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그랑프리

Monaco Grand Prix.

프랑스 남쪽의 도시 국가인 모나코공국에서 개최되는 포뮬러 1 자동차 경주. 포뮬러 1 월드 챔피언십의 라운드이며, 포뮬러 1 최고의 경기로 꼽힌다. 이 경기와 함께 인디500, 르망 24시를 모두 우승한 경력이 있는 것을 모터스포츠 트리플 크라운으로 꼽힌다. 역사상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는 그레이엄 힐 딱 한 명 뿐이다. 두 가지를 우승한 선수는 몇 명 있다.

모나코공국으로서는 카지노와 함께 나라를 먹여살리는 정말 중요한 상품이다. 카지노가 나라를 먹여살리고 모터스포츠 경기가 최대 이벤트라는 점, 도시 중심의 도로를 막고 열리는 스트리트 서킷 경기라는 점에서는 마카오 그랑프리도 비슷해서 마카오 그랑프리를 '아시아의 모나코 그랑프리'로 부르기도 한다. 다만 서킷 주변의 모나코가 훨씬 예쁘다. F1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모나코 그랑프리는 최고의 상품으로, 다른 개최지에서 엄청난 개최료를 뜯어내는 F1이 모나코한테는 개최료를 한 푼도 안 받는다. 모나코에서 "나 안 해!" 하고 질러버리면 타격이 엄청난지라... 그리고 흥행 자체가 워낙 대박이라 개최료를 안 받아도 많은 수입이 나온다.

모나코 그랑프리는 다른 F1 경기에 적용되는 규칙에 예외가 여러 가지 있다.

• 첫 날 연습주행이 목요일에 있고 금요일에는 쉰다. 예전에는 종교 문제 때문이라는 설이 나돌았지만 특별한 근거가 없다. 참고로 모나코는 헌법 제1장 제9조에서 로마 가톨릭을 국교로 정하고 있다.
• 레이스 거리가 짧다. 규정으로는 어떤 서킷이든 305km를 넘는 가장 적은 랩 수가 레이스 거리가 되지만 모나코는 260 km를 넘는 가장 적은 랩 수(78 랩)로 예외 규정이 있다.
• 피트레인 속도 제한이 100 km/h였을 때에는 모나코만은 80 km/h였다. 지금은 전부 80 km/h.

그밖에도 F1 규정을 보면 갖가지 자잘한 'except Monaco' 조항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최다 우승자는 아일톤 세나로 모두 6번 우승했다. 7번이나 월드 챔피언을 차지했던 미하엘 슈마허도 5번에 그쳤다. 현역 중에는 한때 맥클라렌에서 철천지 원수였던 두 남자 루이스 해밀턴과 페르난도 알론소가 2번씩 우승했으므로 세나와 동률을 이루려면 앞으로 4번 더 우승해야 한다. 안될꺼야 아마. 지금까지도 못했는데.

스트리트 서킷으로 좁은 노폭과 사방이 빌빌 꼬인 트랙의 특성 때문에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그만큼 도전 정신에 넘치는 드라이버들에게는 가장 우승하고 싶은 서킷으로 손꼽힌다. 물론 월드 챔피언이 가장 차지하고 싶은 자리지만 모나코 그랑프리 우승은 남다른 대접을 받기 때문에 한 번 우승할 수 있다면 모나코에서 우승하고 싶어 하는게 F1 드라이버 누구나의 마음. 엄청난 횟수의 기어 체인지로 트랜스미션에는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데, 반면 풀 스피드로 쏠 기회가 많지 않고 코너들은 대체로 저속이라서 엔진이나 브레이크, 타이어에 미치는 부담은 다른 서킷에 비해 오히려 적은 편이다.

표값도 비싸지만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스트리트 서킷인지라 주변에 즐비한 고급 주택과 음식점, 술집에서도 경기를 관전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임대료나 밥값 술값은 어마어마하게 올라간다.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이런 건물에서, 혹은 옥상에서 유유히 술잔을 들고 경기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요트 정박장이나 수영장도 지나가기 때문이 수영복 차림으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도 중계 카메라에 잡힌다. 모나코 시내에 집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경기 기간 중에 엄청 비싼 임대료를 받고 자기는 다른 데로 놀러가는 사람들도 많다. 온갖 셀러브리티들도 우우 몰려들기 때문에 중계 카메라에 종종 잡히는 셀럽들 보는 것도 막간의 꿀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