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스톤 서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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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stone Circuit.

영국 노샘프턴셔의 실버스톤과 위틀버리(Whittlebury)에 걸쳐 있는 모터레이싱 서킷. 포뮬러 1 영국 그랑프리 개최지로 잘 알려져 있으며, 1950년에 포뮬러 1 월드 챔피언십 첫 경기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계속 실버스톤에서만 열린 건 아니고, 1955년부터 1986년까지는 브랜즈해치와 왔다갔다 하다가 1987년부터 실버스톤에서 죽 열리고 있다. F1 말고도 BTCC, 실버스톤 6시간 내구 레이스와 같은 이름난 경기들이 이곳에서 열린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서킷이긴 한데, 시설은 오래 된 만큼 무척 구리다.[1] 50년 이상을 F1까지 소화해 온 피트 빌딩은 블럭 벽돌로 지은 단층 건물이다. VIP들의 돈지랄 장소인 패독 클럽도 그 위에 가건물을 지어서 운영해야 했는데, 버니 에클레스톤이 각종 구린 시설에 빡쳐서 돈 발라서 시설 개선 제대로 안하면 2009년부터 개최지를 도닝턴파크로 옮기겠다고 지랄지랄 협박한 끝에 새로 크고 아름다운 피트 빌딩을 지었다. 이 건물은 F1 같은 아주 메이저급 경기를 할 때만 쓰인다. 그리고 도닝턴파크는 서킷 개보수에 필요한 돈을 확보하는 데 실패해서 개최지 탈취를 포기했다. 피트가 두 개 있는 셈인데, 영국 그랑프리 할 때에는 F1은 새 피트를, GP2GP3를 비롯한 서포트 경기는 옛날 피트를 사용한다. 그런데 새 피트 쪽으로는 주차 시설도 별로 없고 그나마 있는 공간은 모터홈이 싹 잡아먹어 버리기 때문에 팀이든 오피셜이든 차량은 모두 구 피트 쪽 주차장에 세우고 셔틀버스로 새 피트로 넘어와야 한다. 덕택에 얼굴 잘 알려진 F1의 주요 팀 관계자들과 함께 버스를 탈 수도 있다.

피트는 레이아웃도 좀 남다른데, 보통은 피트 빌딩 옆에 피트레인이 있고, 피트레인을 가로지르면 피트월이 바로 나오는데, 실버스톤의 새 피트는 피트레인과 피트월 사이에 거리가 좀 떨어져 있다. 게다가 피트레인보다 피트월 쪽이 조금 높은 게 보통인데 반해, 여기는 반대로 내리막 경사가 져 있는 잔디밭을 따라 내려가야 피트월에 닿을 수 있다. 이것 때문에 가끔 개그 장면이 벌어지는데, 결승 레이스 전, 그리드로부터 팀 스태프와 장비들이 철수할 때에는 오히려 그리드 출구(그리드 게이트)에서부터 피트레인까지가 오르막이 된다. 타이어를 쌓아놓은 트롤리나 각종 무거운 장비를 밀면서 이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게 장난 아니게 힘든지라, 낑낑대는 모습은 물론 너무 힘쓰다가 넘어지는 스태프들도 있다.[2]

서킷 말고도 내셔녈모터스포츠 스쿨과 각종 모터스포츠 관련 시설들이 있고, 서킷 정문 길 건너편에는 포스 인디아의 팩토리가 있다. 런던에서는 대략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지만 고속도로를 빠져 나오고 나서는 작은 시골 도로이기 때문에 F1과 같은 메이저급 경기가 열리면 헬게이트 확정. 인근에 F1 팀 팩토리를 비롯해서 모터스포츠 팀이나 회사들은 여럿 있는데, 그밖에는 개뿔 뭐 없는 촌동네다. 가장 가까운 도시는 밀턴케인스인데, 차로 한 시간은 가야 한다. 덕분에 여기는 메이저 경기가 열릴 때는 호텔 요금이 두 배로 뛰고 난리도 아니다. 자세한 것은 밀턴케인스 항목 참조.

각주

  1. 여기 말고도 유럽의 전통 있는 서킷들은 심지어 F1을 개최하면서도 시설이 구린 곳들이 많다.
  2. 2012년 영국 그랑프리포메이션 랩을 앞두고 서킷에서 장비를 가지고 철수하던 윌리엄스 팀 미캐닉 한 명이 오르막길에서 넘어졌는데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