥에서 먹는 음식과 차이가 적은 것도 이유다. 기내식은 미리 조리한 것을 냉동 또는 냉장했다가 기내에서 전기 오븐에 데우는 식으로 제공하는지라 맛이 별로인데, 비빔밥이야 밥은 햇반 데워서 주면 되고 재료도 딱히 다시 데울 필요가 없다. 소스 역시 튜브 고추장참기름 혹은 볶음고추장 주면 끝. 이코노미 클래스는 믈론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도 비빔밥 인기가 좋아서 특히 이코노미는 후반부에서 서빙 받는 좌석은 다 떨어져서 못 먹는 일도 비일비재하다.[3]

가장 유명한 비빔밥을 꼽으라면 역시 전주비빔밥.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손꼽히고, 가격도 비싸서 1만 원은 우습게 넘어가고 12,000~15,000원 정도 가격 대를 형성하다 보니 바가지 논란이 종종 일고 있다. 다만 이런 파인 다이닝급의 비빔밥은 재료와 조리가 고급화로 치달으면서 값비싼 재료들이 들어가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전주 사람들은 이런 비싼 비빔밥은 그닥 즐겨먹지 않는 편. 유명한 전주비빔밥 음식점들도 대체로 외지인과 관광객 위주로 장사를 하는 편이다. 오히려 저렴하면서 해장국으로도 좋은 콩나물국밥 쪽이 전주 사람들에게는 더 많이 사랑받는다. 청국장 비빔밥처럼 소박하게 비벼먹을 수 있는 비빔밥도 있고, 아무튼 값비싼 비빔밥 말고도 선택의 폭은 여러 가지가 있다. 다만 고급화된 비빔밥 역시 고급화된 만큼 풍성하고 좋은 재료로 맛을 낸 음식인 만큼, 맛있게 먹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의외로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비빔밥 전문점은 전주가 아닌 울산에 있는 함양집으로, 1924년에 개업해서 4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

진주비빔밥 역시도 옛날에는 전주비빔밥보다도 더 명성이 높았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는 향토음식이고 북한 쪽으로는 특이하게 밥을 볶아서 사용하는 해주비빔밥이란 것도 있다.

파생 혹은 응용

흔히 볼 수 있는 파생형으로는 돌솥비빔밥이 있다. 뜨겁게 달군 돌솥에 밥과 다른 재료들을 올려서 내는 것. 비빔밥은 밥의 온도가 거의 다라서 따뜻하거나 미지근하게 먹는 정도라면 돌솥비빔밥은 비벼도 무척 뜨겁다. 비빌 때 뜨거운 돌솥 때문에 치익 칙 하는 소리가 또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비빔밥과 돌솥비빔밥을 같이 파는 업소도 있고, 돌솥비빔밥만 파는 업소도 있다. 다만 뜨거운 돌솥 때문에 밥이나 재료가 타거나 눌기 쉽다. 재료나 소스는 대체로 비슷한 편이나 돌솥비빔밥은 달걀 프라이 대신 날달걀을 넣어서 비비면서 익히기도 하고, 그냥 비빔밥과는 달리 돌솥비빔밥은 온도가 뜨거우므로 참기름 대신 고소한 맛이 있는 버터싸구려 마가린을 넣기도 한다. 횟집에 가면 파는 알밥도 돌솥비빔밥의 일종으로, 돌솥에 밥, 날치알, 단무지 다진 것, 다진 파, 다진 양파와 같은 재료들을 넣어서 내 오면 뜨거운 상태에서 비벼 먹는다.

Yukhoe bibimbab.jpg

고깃집, 특히 육회를 파는 곳이나 비빔밥 전문점 메뉴에는 육회를 올린 육회비빔밥도 종종 볼 수 있다. 횟집 쪽으로 가면 생선회를 넣어서 비벼먹는 것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이건 생선회비빔밥이나 회비빔밥이라고 하지 않고 회덮밥이라고 부른다. 사실상 비빔밥인데도 말이다. 고기를 다 먹고 나서 남은 고기를 잘게 썰고 콩나물, 김치, 파와 같은 채소와 고추장 양념을 사용해서 불판에 볶아주는 볶음밥을 파는 곳이 많은데, 볶음밥보다는 돌솥비빔밥 쪽에 가까운 맛을 낸다.

청국장 전문점에서도 종종 먹을 수 있다. 비빔밥 하기 좋은 나물이나 생채를 비롯한 각종 반찬과 양푼을 내 주는데, 밥과 반찬을 넣고 고추장 대신 청국장을 떠서 넣어 비비는 청국장 비빔밥도 인기가 많다. 낙지볶음 전문점에서도 비빔밥으로 먹으라고 양푼을 주는 곳이 꽤 많은 편인데, 단 비빌 반찬은 별로 없고 보통은 간만 약간 한 싱거운 콩나물을 듬뿍 준다. 콩나물낙지볶음을 밥과 비벼 먹으면 매운맛을 좀 덜 수 있어서 매운맛에 약한 사람들은 콩나물을 듬뿍듬뿍 넣는다.

삼각김밥 중에도 비빔밥이 인기가 좋은데, 편의점에서 전주비빔밥 삼각김밥은 인기가 항상 상위권이다. 적당히 매운맛으로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고 가격도 싼 편이기 때문. 타이틀은 '전주비빔밥'이지만 물론 그냥 말만 그런 것이고 진짜 전주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밖에

산케이신문 한국 지국장을 오랫동안 지낸 일본의 극우 논객인 쿠로다 카츠히로가 비빔밥을 깐 적이 있다. 비빔밥을 '양두구육'이라고 하면서 여러 재료들을 예쁘게 잘 장식해 놓고 마지막에는 고추장 넣어서 마구 뒤섞어서 비주얼을 망가뜨린다고 비난했는데,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양두구육은 가벼운 농담이네 뭐네 하면서 얼버무린 적이 있다. 일본덮밥은 한국의 비빔밥이나 덮밥과는 달리 대체로 비벼 먹지 않기 때문에[4] 속으로야 '뭐 저렇게 먹나' 하고 생각이야 할 수 있겠지만 엄연히 문화 차이이고 정답이 없는 것을 자기 관점만 가지고 비난한 것은 당연히 욕먹어도 쌀 일.

각주

  1. 특히 매운 것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이 선호한다.
  2. 날달걀을 통째로 넣으면 밥의 온도로는 흰자까지 익힐 수 없어서 밥이 너무 질척해진다.
  3. 물론 굶는 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다른 음식을 선택해야 한다.
  4. 가끔은 비벼먹는 게 정석인 덮밥도 없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