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스너우르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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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sner Urquell. 이 이름은 사실 독일어화된 것이고 체코어 오리지널로는 Plzeňský Prazdroj.

체코필스너 맥주. 이름 자체가 필스너인데 다른 종류겠어? 단지 필스너 맥주인 정도가 아니라 필스너의 원조이고 페일라거의 원조이기까지 하다. 이 맥주의 이름도 해석해 보면 대놓고 '필스너의 원조'라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원조집이 맛이 없는 데가 많은데 말이야. 그 전까지 이 동네의 맥주는 상면발효법이었고, 품질이 워낙에 들쭉날쭉이라 필젠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보다 못한 이 지방 정부에서 절주 캠페인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아예 팔 걷어붙이고 직접 만든 게 바로 필스너 우르켈이다. 그래서인지 2015년 중반부터 한국에 들어오는 새로운 캔맥주 패키지 뒷면에는 'The Citizen's Brewery of Plzeň'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우리 말로 풀어 보면 플젠의 시민 양조장. 하지만 1999년에 SAB밀러에 인수되었다가 2017년에는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인수했다.[1] 그 이후로 해외 판매량이 쑥쑥 늘어나서 2000년 이후에는 체코에서 가장 많이 수출되는 맥주가 되었다.

맥주를 따라 보면 황금빛이 영롱한 색깔에 점도마저 느껴진다. 맥주의 거품이 끈적끈적한 액을 타고 느릿하게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일단 색깔과 진한 모습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한국의 묽은 말오줌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너무 강렬해서 거부감이 일 정도인데, 익숙해지면 다른 라거 맥주는 싱거워서 못 마실 정도가 된다. 걱정마 아직 에일이 있잖아.

매쉬의 일부를 달이는 디콕션을 세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매쉬를 불길에 노출시킴으로써 살짝 태우는 기법을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불맛이 살아 있어요! 이때문에 맥주의 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캐러멜화 반응에 따른 특유의 씁쓸한 뒷맛이 나온다. 알코올 함량이 7~8%를 넘어가는 고알코올 맥주를 제외하고는 라거 맥주 계열 중에서는 가장 강렬한 풍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맛으로 말하자면, 혀끝에 닿는 첫 느낌은 마치 생보리를 그대로 입으로 훑어먹는 듯하다. 몰트 특유의 날카로운 향미가 그대로 살아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을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체코의 노블 홉이 특유의 고급스러운 쓴맛을 발산해 낸다. 맥주가 목으로 넘어간 뒤에도 몰트 특유의 묵직한 맛과 의 잘 익은 그레이프푸르트 맛이 길고 시원한 여운을 남긴다. 필스너의 원조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일본필스너로 인기 절정인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가 어딘가 여성스러운 섬세함을 가진, 잘 길들여진 말쑥한 맛이라면 이 맥주는 뭔가 터프가이다. 고급스러운 터프함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듯하다. 터프한 양아치 말고, 터프한데 스타일 멋진, 그리고 사귀어 보면 은근히 섬세한 면이 느껴지는 풍모다. 최초의 필스너이자 최고의 필스너라도 해도 과장이 아닌, 원조 다운 품질을 보여준다. 원조 구실 못하는 한국의 몇몇 음식점들에게는 삼가 조의를 표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보기 그리 어렵지 않다. 마트에도 있고 편의점에도 있다. 편의점에서도 네 캔에 만원 하는 행사를 종종 하는 편이다. 요즘은 체코코젤 흑맥주를 갖다 놓은 곳도 꽤 있는데, 운때 좋으면 필스너우르켈 두 개에 코젤 두 개 해서 네 개 만원에 사면 체코필스너흑맥주를 같이 즐길 수 있다. 둘 다 강추할 만한 맥주. 생맥주을 중심으로 점점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은 많지 않다. 2014년에는 이태원에 팝업 매장을 오픈한 적도 있다. 운 좋게 필스너 우르켈 생맥주 파는 곳을 봤다면 한 번쯤은 마셔 보자. 앞서 언급한 특징 때문에 라거 계열로는 강렬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많이 엇갈리는 편이다. 특히 한국 맥주에 길들여진 입맛 때문에 필스너우르켈은 너무 드세서 싫다는 사람들도 많다.

각주[편집]

  1. 아사히 슈퍼드라이 만드는 그 회사 맞다. 그래서 2019년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불매운동의 타깃으로 필스너우르켈도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