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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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er.

우유의 지방을 따로 모아서 굳힌 것. 쉽게 말해 우유기름. 소기름과는 다르다, 소기름과는! 포화지방 덩어리인 건 마찬가지잖아. 우유만이 아니라 대부분 포유류의 젖으로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염소을 많이 키우는 지역에서는 염소젖이나 양젖을 우유 대신 마시고 이걸로 버터도 만든다. 사실은 인간의 역사에서 염소나 양이 소보다 먼저 가축화 되었기 때문에 버터도 오히려 염소나 양의 젖으로 만든 게 원조격이다.

나이 드신 분들은 '빠다'라고 한다. 일본어에서 온 것처럼 보이지만 일본어에서도 バター, 그러니까 바타-라고 한다. 빠다는 パダー가 되어야 하는데...

어원은 라틴어 butyrum에서 온 건데, 이건 또 그리스어 βούτυρον에서 온 것이다. 풀어 보면 '소 치즈'라고 한다. 즉 옛날에는 치즈와 버터를 별로 구분하지 않았던 셈이다.

우유를 계속 휘젓다보면 지방이 덩어리지기 시작해서 크림이 생기는데, 이것만 따로 모아서 물기를 더 빼고 굳히면 버터가 된다. 기름 덩어리지만 보통의 식용유와는 달리 빨리 상하는 편이다. 냉장 보관이 기본이고 빨리 소비하는 게 좋다.

우유 안에 들어 있는 지방이래봐야 3% 선이다 보니 버터를 만들려면 많은 양의 우유를 필요로 한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과거에는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해 내는 것도 엄청나게 힘들었다. 가죽 주머니에 넣고 방망이로 계속 때려서 크림 덩어리를 만들어 내고, 이 덩어리에서 지방만 뽑아내는 게 버터인데, 이게 몇 번 때리는 걸로는 답이 안 나오고 정말로 장정들이 죽어라고 계속 때려야 가능하다. 왠지 야구선수들 타격 연습용으로 좋을 것 같다. 우유가 버터가 될 때까지 때려라! 그래도 올리브유를 제외한 웬만한 식용유 보다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나 옥수수를 압착해서 기름을 짜내는 기술은 한참 뒤에 개발되었고 그래도 버터는 소를 죽이지 않고도 얻을 수 있고 힘은 들지만 어쨌든 간단한 도구로 사람이 힘만 쓰면 만들 수 있는 기름이기 때문이다. 힘든 일이야 다 노예들에게 떠넘겼겠지 뭐. 물론 요즈음은 기계를 사용해서 만들므로 노력이나 비용은 대폭 절감되었다. 저지방 우유 또는 무지방 우유, 탈지분유는 버터를 뽑아내고 남은 것이다. 버터라는 상품을 뽑아내고 남은 것이기 때문에 외국은 보통 저지방 우유가 일반 우유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싼데 반해 우리나라는 저지방 우유가 더 비싸다.

버터를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식용유로 흉내내 보자 해서 나온 게 마가린. 식물성 마가린이라는 걸 많이 내세우는데 그래봤자 포화지방이고 심지어는 트랜스지방까지 듬뿍 들어간다. 트랜스지방에 대한 위험성이 많이 알려진 이후로는 이쪽의 함량은 거의 제로에 가깝게 떨어지고 있지만 포화지방 덩어리인 것은 변함이 없다. 즉 식물성 마가린이라고 해서 버터보다 건강에 나을 건 별로 없다. 우리나라의 나이든 분들 중에는 마가린도 버터, 아니 '빠다'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분들이 젊었을 때에는 버터는 구경도 하기 힘들었고, 마가린도 이른바 '벽돌 마가린'이라는, 마치 빨래비누처럼 생긴 단단한 놈이 주였는데, 당시 사람들은 버터나 마가린이나 구별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냥 '빠다'라고 불러버린 것.

보통 온도에서는 딱딱하게 굳어 있기 때문에 에 바르는 것과 같은 스프레드로 쓰기는 힘들다. 좀 따뜻하게 해서 녹이거나 막 구운 뜨거운 토스트에 얹어서 녹여 가면서 바르는 방법이 있고, 상온에서도 부드럽게 바를 수 있는 버터도 있다. 단, 이런 버터는 순수 버터가 아니라 상온에서 액체가 되는 식물성 기름을 섞거나 한 가공버터다.

각종 요리와 , 과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이는 재료다. 스테이크를 구울 때에도 막판에 버터름 듬뿍 넣고 소테 수준으로 구우면 향도 풍부해지고 고기의 맛도 더욱 살아난다. 고든 램지의 동영상이 우리나라에도 돌면서 특히 유명해졌다. 자기 젖에 튀겨지는 불쌍한 소의 운명. 물론 제과 제빵에서도 대량생산으로 싸게 만드는 건 마가린을 많이 쓰지만 여전히 이쪽 업계에는 버터의 수요가 많다. 그래서 버터 가격이 뛰면 제과업계는 울상이 된다.[1]

밥과도 꽤 궁합이 잘 맞는다. 뜨거운 밥에 버터 한 조각을 넣고 간장을 넣어 비벼 먹는 버터고항(バターご飯)은 우리나라에서도 버터 또는 마가린을 넣어서 간단하게 한 끼 때우는 방법으로 인기가 있다. 여기에 날달걀 혹은 달걀 프라이를 넣어 같이 비벼 먹기도 한다. 아예 밥을 지을 때 버터를 넣어서 짓거나, 쌀을 버터에 볶고 육수를 조금씩 부어가면서 만들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에둘러서 버터라이스라고도 부른다. 특히 날씨가 추운 지방에서 높은 열량을 얻기 위해 이런 식으로 밥에 버터를 사용한다.

버터의 색깔은 소가 무엇을 먹었느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풀밭에서 살아 있는 풀을 뜯어먹으면 노란 버터가 나오고 마른풀을 먹이면 흰 버터가 나온다는 것. 따라서 방목시켜서 건강하게 키운 소에서 나온 버터는 노란색이고, 가둬 놓고 사료 먹며 키운 소에서 나온 버터는 흰색이라는 얘긴데, 뭘 먹느냐에 따라서 색깔에 차이가 날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요즘은 그냥 안나토색소를 넣어서 색깔을 일정하게 맞추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우리에게는 서양을 상징하는 음식 중 하나고, 부드럽고 기름진 촉감과 맛 때문에 당연하지 원래 기름인데 느끼함이나 니글니글함을 상징하는 말로도 자주 쓰였다. r을 굴려대는 미국식 영어 발음을 '버터 발음'이라고도 하고, 느끼하거나 니글니글한 스타일의 사람을 버터에 빗대기도 한다.

각주[편집]

  1. 버터와 생크림은 근본적으로 같은 재료이기 때문에 둘 다 값이 뛴다. 케이크에 많이 쓰이는 재료인 생크림 가격까지 뛰므로 제과업계는 더더욱 울상이 된다. 겉으로는 울면서 뒤로는 웃는다. 가격 올릴 수 있으니까. 나중에 버터 값이 떨어져도 빵값은 안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