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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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하면 불의 맛. 물론 불의 맛은 볼 수 없다. 일단 불이 입에 들어가면 입 안팎이 홀라당 타버릴 게 뻔하므로 불맛은커녕 당분간은 입으로 이무 것도 못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방법이 없는건 아닌데, [1]과 같이 증류주 중에서도 독한 알코올 도수를 자랑하는 은 불을 붙이면 표면에 약하게 불이 붙는다. 이걸 원샷하면 불을 마실 수 있다. 칵테일 중에도 마무리로 이렇게 위에 불을 붙이는 것들이 있다. B-52가 그 대표격. 중국의 백주도 대체로 50도가 넘어가기 때문에 불을 붙이면 붙는다. 하지만 원샷으로 입에 털어넣는 순간 불이 바로 꺼지므로 사실 불맛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곡예사들 중에 불을 입에 넣는 묘기를 보여주는 이들도 있지만 이건 고도의 훈련과 연습을 거친 것이므로 절대 따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불맛은 이 뜻이 아니다. 강한 열로 음식을 익힐 때 표면이 살짝 타면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향미를 뜻하는 말이다. 마이야르 반응과는 다르고 정말로 표면이 살짝 타면서 만들어내는 맛이다. 그렇다고 너무 타면 불맛이 아니라 그냥 잿더미를 먹는 꼴이 되며 쓴맛만 많이 난다. 훈제향과는 또 다른 게, 훈제는 연기를 잔뜩 쐬어서 연기의 향이 많을 뒤집어 씌우지만 불이 직접 닿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표면을 살짝 태우는 효과는 나지 않는다.

연탄이나 숯불을 써서 구우면 불맛을 낼 수 있다. 이들은 아주 강한 화력을 내면서도 불꽃이 작기 때문에 불맛을 내기에 좋다. 우니나라에서 연탄구이나 숯불구이가 인기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이것들도 고기를 구울 때는 기름이 아래로 떨어져서 불을 내며 이 불은 기름이 타는 거라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잘 누그러뜨려 줘야 한다. 보통은 공기구멍을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음식점마다 빠르게 불조절을 하는 다양한 방법을 쓰는데, 숯불에 물 스프레이를 살짝 뿌려서 누그러뜨리기도 하고, 쌈채소로 나오는 상추를 얹기도 한다.

석쇠를 써서 연탄이나 숯불에 구워냈을 때에도 불맛이 나지만 가장 잘 알려진 불맛은 중국식 두꺼운 프라이팬, 즉 웍(wok)을 아주 강한 불로 달군 다음, 여기에 재료를 볶아낼 때 나는 특유의 불맛이다. 가스불의 화력을 강하게 올린 다음 웍을 다루는 손기술로 재료를 공중으로 띄워 불이 닿도록 하는 방식으로 불맛을 진하게 내는 방법도 있다. 다만 요즘은 불맛 향료도 나오는 판이라[2] 불맛이 좀 난다고 해서 정말로 웍을 제대로 써서 불맛을 낸 건지 믿을 게 못 된다.

각주[편집]

  1. 바카디 151은 알코올 도수가 무려 75.5%다.
  2. 그러다 보니 심지어 라면에서도 불맛이 난다. 예를 들어 프리미엄 짬뽕라면이나 짜장라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