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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회와 우럭회.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가 가장 대중적인 생선회다.

膾.

날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얇게 썰은 것. 그냥 '회'라고 하면 익히지 않은 물고기를 날것 상태로 먹는 것을 생각하지만 육회처럼 육지고기를 회로 먹기도 한다. 그래도 생선회가 대표격이라 그냥 '회' 하면 누구나 생선회를 떠올린다. 기본적으로는 날것을 뜻하지만 드물게 문어숙회처럼 익혀서 내는 회도 있고, 홍어회처럼 발효시킨 회도 있다.[1]

알고 보면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이다. 불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사냥한 고기를 어떻게 먹었을까? 날로 먹을 수밖에 없다. 다만 회처럼 칼을 이용해서 얇게 썰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니 지금과 같은 회라고 할 수는 없는 그냥 날고기에 불과하다. 불을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익혀서 먹으면서 위의 부담도 덜고 세균이나 기생충도 없애서 건강에 도움이 되었지만 날것 그대로의 식감을 즐기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었다. 그러나 서양은 굴 정도를 빼고는 고기든 해산물이든 거의 날것으로 먹지 않았고, 더운 지방은 쉽게 상하기 때문에 날것으로 먹는 게 위험했다. 중국은 송나라 때까지는 엄청 먹었다. 공자도 좋아했다는 기록이 있고 각종 문헌에서 회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기록으로 보면 일본이나 한국이 아닌 중국이 회 문화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원나라를 거치면서 명나라 대에 와서는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는 회 문화가 싹 사라졌고 생선이든 고기채소든 살짝이라도 익혀 먹는 게 기본이 되었다.

중국에서 회 문화가 사라진 후로는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회 문화가 발전했는데 한국은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을 거쳐서 회 문화가 이어져 온 기록이 있는 반면, 일본은 임진왜란 전후로부터 기록이 나타나는 것을 봐서는 조선으로부터 수입된 게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생선을 잡고 회를 뜨는 기술을 엄청 발전시켰고 60년대부터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 정부차원에서 고급스러운 요리로 서양에 열심히 홍보한게 먹혀 들어가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 회라고 하면 일본의 음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어에서 회를 sashimi라고 쓰는 것만 봐도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서양은 회 자체보다는 회를 올린 생선초밥, 즉 스시가 먹혀 들어간 게 크다. 스시는 먹어도 회는 못 먹는 서양인들도 많다.

여름철이나 비올 때에는 회 먹는 게 위험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음식이 상하기 쉽고 도마나 칼을 비롯해서 회 뜨는 과정에서 세균이 붙기 쉬우니, 익히지 않고 날로 먹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나 O-157 같은 놈들이 더더욱 공포를 증폭시키기도 하고. 반면 비올 때는 안 좋다는 건 별다른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하니 안심하도 먹어도 좋을 듯.[2]

세균도 문제지만 기생충도 문제다. 특히 민물고기는 기생충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아주 높으므로 민물고기는 회로 먹지 않거나 양식산을 먹는 것이 좋다. 양식산은 통제된 환경에서 사료를 먹어서 키우기 때문에 기생충 염려가 없다. 깨끗한 1급수에서 사는 물고기라면 기생충이 없을 것 같은 선입견이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우연히 발견되는 조선시대의 미라를 살펴 보면 의외로 디스토마나 선모충 같은 기생충이 많이 발견된다. 아예 그 기생충이 원인이 되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도 있는데, 이는 민물고기 회, 혹은 멧돼지와 같은 야생동물을 날고기로 먹은 게 원인일 것이다.[3] 바닷고기도 고래회충을 비롯한 기생충을 가지고 있는 어종들이 꽤 있다. 고등어도 태평양에서 잡히는 것은 고래회충이 있기 때문에 회로 먹기에 좋지 않으나 우리나라 남해 쪽에서 잡히는 고등어들은 기생충이 적으며 있다고 해도 회로 먹지 않는 부분에 있기 때문에 회로 먹을 수 있다. 기생충 문제 때문에 일본에서는 고등어를 식초에 절여서 익히지 않고 먹는 시메사바가 발달했는데 사실 이걸로 기생충을 완전히 잡기는 어렵다. 하지만 큐슈, 특히 후쿠오카 쪽은 우리나라와 같은 해역에서 고등어를 잡기 때문에 고등어회를 많이 먹는다.

