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국

내위키
해장국으로 인기 많은 콩나물국밥.

해장을 위해서 먹는 국.

'해장'은 원래는 해정(解酲)이었는데 발음이 변해서 해장이 되었다. 즉 해장국도 원래는 해정국이었는데 발음이 변한 것.

따끈한 국과 밥을 함께 먹음으로써 쓰린 속을 달래는 한편으로, 과음 때문에 많이 빠진 수분이나 기타 영양소를 보충하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해장국을 먹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일단 대부분의 국이 그렇듯이 해장국이 소금 함량이 높고, 맵고 짠 자극적인 국은 오히려 과음으로 약해진 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 게다가 팔팔 끓여서 나오는 국을 억지로 뜨겁게 먹는 것 역시 약해진 위에는 별로 좋을 게 없다. 조금 식혀서 적당한 온도로 먹는 게 좋다. 의학적으로 볼 때는 '나쁜 방법'에 속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국을 먹으면 쓰린 속이 뭔가 진정되는 듯한 심리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해장국을 찾는다. 또한 음식을 든든하게 먹는 것 자체는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알코올을 분해할 때에는 간에서 포도당을 소비해야 하며, 그밖에도 비타민 A, B1, B6, C, 그리고 아연, 엽산과 같은 미네랄도 소모되므로,[1] 음식을 통해 영양소를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 맵고 짜고 뜨거운 국물 요리가 위에는 좋지 않지만 쓰린 속에 입맛도 없을 때에는 한국인의 식성에 그나마 국밥 종류가 술술 잘 넘어가는 것도 현실이긴 하다. 콩나물국밥이나 북엇국, 황태국, 재첩국 같이 덜 자극적인 게 해장에는 비교적 좋다.

다음은 해장국으로 많이 찾는 음식들.

  • 곰칫국: 동해안, 특히 속초 일대에서 많이 먹는 해장국으로 물고기의 일종인 물곰과 신김치로 끓여낸다.
  • 북엇국, 황태국
  • 뼈다귀해장국: 감자탕의 해장국 버전이라 할 수 있다.
  • 선짓국
  • 순댓국: 부산 지역에서는 돼지국밥이 이 역할을 한다.
  • 콩나물국, 콩나물국밥: 가정에서도 쉽게 끓일 수 있고 콩나물에 풍부한 알긴산 덕에 효과도 어느 정도 입증되어 있어서 가장 인기가 많다. 2017년에 잡코리아가 직장인을 상대로 해장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선호하는 해장음식으로 콩나물국이 1위에 올랐다.
  • 올갱이해장국: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북 방언이다. 충주를 비롯한 충북 동쪽에서는 '올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충청북도 일대를 중심으로 많이 먹는 해장국으로 된장과 올갱이, 아욱을 주 재료로 넣는다. 이제는 충청북도 밖으로도 꽤 알려져 있다.
  • 재첩국: 섬진강 유역에서 주로 먹는다. 과거에는 부산에도 아침마다 재첩국 팔러 다니는 행상이 있었지만 낙동강 수질 악화로 재첩 살기가 힘들어지다 보니 재첩국 장사도 보기가 힘들어졌다. 같은 조개류인 대합탕 역시 서해 쪽에서는 해장용으로 인기가 있다.

다음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해장국'의 개념과는 좀 다르지만, 국물이 있고, 사람들이 해장용으로 많이 찾기 때문에 해장국 구실을 하는 음식들이다.

  • 물냉면
  • 물회: 속초나 강릉 쪽에 가 보면 아침에 해장을 위해 먹으며, 아침부터 문 여는 물회 식당들도 볼 수 있다.
  • : 우리가 흔히 '베트남 쌀국수'라고 부르는 것. 담백하고 깔끔한 소고기 국물 맛으로 해장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 짬뽕: 농담이 아니다. 2017년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 선호하는 해장음식으로 콩나물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라면: 이것도 농담이 아니다.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 콩나물국, 짬뽕에 이어 선호하는 해장음식 3위를 차지했다.

그밖에도 갖가지 국이 '해장국'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 그 중에서 해장 효과가 가장 좋은 게 뭐냐는 실험이나 논쟁이 종종 벌어지곤 했는데, 대체로 콩나물국이나 선짓국 쪽이 가장 점수가 좋은 편으로 나온다. 어쨌거나 매운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너무 맵거나 짠 쪽은 피하고, 팔팔 끓는 국이 나오면 조금 식혀서 입천장이 데지 않을 정도의 온도에서 먹도록 하자. 옛날에는 국밥 계열 해장국들은 토렴으로 적당한 온도를 맞추어 나왔기 때문에 바로 먹어도 괜찮았지만 요즘은 토렴 하는 집은 보기가 드물고 다들 뚝배기에 펄펄 끓여서 나오는지라 좀 식혀서 먹는 게 좋다.

일부 분식집에서는 '해장라면'이라는 것을 팔기도 하는데, 콩나물이나 조개, 새우 같은 해산물 같은 것들을 넣어서 국물맛을 시원하게 하고 해장 효과도 내는 식이다. 자극성이 강하고 염분도 많은 라면 자체가 술로 쓰린 속에는 안 좋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만 다른 해장국 중에도 맵고 짜고 해서 안 좋기는 마찬가지인 게 한둘이 아니긴 하다.

꼭 술먹은 다음에 먹는 건 아니라서 술 입에도 못 대는 사람들 중에도 해장국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은근 많다. 국밥 계통의 음식들은 대부분 해장국이라는 이름을 달 수 있고, 어차피 해장국이라는 게 뭐는 되고 안 되고 하는 기준이 딱 정해진 것도 아니라서 '해장국'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으면 얼마든지 붙일 수 있다. 안 비싸게, 그리고 간편하게 한국식으로 한 끼 해결하기에는 이만한 것도 별로 없다.

은근히 값이 싼 곳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밥값 평균이 7, 8천원 정도 할 때 그보다 2~3찬원 싼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있는 해장국 집들이 있기 때문에 밥값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흔히 '착한 가격'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세상에 밑지고 파는 장사는 없다는 것만큼은 기억하자. 다만 가격이 싸다고 꼭 저질 재료를 쓴다고만 볼 수는 없다. 해장국 중에는 미리 대량으로 끓여 놓았다가 곧바로 혹은 간단히 한소금만 끓여서 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일손을 줄일 수도 있고, 셀프 서비스로 인건비를 줄일 수도 있다.

제주도의 미풍해장국.

여러 가지 향토음식들 때문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제주도가 의외로 해장국 맛집이 많다. 흔히 모이세해장국, 미풍해장국, 은희네해장국을 제주도 3대 해장국집으로 꼽는다. 이들은 제주도 일대에 여러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주도 바깥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셋 모두 선짓국으로 2022년 가을 기준으로 한 그릇에 9,000~10,000원 정도로 비싸다 싶을 수 있지만 내용물이 푸짐해서 돈값은 충분히 한다. 그밖에도 여러 해장국 맛집들이 포진하고 있다. 갈은 생마늘을 따로 주고 입맛에 따라 넣어 먹도록 하는 것도 특징. 가게에 따라 순두부찌개처럼 날달걀을 넣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집들도 볼 수 있다. 제주시에 있는 우진해장국도 유명하지만 여기는 고사리 육개장을 주력으로 하므로 다른 제주도 해장국집과는 성격이 다르다.

각주

  1. 서정숙(1999), "알코올의 대사과정과 영양적 효과", 식품산업과 영양 4(1), 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