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방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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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지방을 일부 없애서 지방 함량을 낮춘 것. 우유에는 지방이 3% 이상 들어가 있는데 이걸 2% 또는 1%로 낮춘 것이다. 아예 지방을 전부 없애버린 무지방 우유도 있다. 영어로는 저지방 우유는 low-fat milk, 무지방 우유는 skim milk라고 부른다.[1] 우유를 계속 휘저어주면 우유 속의 지방이 점점 덩어리로 뭉쳐지는데, 이 덩어리를 걷어내면 저지방 우유를 얻을 수 있다. 걷어낸 덩어리는 버터생크림 같은 여러 가지 유제품으로 활용한다. 다른 말로는 버터 밀크라고 하는데, 버터를 만들기 위해 크림을 뽑아내고 남은 것을 뜻한다.

우유의 맛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크리미하고 풍성한 맛을 지방이 내 주기 때문에 저지방 우유는 묽고 맛이 밋밋하게 느껴진다. 색깔을 봐도 뭔가 물을 탄 듯, 일반 우유보다 좀 더 반투명한 때깔을 보인다. 그래서 상당수 저지방 우유는 보통 우유와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서 갖가지 첨가물을 퍼넣는다. 좀 더 점도를 주기 위한 아라비아검이나 구아검 같은 증점제, 당분, 심지어는 고소한 맛을 증진시키고 점도도 늘리기 위해 녹말이 들어가기도 한다. 야자유가 들어가 있는 것도 있다. 저지방 우유라면서 우유 지방보다 나을 게 없는 포화지방을 따로 넣는 셈이다.[2] 고칼슘이나 영양강화니 하는 말이 붙어 있으면 거의 100% 영양강화 + 첨가물 듬뿍이다. 진짜 저지방 우유가 어떤지 맛보려면 첨가물이 없는 저지방 우유를 맛보자. 색깔부터가 희멀건하고 맛은 고소한 느낌이 별로 없이 밍밍하다. 그래도 첨가물이 싫으면 성분표를 확인하고 순수 우유로만 만든 저지방 우유를 골라 먹어 보자. 아예 무지방 우유는 더더욱 색깔도 희멀건하고 거의 맹물 수준으로 맛이 없다. 대체 내가 뭘 마시고 있는지 모를 정도다.

굳이 이런 맛없는 우유를 먹는 이유는 물론 바로 맛을 내는 그 지방 때문. 지방이므로 칼로리가 어느 정도 있고, 게다가 포화지방이라서 이를 꺼리는 사람들은 저지방 우유나 무지방 우유를 찾는다. 실제로 일반 우유와 저지방 우유, 혹은 무지방 우유는 칼로리 차이가 상당히 난다.

저지방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비싸다는 것이 사람들의 인식이다. 아무래도 지방을 빼는 공정이 추가 되니 생산 비용이 일반 우유보다 비쌀 것 같아서다. 하지만 특히 서양에서는 저지방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비싸지 않으며, 일반 우유와 가격이 같거나 오히려 싸기도 하다. 왜냐면 우유에서 빼낸 크림, 즉 유지방을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버터생크림을 비롯한 유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저지방 우유는 크림을 추출한 부산물을 파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영어로 저지방 우유를 버터 밀크(butter milk)라고도 하며, 버터를 뽑아내고 남은 부산물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옛날에는 돈 없는 사람들이나 먹었다. 이러한 점은 이미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되어 왔지만 우리나라 업계에서는 정책을 바꿀 생각은 털끝만큼도 안 한다.

각주

  1. 영어로 skim은 '액체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름기 같은 것을 걷어낸다'는 뜻이 있다.
  2. 야자유우유 속 크림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싸구려 기름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