네덜란드는 머리와 꼬리, 내장을 제거한 청어를 다진 양파와 함께 날로 먹는, 유럽에서는 드문 식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그 부작용으로 고래회충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여러 가지 기생충이 있지만 특히 위험한 건 간흡충(간디스토마)으로, 간에 기생하면서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며 특히 암 중에서 최악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담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민물고기는 될 수 있으면 회로 먹지 않는 게 좋다.

빙어와 같은 아주 작은 물고기는 썰지 않고 통째로 양념을 찍어 먹기도 한다. 세꼬시처럼 잔가시를 빼지 않는 회도 있다. 세꼬시는 비스듬하게 떠내지 않고 직각으로 썰어내듯이 자른다. 또한 흰살생선은 보통 껍질을 모두 벗겨내고 회를 치는 게 보통이지만 등푸른생선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회를 뜬다.

생선 종류가 아닌 해삼, 멍게, 을 비롯한 각종 해산물도 회로 많이 먹지만 이런 것들은 보통 회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산낙지는 꾸물꾸물거리는 놈을 나무젓가락에 감아서 우악스럽게 먹는다. 영화 <올드보이>가 해외 개봉했을 때 최민식산낙지를 먹는 모습을 보고 경악한 관객들이 많았다고. 외국에서 한국의 식문화 중에 괴식스러운 것을 이야기할 때 단골로 손꼽히는 게 이 산낙지다.

서양에서는 굴 정도를 빼고는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는 문화가 없었다. 스시를 앞세운 일식이 서양에서도 고급 요리로 인식되면서 회를 즐기는 서양 사람들도 늘어났다. 특이하게 이탈리아에서는 얇게 저민 소고기레몬즙을 뿌리고 케이퍼, 마늘을 썰어 올린 일종의 육회카르파초라는 음식이 있으며, 프랑스를 중심으로 날고기를 다져서 양념한 다음 스테이크처럼 둥글게 모양을 잡아서 그 상태로 익히지 않고 먹는 스테이크 타르타르라는 것도 있다.

활어회, 숙성회, 그리고 선어회

흔히 생선회를 나눌 때 활어회와 숙성회 또는 선어회로 나눈다. 숙성회와 선어회는 종종 활어회와 대비되는 같은 뜻으로 쓰이지만 두 가지를 엄밀하게 구분하기도 한다. 활어회가 낫나, 아니면 숙성회 혹은 선어회가 낫나 하는 문제는 회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거리다.

활어회

살아 있는 생선을 바로 숨통을 끊고 피를 뺀 다음 껍질과 내장, 머리, 뼈 등을 발라내고 포를 뜨고 나서 바로 회를 떠낸다. 우리나라는 주로 활어회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다수 횟집들은 수족관을 마련해 놓고 주문을 받으면 살아 있는 생선을 바로 건져 올려서 손질을 하고 회를 떠낸다. 수산시장에서도 생선을 고르면 그 자리에서 바로 회를 떠 주거나 시장 한켠에 회 떠주는 곳으로 가서 바로 회를 떠낸 다음 가져가서 먹거나 시장 인근에 있는 초장집에 가서 먹는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바로 잡아 회를 떠 내므로 신선도가 높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게, 수족관에 오래 있던 생선은 살아는 있지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먹이도 제대로 먹었을 리가 없기 때문에 상태가 좋지 않다. 수산시장에서 회를 뜨거나 회전율이 높은 횟집이 선도 면에서 유리하다.

