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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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8월 15일 (수) 13:51 판

Prosciu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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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생햄. 스페인하몽과 함께 고급 생햄으로는 가장 유명하다. 돼지고기 뒷다리를 주 원료로, 소금에 2~3달 정도 절인 다음 그늘에서 발효 및 건조 숙성 과정을 거쳐서 만든다. 즉 익히지 않은 생고기 상태로, 역시 먹을 때에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얇게 썰어서 먹는다. 대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1. 소금물에 다리를 담가서 절인다. 이 때 돌 같은 것으로 눌러서 피가 빠져나오게 한다. 다만 너무 무겁게 눌러서 뼈가 부러져서는 안 된다.
  2. 2~3개월 정도 염장한 다음에 여러 번 씻어서 표면의 과도한 소금기를 제거한다.
  3. 이제 다리를 어둡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걸어 놓고 숙성에 들어간다. 프로슈토라고 명함을 내밀려면 1년 이상 숙성해야 하고 고급품은 2년까지도 간다.

당연한 얘기지만 숙성 과정이 길수록 비싸다. 숙성 과정에서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관건이나 너무 따뜻하면 부패하기 쉽고, 습도가 너무 낮으면 수분이 빨리 증발해서 너무 딱딱해져버린다. 즉 좀 습하고 시원한 정도가 숙성에는 최적. 다리를 통째로 만들기 때문에 출하될 때에도 뼈가 들어 있는 다리 한짝 단위로 판매된다. 시중에 슬라이스한 상태로 포장해서 파는 제품들은 이걸 육절기로 저며서 다시 진공포장한 것.

프로슈토로 가장 유명한 지역은 파르마와 산 다니엘레이며 그밖에도 여러 지방에서 프로슈토를 만들고 있다. 산 다니엘레는 먹이에 도토리를 섞어서 기르는데 이 점은 하몽과 공통점이 있다. 파르마는 파르미치아노 레치아노 치즈로 유명한 곳으로 돼지에게도 먹이에 이 치즈를 만들 때 고형분을 건져내고 남은 유장을 섞어서 먹인다. 그밖에도 토스카나, 모데나를 비롯해서 프로슈토를 만드는 지역은 많지만 앞서 언급한 두 곳이 명성의 명성에는 못 미친다. 프로슈토는 그 자체로는 지리적표시제 보호를 못 받다 보니까 방부제와 발색제를 첨가해서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하는 프로슈토도 볼 수 있다. 코스트코에 가 보면 저렴한 미국산 프로슈토를 볼 수 있는데 방부제와 발색제가 들어간다. 굳이 장점을 따지자면 값이 싸고 덜 짜다는 정도다. 진짜 제대로 만든 프로슈토는 다리 한짝에 100만 원 이상은 나간다.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육절기로 얇고 길게 썰은 다음, 손가락 굵기의 긴 봉 모양 과자빵인 그리시니(브레드스틱)에 칭칭 감아서 먹는 게 이탈리아에서 널리 먹는 방법이다. 하몽이 보통 칼로 조금 두툼하게 저며서 먹는 것과는 다르다. 얇게 썬 프로슈토를 접시에 담아서 올리브유만 조금 뿌려서 먹기도 하고 샌드위치피자에 넣어 먹기도 한다. 그냥 먹기에는 꽤나 짠데, 익히거나 방부제를 사용한 게 아니라 자연 발효 숙성 방식으로 만드는 거라 염장을 할 때 웬만큼 짜게 하지 않으면 썩어버리니 어쩔 수 없다. 그리시니올리브유, 과 함께 먹으면 짠맛도 완화하는 효과도 있고, 맛 자체의 어울림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