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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생햄]]. [[스페인]]의 [[ | [[이탈리아]]의 [[생햄]]. [[스페인]]의 [[하몬]]과 함께 고급 [[생햄]]으로는 가장 유명하다. [[돼지고기]] 뒷다리를 주 원료로, [[소금]]에 2~3달 정도 절인 다음 그늘에서 [[발효]] 및 건조 숙성 과정을 거쳐서 만든다. 즉 익히지 않은 생고기 상태로, 역시 먹을 때에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얇게 썰어서 먹는다. | ||
==만드는 방법== | |||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육절기로 얇고 길게 썰은 다음, |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생햄]]은 대체로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프로슈토도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 ||
# 소금물에 다리를 담가서 절인다. 이 때 돌 같은 것으로 눌러서 피가 빠져나오게 한다. 다만 너무 무겁게 눌러서 뼈가 부러져서는 안 된다. | |||
# 2~3개월 정도 염장한 다음에 여러 번 씻어서 표면의 과도한 소금기를 제거한다. <del>그래도 엄청 짜다.</del> | |||
# 이제 다리를 어둡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걸어 놓고 숙성에 들어간다. 프로슈토라고 명함을 내밀려면 1년 이상 숙성해야 하고 고급품은 2년까지도 간다. | |||
당연한 얘기지만 숙성 과정이 길수록 비싸다. 잘 되었다는 전제로 숙성 기간이 길수록 특유의 발효향과 그에 따른 풍부한 감칠맛이 더욱 좋다. 다만 원래 발효 음식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프로슈토 역시 오묘하게 구린 발효향이나 짠맛은 호불호가 많이 엇갈린다. 숙성 과정에서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관건이다. 너무 따뜻하면 부패하기 쉽고, 습도가 너무 낮으면 수분이 빨리 증발해서 너무 딱딱해져버린다. 즉 좀 습하고 시원한 정도가 숙성에는 최적. 다리를 통째로 만들기 때문에 출하할 때에도 뼈가 들어 있는 다리 한짝 단위로 판매한다. 유럽의 정육점에 가 보면 돼지 다리를 냉장도 안 하고 통째로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그냥 고기가 아니라 프로슈토 아니면 [[하몬]] 같은 [[생햄]]이다. 시중에 슬라이스한 상태로 포장해서 파는 제품들은 이걸 육절기로 저며서 다시 진공포장한 것.<ref>아무래도 얇게 저미면 보존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진공포장해서 냉장 유통해야 한다.</ref> | |||
프로슈토로 가장 유명한 지역은 파르마와 산 다니엘레이며 그밖에도 여러 지방에서 프로슈토를 만들고 있다. 산 다니엘레는 먹이에 [[도토리]]를 섞어서 기르는데 이 점은 [[하몬]]과 공통점이 있다. 파르마는 [[파르미치아노 레치아노]] [[치즈]]로 유명한 곳으로 [[돼지]]에게도 먹이에 이 [[치즈]]를 만들 때 고형분을 건져내고 남은 유장을 섞어서 먹인다. 그밖에도 [[토스카나]], 모데나를 비롯해서 프로슈토를 만드는 지역은 많지만 앞서 언급한 두 곳이 가장 유명하다. | |||
프로슈토는 그 자체로는 지리적표시제 보호를 못 받다 보니까 방부제와 발색제를 첨가해서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하는 프로슈토도 볼 수 있다. [[코스트코]]에 가 보면 저렴한 미국산 프로슈토를 볼 수 있는데 방부제와 발색제가 들어간다. 굳이 장점을 따지자면 값이 싸고 덜 짜다는 정도다. 진짜 제대로 만든 프로슈토는 다리 한짝에 100만 원 이상은 나간다. | |||
==먹는 방법== | |||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육절기로 얇고 길게 썰은 다음, 손가락 굵기의 긴 봉 모양 과자빵인 [[그리시니]]([[브레드스틱]])에 칭칭 감아서 먹는 게 [[이탈리아]]에서 널리 먹는 방법이다. [[하몬]]이 보통 칼로 조금 두툼하게 저며서 먹는 것과는 다르다. 얇게 썬 프로슈토를 접시에 담아서 [[올리브유]]만 조금 뿌려서 먹기도 하고 [[샌드위치]]나 [[피자]]에 넣어 먹기도 한다. | |||
그냥 먹기에는 꽤나 짠데, 익히거나 방부제를 사용한 게 아니라 자연 발효 숙성 방식으로 만드는 거라 염장을 할 때 웬만큼 짜게 하지 않으면 썩어버리니 어쩔 수 없다. 역으로 전통 방식으로 제대로 만들고 숙성한 프로슈토라면 보존성이 좋아서 서늘한 상온이라면 오랜 기간 둘 수 있다. [[그리시니]]나 [[올리브유]], [[빵]]과 함께 먹으면 짠맛도 완화하는 효과도 있고, 맛 자체의 어울림도 좋다. | |||