활어회는 사후경직이 막 시작된 상태에서 회를 떠 내므로 육질이 단단한 편이다. 한국 사람들은 이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 숙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의 감칠맛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숙성회

말 그대로 숙성과정을 거친 회다. 숙성 과정에서 효소 작용으로 살 속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히스티틴을 비롯한 아미노산이 만들어져서 감칠맛이 올라가는 대신, 숙성 기간이 너무 길어서 사후경직이 풀어지면 식감이 흐물흐물해진다. 사후경직이 풀어지는 것을 늦추고 살 속의 아미노산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4] 생선을 잡을 때 먼저 척수를 날려서 생선을 뇌사 상태에 빠뜨리는 기술을 이케지메, 또는 신케이지메라고 하며 이 처리를 한 것과 안 한 것은 식감 차이가 상당하다. 흔히 활어회는 쫄깃쫄깃하고 숙성회는 식감이 별로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케지메를 하는 횟집이 별로 없다 보니 그렇다. 이케지메를 했다고는 해도 숙성회는 활어회처럼 단단하게 씹히는 그런 식감은 아니지만[5] 이케지메를 거친 일본의 숙성회는 식감이 물컹해지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탄력이 살아 있다.

숙성회가 당연히 되어 있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회의 신선도에 대한 불신도 숙성회의 인기를 가로막는 데 한몫 한다. 숙성회는 대체 잡은지 얼마나 지난 건지 비전문가야 알기 힘든 노릇이고,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고기의 질이나 종류를 싼 것으로 속이는 것까지도 가능할 수 있으니. 생선의 무게를 속이거나 회를 뜨는 과정에서 바꿔치기를 한다는 식으로 불신이 만연해 있던 과거에는 눈앞에서 고기를 잡고 회를 뜨는 걸 봐야 직성이 풀리다 보니 활어회 밖에는 답이 없었다. 요즈음은 불신도 전보다는 누그러진 편이고 일본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일본에서 숙성회의 맛을 보고 온 사람들이 늘면서, 또한 숙성회의 장점을 역설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다 보니 숙성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활어회가 절대적이다.

선어회

숙성회와 선어회는 종종 활어회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혼동되어 쓰이지만 엄밀히 구분하자면 숙성회는 활어 상태의 생선을 잡아서 정리를 하되, 이후 숙성을 시키는 회인 반면, 선어회는 이미 죽어 있는 생선을 포를 뜨고 필요한 경우 숙성을 해서 회를 떠내는 것을 뜻한다. '선어'의 사전 의미는 '명사 먹기 위해 잡은 신선한 물고기'[6]이다. 즉 죽어 있더라도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는 물고기를 뜻한다. 물론 이 중에는 회로는 먹을 수 없고 구이, 조림, 탕과 같이 익혀 먹어야 하는 선어도 있지만 회로 먹을 수 있는 선어도 있다. 이런 선어는 죽은 이후에도 회로 먹을 수 있는 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어종이어야 하며, 포장과 운송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어버리는 삼치와 같은 생선은 선어회가 아니면 거의 답이 없다.

일본의 숙성회는 선어회가 많다. 잡은 생선을 항구에서 이케지메를 하고 피를 빼서 기본 손질만 한 상태에서 얼음을 채워서 스티로폼 상자에 넣고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음식점에서는 이를 받아서 비늘과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빼고, 포를 뜨고 회를 떠 낸다. 일본에서 숙성회가 발달한 이유도 지금과 같이 도로망이 발달하기 전에는 활어를 직접 내륙에 실어나르려면 안 그래도 한국에 비해 비싼 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때문에 선어회를 주로 먹던 것이고, 이에 따른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선어회의 맛이나 식감이 활어회를 넘어설 정도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회 문화 차이

세계적으로 회를 즐겨먹는 나라는 정말로 드물다. 일본이 스시를 열심히 밀어서 세계적으로 스시 문화가 퍼지기 전까지는 한국과 일본 말고는 거의 회를 먹는 문화가 없었으며, 중국조차도 회를 먹지 않았다. 우리나라 일본식 사시미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보니 회를 일본사시미에서 온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도 옛날부터 회를 먹었다. 홍어회나 상어 돔배기는 오랜 전통을 가진 우리 음식이다. [7] 옛 문서에도 여러 가지 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었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 점은 일본도 비슷해서 원래 스시에 올리는 생선발효시킨 것이었다. 일본사시미는 고급화를 추구해 오면서 대체로 가격대가 비싼 반면, 한국의 회는 음식점이나 물고기 종류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도 많이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 중에서는 한국의 횟값이 싸다는 것에 환장하는 이들도 많아서 일단 한국에 오면 횟집부터 찾는 일본인들도 많다. 일단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생선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아서 회로 접시 그득하게 내 오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어지간히 큰맘먹고 지출할 각오가 아니라면 4~5천 엔 정도하는 모듬회도 그냥 접시에 종류별로 몇 점씩 담아주는 정도가 대부분이라, 우리나라에서 접시 그득하게 회가 깔린 모습은 일본인들에게는 낯설기까지 하다.

