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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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메뉴로 고기구이를 파는 한국식 음식점. 말만 가지고 보면 고기를 파는 집이지만 그냥 고기 자체를 파는 곳은 정육점이라고 부르고, 고기 요리라고 해도 다른 방식으로 조리하는 곳은 불고깃집, 족발집, 보쌈집과 같이 그 음식의 이름을 앞에 붙인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고기구이가 가장 보편화된 고기 요리라는 것. 다만 고기구이지만 양념갈비를 주력으로 하는 곳은 갈빗집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한다.

제주도말고기와 같은 특정 지역 한정을 빼면 고기는 소고기돼지고기 중 하나다. 생고기 또는 살짝 초벌구이만 한 고기가 나와서 손님이 있는 테이블 위에서 굽는다. 석쇠나 철판, 돌판 위에 올려 놓고 고기를 구우며, 숯불이나 가스불, 혹은 연탄불로 굽기도 한다. 예전에는 고기 기름이 숯불 위에 떨어져서 타는 자욱한 연기가 당연스럽게 여겨졌지만 요즘은 후드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매장 안에 연기는 별로 차지 않는다. 그래도 옷에 고기 냄새가 배는 건 어쩔 수가 없어서 페브리즈를 놓아두고 손님이 나가기 전에 뿌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곳도 많다. 고기 먹기 힘들었던 옛날에는 고기 냄새가 부의 상징이기도 했으니 일부러라도 풍기고 싶었겠지만 지금이야 맡으면 느끼하기만 하니. 고기구이가 가장 인기 있는 요리 중 하나지만 집에서 해먹기는 난감한 요리이기도 하다. 80~90년대까지만 해도 가스레인지 위에 후드를 설치한 곳은 별로 없고, 또 설치했다고 해도 가스레인지와 후드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연기를 빨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식탁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 가면서 바로 바로 먹는 걸 선호하는 게 한국인들의 문화인데 그러면 집 안에 고기 냄새가 꽉 차버린다. 특히 타워팰리스와 같은 초고층 아파트는 창문도 못 열고 환기를 공조에 의지해야 하므로 더더욱 집안에 차 있는 고기 냄새 빼기가 어렵다. 그러니 고깃집에 가는 게 훨씬 속 편하다.

고기는 보통 1인분 단위로 파는데 1인분의 기준은 고깃집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곳은 150g, 어떤 곳은 180g, 또 어디는 200g이고 심지어 같은 고깃집이라도 해도 종류에 따라, 예를 들어 소고기돼지고기냐에 따라 1인분의 양이 다르다. 단, 갈비는 1인분의 무게가 많은 편인데, 양념국물과 뼈의 무게 때문에 1인분의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실제 고기의 양은 그게 그거이거나 오히려 더 적기도 하다. 최근에는 모든 고기에 대해서 100g 당 단가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해서 비교하기는 한결 편해졌다. 아예 1인당 정해진 가격을 내면 무제한 제공하는 곳도 있는데, 과거에는 고기뷔페라는 이름으로 알아서 고기를 가져다 먹도록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기를 가져다주는 무한리필 고깃집이 늘어나는 추세다.

메뉴는 고기가 대부분으로, 소고기돼지고기 어느 한쪽에만 집중하는 곳도 있고 양쪽을 다 하는 곳도 있다. 그밖에 몇 가지 식사 메뉴를 갖추고 있는데 탕이나 찌개가 위주고, 고기 먹고 나서 먹을 수 있는 공깃밥이나 냉면, 국수 정도를 대부분 고깃집이 갖춰놓고 있다. 냉면이나 국수는 '후식'이라는 이름으로 조금 양이 적은 것을 싸게 파는 곳이 많다. 냉면디저트라니 원. 그런데 고기를 먼저 먹고 밥이나 냉면을 후식으로 먹는 것은 전채를 먼저 먹고 고기를 나중에 메인으로 먹는 서양식 코스요리와는 반대로 볼 수 있으며, 고기를 너무 많이 먹게 되므로 영양학적으로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깃집에 가는 목적이 고기를 배불리 먹기 위해서이니 뭐라 할 일은 아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고깃집 가는 게 1년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였고, 이왕 가는 거 배불리 먹자는 게 인지상정이니 고기를 많이 먹는 쪽으로 발달한 것이다.

정육점식당, 또는 정육식당이라는 것도 있는데, 정육점처럼 고기를 포장해서, 또는 진열해 놓고 손님이 고기를 사면 인당 상차림 값만 내고 테이블에서 구워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이런 식당은 정육점과 식당으로 사업자등록을 두 개 낸 다음 고깃값은 정육점에서, 상차림 값은 식당에서 내는 식이 된다. 마치 수산시장의 초장집과 비슷한 구조다. 이렇게 하면 정육점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만큼 저렴하게 고기를 팔 수 있다. 그러나 2009년부터는 정육점과 식당의 사업주가 같으면 부가가치세 면제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정육점과 식당의 사업자등록이 따로 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정육점과 식당이 구분되어야 한다는 법원 판결도 있다.[1] 마장동축산시장에 가면 정말 수산시장 초장집처럼 고기를 시장 1층의 정육점에서 사다가 상차림 값을 내고 구워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2층에 즐비하다.

닭고기는 튀기거나 볶거나 하는 게 주종이고 숯불에 굽더라도 손님 테이블이 아닌 주방에서 구워 나오므로 이쪽으로 못끼고 치킨집으로 따로 분류된다.

일본에도 한국식 고깃집이 많이 있다. 일본고기구이야키니쿠 자체가 한국에서 건너간 문화고, 초창기에는 재일교포들이 장사를 했기 때문에 지금도 한국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다. 당장 메뉴만 봐도 고기 말고도 비빔밥, 육회, 육개장, 냉면과 같이 한국음식이 많다. 물론 중국음식이 한국으로 건너와서 현지 사정에 맞게 중화요리로 변화한 것과 같이 야키니쿠집도 일본 현지의 사정에 맞게 변화해 왔지만 그래도 한국인이라면 어? 신기하네? 할 정도로 한국의 영향은 많이 남아 있다. 최근에는 한류 영향으로 오히려 더더욱 한국스러운 고깃집도 늘어나고 있다.

혼술 혼밥의 고단수가 되려면 거쳐야 할 코스로 꼽힌다. 한동안 인터넷에 돌았던 혼밥 단계에 따르면 최종보스인 술집에서 혼자 마시기 바로 아랫단계다.[2] 즉 고깃집에서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을 정도라면 초고단수인 것.[3]

각주[편집]

  1. "정육식당 ‘세금폭탄’ 피하려면", <외식경제신문>, 2015년 7월 3일.
  2. "혼밥의 달인, 과연 나는 몇 단계?", 콘텐츠랩, 1boon, 2018년 11월 30일.
  3. 혼밥 혼술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일본에서조차 고깃집은 혼자 잘 안 간다. 아예 혼자 온 손님의 편의를 위해 카운터석을 갖추어 놓은 고깃집은 예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