의외로 과일하고도 잘 어울린다. 특히 [[멜론]]과 아주 궁합이 좋아서 [[이탈리아]]에서는 프로슈토 에 메로네(Proscuitto e Melone)도 유명하다. 우리 말로 하면 '프로슈토와 [[멜론]]'. [[멜론]]이 없거나 비싸면 대용으로 [[참외]]를 써도 된다. 프로슈토가 짜고 발효향이 있는데 과일의 단맛과 향이 이를 중화시켜 준다. 하지만 [[사과]]나 [[배]]처럼 사각사각하거나, [[레몬]]이나 [[오렌지]]처럼 즙이 너무 많고 신맛이 강한 것은 별로다. [[멜론]]은 부드러우면서 너무 물컹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향이 강하지 않고 적절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잘 어울린다. 오히려 너무 달고 향이 좋은 [[멜론]]보다는 그보다 덜한 메론이 좋다. 즉 너무 고급품보다는 그보다는 조금 못한 게 낫다는 뜻. [[복숭아]]랑 먹어도 그럭저럭 괜찮긴 한데 껍질은 벗겨야 하며 너무 물컹한 것보다는 살짝 단단한 게 낫다. 확실히 과일 중에는 [[멜론]]이 갑. | |||
지중해 음식답게 [[올리브유]]하고도 궁합이 좋다. 그냥 먹는 것보다는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 게 좋다. 그리시니고 뭐고 없이 그냥 [[올리브유]]만 뿌려 먹기만 해도 은은한 향, 기름기와 프로슈토가 정말 잘 어울린다. [[올리브유]]가 짠맛을 누그러뜨려주는 효과도 있다. | |||
[[이탈리아음식]]인만큼 당연히 [[와인]] 안주로도 인기가 좋다. 그러나 발효향이 꽤 있고 짜기도 하므로 [[와인]]도 좀 센 것으로 맞춰줘야 한다. [[화이트 와인]]은 일단 배제하고 [[레드 와인]] 중에서도 튼실한 놈으로 고르자. [[이탈리아음식]]이니 이탈리아 와인과 잘 어울린다. 돈만 있으면야 [[수페르 토스카나]]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같은 녀석이 어울리겠으나... [[산죠베세]] [[와인]]과도 조합이 괜찮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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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5일 (금) 13:28 기준 최신판
Prosciutto.
이탈리아의 생햄. 스페인의 하몬과 함께 고급 생햄으로는 가장 유명하다. 돼지고기 뒷다리를 주 원료로, 소금에 2~3달 정도 절인 다음 그늘에서 발효 및 건조 숙성 과정을 거쳐서 만든다. 즉 익히지 않은 생고기 상태로, 역시 먹을 때에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얇게 썰어서 먹는다.
만드는 방법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생햄은 대체로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프로슈토도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 소금물에 다리를 담가서 절인다. 이 때 돌 같은 것으로 눌러서 피가 빠져나오게 한다. 다만 너무 무겁게 눌러서 뼈가 부러져서는 안 된다.
- 2~3개월 정도 염장한 다음에 여러 번 씻어서 표면의 과도한 소금기를 제거한다.
그래도 엄청 짜다. - 이제 다리를 어둡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걸어 놓고 숙성에 들어간다. 프로슈토라고 명함을 내밀려면 1년 이상 숙성해야 하고 고급품은 2년까지도 간다.
당연한 얘기지만 숙성 과정이 길수록 비싸다. 잘 되었다는 전제로 숙성 기간이 길수록 특유의 발효향과 그에 따른 풍부한 감칠맛이 더욱 좋다. 다만 원래 발효 음식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프로슈토 역시 오묘하게 구린 발효향이나 짠맛은 호불호가 많이 엇갈린다. 숙성 과정에서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관건이다. 너무 따뜻하면 부패하기 쉽고, 습도가 너무 낮으면 수분이 빨리 증발해서 너무 딱딱해져버린다. 즉 좀 습하고 시원한 정도가 숙성에는 최적. 다리를 통째로 만들기 때문에 출하할 때에도 뼈가 들어 있는 다리 한짝 단위로 판매한다. 유럽의 정육점에 가 보면 돼지 다리를 냉장도 안 하고 통째로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그냥 고기가 아니라 프로슈토 아니면 하몬 같은 생햄이다. 시중에 슬라이스한 상태로 포장해서 파는 제품들은 이걸 육절기로 저며서 다시 진공포장한 것.[1]
프로슈토로 가장 유명한 지역은 파르마와 산 다니엘레이며 그밖에도 여러 지방에서 프로슈토를 만들고 있다. 산 다니엘레는 먹이에 도토리를 섞어서 기르는데 이 점은 하몬과 공통점이 있다. 파르마는 파르미치아노 레치아노 치즈로 유명한 곳으로 돼지에게도 먹이에 이 치즈를 만들 때 고형분을 건져내고 남은 유장을 섞어서 먹인다. 그밖에도 토스카나, 모데나를 비롯해서 프로슈토를 만드는 지역은 많지만 앞서 언급한 두 곳이 가장 유명하다.
