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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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12월 10일 (토) 08:32 판 (문자열 찾아 바꾸기 - "</s>" 문자열을 "</del>" 문자열로)

소시지를 주 재료로 만드는 찌개요리. 한국식 퓨전 요리의 대표격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지만 철저하게 한국화된 요리다. 맵고 짠 찌개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란 쉽지 않은지라...

부대찌개의 '부대'는 미군부대를 뜻한다. 요즘이야 소시지가 싸구려 가공식품으로 널렸지만 부대찌개가 처음 등장한 시절에는 미군부대애서 흘러나온 거나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햄이소시지를 (미군)부대에서 나온 거라고 해서 부대고기라 했고 그 이름이 부대찌개로도 넘어갔다. 부대찌개로 유명한 곳이 의정부송탄인 이유도 큰 미군부대가 있어서 부대고기를 구하기가 쉬운 편이었기 때문. 물론 지금은 소시지가 정크푸드 취급 받으니 굳이 어렵게 구할 필요가 없긴 한데, 그래도 미군부대에서 널리 소비되었던 스팸이나 콘킹소시지를 고집하는 곳들도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자존심 상하는 유래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꿀꿀이죽보다는 백번 나은 거다. 전쟁 후에 미군부대 주위에서 팔던 꿀꿀이죽은 그냥 미군 짬밥 나온 거 드럼통에 넣고 푹푹 끓인 것이다. 우리가 구내식당에서 버리는 짬밥을 팔팔 끓여서 사람이 죽으로 먹는다고 생각해 보라... 생각만 해도 토나올 거다. 우리가 버리는 짬밥은 돼지 먹이로 많이 가는데, 그러니 꿀꿀이죽이라는 말이 붙을 만하다. 담배꽁초니 콘돔 껍질이니 별의별게 다 나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찌개가 아니라 김치와 채소를 썰어넣고 볶는 요리였는데 역시 국물을 사랑하는 한국인이라 찌개로 발전했다. 초창기의 부대찌개도 그다지 위생적이지는 않았던 듯. 이나 소시지 자체가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소수였는데 상태 좋고 멀쩡한 소시지는 따로 암시장에서 팔렸거나 미군하고 줄 좀 있는 사람들이 자랑하면서 먹었을 거다. 부대찌개가 고급 음식도 아니었으니 처음에는 쓰다 남은 것, 먹다 남은 것도 들어가서 이빨자국도 나오고, 그랬던 모양. 지금이야 그랬다가는 바로 상 뒤엎고 고소 들어갈 기세다.

많이 알려져 있지만 미군기지가 있던 곳의 주변에서 발달한지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집들도 이쪽에 주로 분포되어 있다. 원조로 인정 받는 의정부의 오뎅식당 역시 의정부 미군부대 근처에 있다. 부대찌개에 웬 오뎅? 싶을 텐데, 원래는 오뎅을 주로 파는 포장마차였다고 한다. 의정부 쪽은 좀 더 깔끔한 맛이리면 송탄 쪽은 좀 더 미군부대 재료를 많이 넣고 매운 맛을 줄여서 느끼한 성향이 강하다.

여러 가지 변형이 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재료를 쓴다.

보통 끓이지 않은 상태로 손님이 있는 테이블로 가져와서 끓인다. 부대찌개 전문점이라면 테이블마다 가스레인지는 필수. 여기에 라면사리를 넣어서 먹는 게 보통인데,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서는 원래 라면사리는 없었고 라면을 넣으면 국물이 텁텁해지므로 제대로 맛을 즐기려면 사리 없이 먹는 게 좋다는 얘기가 나온다. 가래떡 썰은 것을 넣는 집도 많다. 여러 가지 사리를 추가할 수 있는데 음식점마다 다르지만 대략 이런 것들이 있다.

요즘은 부대찌개만 하는 집이 많지만 베이컨 소시지 볶음, 부대고기 볶음, 찹스테이크를 요리로 메뉴에 올리는 집들도 여전히 많다. 원래 부대찌개의 원류가 볶음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쪽이 더 원류에 가까운 셈. 요리법은 무쇠 솥에 재료를 넣고 볶다가 막판에 A1 스테이크 소스를 팍팍 치는 것.

라면으로도 나와 있다. 2015년과 2016년 초에 걸쳐 중화라면으로 한바탕 전쟁을 치른 라면 회사들이 2016년 중반부터는 부대찌개로 한판 벌리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