일본사시미 문화와 한국의 회 문화는 여러 가지로 차이가 많다. 일본은 숙성회를 선호하지만 한국은 활어회가 인기가 좋은 것도 중요한 차이다. 숙성회가 낫냐 활어회가 낫냐 하는 건 오래된 떡밥이자 끝없는 키배틀 주제 가운데 하나다. 맛으로만 따진다면 숙성을 시킨 회가 낫다는 게 중론이다. 사후경직이 풀리면서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살 속의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감칠맛을 비롯한 여러 향미들이 더욱 풍부해진다는 것. 하지만 활어회를 좋아하는 것도 이유는 있는데, 오히려 사후경직이 안 풀린 단단한 살이 쫄깃한 느낌이 있어서 이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우리가 숙성회를 아예 안 먹느냐, 하면 숙성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발효까지 시켜서도 먹을 줄 안다. 앞서 이야기한 홍어회돔배기 같은 걸 생각해 보라. 일본도 애초부터 활어회를 싫어한 게 아니라 운송 문제도 있고, 활어를 직접 내륙에 실어나르려면 안 그래도 비싼 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때문에 선어회를 주로 먹던 것이고, 이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선어회의 맛이나 식감이 활어회를 넘어설 정도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큐슈 쪽 해안도시에서는 고등어 활어회를 파는 곳도 종종 볼 수 있다. 고등어는 '살아있을 때도 썩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패가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숙성시켜서 먹기는 힘들다. 일본에서도 식초에 절여서 시메사바로 먹거나 후쿠오카처럼 신선한 고등어를 바로바로 구할 수 있다면 활어회로 먹거나 한다.[8]

일본와사비를 약간 얹어서 간장만 찍어 먹는 반면[9] 한국에서는 초고추장이나 양념한 된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으로 싸먹기도 하고, 매콤한 양념에 무쳐내기도 하고, 물회처럼 국물이 흥건한 회 요리도 있다. 밥 위에 회와 채썰은 채소를 얹고, 초고추장을 넣어서 비벼먹는 회덮밥도 있다. 일본사시미를 응용한 요리라면 역시 생선초밥. 일본이 생선살 본연의 맛에 최대한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면 한국은 다양한 활용에 더 신경 쓴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일본은 회가 비싸서 한두 점도 벌벌 떨면서 먹으니까.

정확히 이야기하면 일본에도 사시미가 있는가 하면 회도 있다. 사시미(さしみ)는 한자로 刺身라고 쓰고 회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한자로 膾라고 쓰고 나마스(なます)라고 읽는다. 차이는 사시미는 날것 그대로 내는 음식인 반면, 나마스는 애초에 사시미에 양념을 해서 나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육회일본에서 보면 나마스에 속한다.

종류

그냥 날고기를 그대로 썰어내는 회도 있지만 알고 보면 종류가 다양하다.