프로슈토는 그 자체로는 지리적표시제 보호를 못 받다 보니까 방부제와 발색제를 첨가해서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하는 프로슈토도 볼 수 있다. 코스트코에 가 보면 저렴한 미국산 프로슈토를 볼 수 있는데 방부제와 발색제가 들어간다. 굳이 장점을 따지자면 값이 싸고 덜 짜다는 정도다. 진짜 제대로 만든 프로슈토는 다리 한짝에 100만 원 이상은 나간다.
먹는 방법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육절기로 얇고 길게 썰은 다음, 손가락 굵기의 긴 봉 모양 과자빵인 그리시니(브레드스틱)에 칭칭 감아서 먹는 게 이탈리아에서 널리 먹는 방법이다. 하몬이 보통 칼로 조금 두툼하게 저며서 먹는 것과는 다르다. 얇게 썬 프로슈토를 접시에 담아서 올리브유만 조금 뿌려서 먹기도 하고 샌드위치나 피자에 넣어 먹기도 한다.
그냥 먹기에는 꽤나 짠데, 익히거나 방부제를 사용한 게 아니라 자연 발효 숙성 방식으로 만드는 거라 염장을 할 때 웬만큼 짜게 하지 않으면 썩어버리니 어쩔 수 없다. 역으로 전통 방식으로 제대로 만들고 숙성한 프로슈토라면 보존성이 좋아서 서늘한 상온이라면 오랜 기간 둘 수 있다. 그리시니나 올리브유, 빵과 함께 먹으면 짠맛도 완화하는 효과도 있고, 맛 자체의 어울림도 좋다.
의외로 과일하고도 잘 어울린다. 특히 멜론과 아주 궁합이 좋아서 이탈리아에서는 프로슈토 에 메로네(Proscuitto e Melone)도 유명하다. 우리 말로 하면 '프로슈토와 멜론'. 멜론이 없거나 비싸면 대용으로 참외를 써도 된다. 프로슈토가 짜고 발효향이 있는데 과일의 단맛과 향이 이를 중화시켜 준다. 하지만 사과나 배처럼 사각사각하거나, 레몬이나 오렌지처럼 즙이 너무 많고 신맛이 강한 것은 별로다. 멜론은 부드러우면서 너무 물컹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향이 강하지 않고 적절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잘 어울린다. 오히려 너무 달고 향이 좋은 멜론보다는 그보다 덜한 메론이 좋다. 즉 너무 고급품보다는 그보다는 조금 못한 게 낫다는 뜻. 복숭아랑 먹어도 그럭저럭 괜찮긴 한데 껍질은 벗겨야 하며 너무 물컹한 것보다는 살짝 단단한 게 낫다. 확실히 과일 중에는 멜론이 갑.
지중해 음식답게 올리브유하고도 궁합이 좋다. 그냥 먹는 것보다는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 게 좋다. 그리시니고 뭐고 없이 그냥 올리브유만 뿌려 먹기만 해도 은은한 향, 기름기와 프로슈토가 정말 잘 어울린다. 올리브유가 짠맛을 누그러뜨려주는 효과도 있다.
이탈리아음식인만큼 당연히 와인 안주로도 인기가 좋다. 그러나 발효향이 꽤 있고 짜기도 하므로 와인도 좀 센 것으로 맞춰줘야 한다. 화이트 와인은 일단 배제하고 레드 와인 중에서도 튼실한 놈으로 고르자. 이탈리아음식이니 이탈리아 와인과 잘 어울린다. 돈만 있으면야 수페르 토스카나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같은 녀석이 어울리겠으나... 산죠베세 와인과도 조합이 괜찮다.
각주
- ↑ 아무래도 얇게 저미면 보존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진공포장해서 냉장 유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