  • 막회 : 생선을 몸통 방향에 직각으로 썰어낸 것. 세꼬시는 잔가시가 남아 있는 상태로 회를 치지만 막회는 잔가시까지 발라내고 회를 치는 게 차이다.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을 뿌려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이런 식으로 먹는 걸 막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 무침회 : 초고추장을 주요한 양념으로 해서 회와 채썬 채소를 넣어 무쳐 먹는 회로, 물회의 국물 없는 버전이라고 해도 좋다. 여기다가 밥을 추가하면 한국식 회덮밥이 된다.
  • 물회 : 국물이 있는 회. 보통은 초고추장설탕이 주요한 국물 재료이고, 여기에 회와 채썬 채소를 넣고 말아서 먹는 식이다. 사이다를 넣는 곳도 있다.
    Mulhoe.jpg
  • 삭힌 회 : 홍어회처럼 푹푹 썩혀서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하는 그로테스크한 회도 있다. 아무 생선이나 삭힌다고 회로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연골어류가 삭혀서 먹을 수 있는데, 연골어류는 삼투압이 해수와 같은 정도로 맞춰져 있는데 이를 위해 요소가 몸 안에 많이 들어 있으며 이 때문에 부패가 아닌 발효를 일으킨다. 암모니아 냄새가 물씬 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해산물을 삭혀서 날것으로 먹는다는 점에서는 젓갈과 사촌지간이라 할 수 있지만 젓갈소금을 팍팍 넣어서 썩지 않고 발효가 되도록 만드는데 반해 홍어회는 소금을 치지 않고 그냥 썩혀서 만든다. 안동의 돔베기도 상어를 약간 삭힌 것.
  • 세꼬시 : 큰 뼈만 발라낸 다음 잔가시째 그대로 몸통 방향에 직각으로 썰어 낸 것.
  • 숙회 : 문어와 같은 일부 해산물은 익혀서 썰어내는데 이런 것을 숙회(熟膾, 익힌 회)라고 한다. 날것은 아니지만 먹는 방식은 회와 거의 같다.
    문어 숙회.
  • 아부리 사시미 : 아부리(炙り)는 불에 직접 굽거나 그을리는 것을 뜻한다. 겉표면을 모두 익히는 타타키와는 달리 한쪽면, 주로 껍질이 있는 쪽만 불에 그을려서 기름이 바깥으로 올라오게 한 것. 기름기가 많은 등푸른 생선이 주로 쓰인다. 지글지글하게 기름이 끓는 모습이 입맛을 돋운다. 아예 테이블에 회와 토치를 가져와서 그 자리에서 바로 그을려줌으로써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 초회 : 식초레몬즙처럼 산성 용액에 담가서 살균을 하고 보존성을 높이는 회. 이탈리아육회라 할 수 있는 카르파초일본시메사바가 여기에 속한다.
  • 타타키 : 회의 겉만 불로 살짝 익히고 안쪽은 회의 상태를 유지한 것. 참치 타타키참치전문점이나 초밥집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참치 타타키.

각주

  1. 냉장차 및 수조차로 운반하는 지금과는 달리 옛날에는 생선이 쉽게 상했으므로 발효시키거나 식초에 담그거나 하는 식이 많았다.
  2. "비 오는 날에는 생선회를 피해야 할까?", 한겨레, 2015년 6월 11일.
  3. 요즈음에도 야생 멧돼지로 육회를 해먹었다가 선모충에 감염된 사례들이 보도된다. 집돼지든 멧돼지든 농장에서 사육한 거라면 사료를 먹여 통제된 환경에서 키우므로 기생충 문제에서는 안전한다.
  4. 어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물고기 살 속의 아미노산이 최대치가 되는 시기는 사후 24시간 정도인데 사후경직은 보통 상태라면 6시간 정도가 정점이고 이후 서서히 풀어진다.
  5. 숙성을 통해서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많아지는 과정은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하는 일종의 자가소화 과정이므로 조직은 물렁해진다. 육고기는 결합조직이 훨씬 단단해서 며칠씩 숙성을 해도 쉽게 물컹해지지 않지만 물고기는 연해지는 속도가 빠르다. 여기에 사후경직까지 풀리면 금세 물컹해진다.
  6. "선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7. 이 두 가지는 발효시킨 회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래도 지금처럼 냉장차나 수조차로 운송하는 게 아니었던 옛날부터 내륙에서도 먹었던 것인지라, 발효나 반건조를 통해서 보존 기간을 늘리는 방법이 필요했다.
  8. 큐슈 북부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회로 먹는 부위에 기생충이 없지만 태평양 쪽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기생충이 우글우글하기 때문에 바로 회로는 못 먹고 시메사바라고 해도 한 번 냉동을 해야 한다. 심지어 시메사바를 만들 때에도 반드시 24시간 이상 냉동을 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시메사바 항목 참조.
  9. 한국에서는 간장와사비를 풀지만 일본에서는 그렇게는 잘 안하고 와사비를 약간 떼어내서 회에 살짝 얹어먹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