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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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3월 6일 (화) 09:18 판

すすきの(薄野)[1]

스스키노의 아이콘과도 같은 스스키노빌딩의 낮 모습.
밤에는 이렇다.

일본 삿포로시에 있는 환락가. 삿포로는 물론 당연히 홋카이도 전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환락가이고, 도쿄 신주쿠가부키쵸, 후쿠오카시나카스와 함께 일본 3대 환락가로 꼽히는 곳이다. 오사카는 왜 없지? 토비타신치가 있는데 거긴 환락가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성매매 집결지잖아.[2] 사실 행정구역상 정식 지명은 아니지만 지하철 스스키노역도 있고, 스스키노 교차로도 있다. 스스키노관광협회에서는 남북으로는 미나미욘죠(南4条)부터 미나미로쿠죠(南6条) 사이, 동서로는 니시니쵸메(西2丁目)부터 시니로쿠쵸메(西6丁目) 사이를 스스키노의 범위로 정하고 있다.

원래는 유곽촌이 형성되어 있다가 지금도 소프란도촌이잖아. 근처에 소학교와 여자직업학교가 있다는 이유로 여론이 나빠짐에 따라서 1901년부터 정부에서 유곽 이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업주들의 반발로 몇 차례 난항을 거듭하다가 결국 1920년대에 와서야 어찌 어찌 옮길 수 있었다. 유곽이 다른 곳으로 옮겨간 후에도 각종 음식점과 요정, 카페가 그 자리를 메웠고, 나이트클럽과 댄스홀도 들어서면서 유곽만 없다 뿐이지 다시 환락가로서 모습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60년대 삿포로 동계올림픽을 타고 관광객이 몰리면서 다시 한번 성장했고, 80년대에는 비즈니스 호텔도 속속 생기고 천연온천까지 발견되면서 더더욱 커져서 지금과 같은 거대한 환락가를 이루게 되었다.

사실 도시의 규모로 본다면 삿포로가 도쿄에 비할 바 아니고 경제력으로 본다면 후쿠오카에도 밀리는 형편이지만[3] 스스키노의 거대하고 화려한 모습은 결코 다른 두 환락가에 꿀리지 않으며 어떻게 보면 중심부의 현란한 풍경을 보면 셋 중에 가장 규모가 큰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스스키노역 교차로 주위에는 대형 광고판들이 즐비하며 일본의 주요 맥주 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여기다 크고 아름다운 광고판들을 운영하고 있다. 일단 이 거대하고 현란한 비주얼에서부터 보는 사람들을 입 벌어지게 한다. 아무래도 관광이 주요한 수입원인 도시이다보니 환락가도 유난히 발달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삿포로눈축제 때는 일본 전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까지 뒤섞여서 그야말로 인산인해.

사실 가부키쵸나카스는 대로변에 대놓고 풍속점의 막장 소프란도 간판까지 걸어놓는 모습은 보기 힘들지만 스스키노는 소프란도 간판까지도 대로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것도 아주 크고 아름다운 간판까지 볼 수 있을 정도. 대로변은 아니지만 건물 바깥에 상당히 노골적인 안내문을 불여 놓은 것도 종종 볼 수 있는데. 남녀노소들이 그 주위를 그냥 지나다닌다. 역시 성진국. 소프란도까지 있을 정도면 없는 풍속점이 없을 것이라는 것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병원, 클리닉, 간호학원과 같은 타이틀을 걸어놓은 곳도 있는데 알고 보면 다 풍속점이다... 아프다고 여기서 병원 간판에 속아 들어갔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런 정도의 풍속점이 아니더라도 야한 옷을 입은 여성들이 서비스를 하는 바인 이른바 걸스 바(girl's bar)도 많이 있는데, 심지어는 대로변에서 그냥 대놓고 영업을 하고 있어서 창 너머로 엉덩이를 노출한 바니걸 옷 입은 여성들이 호객도 하고[4] 업장을 돌면서 손님들하고 말상대하는 모습도 대로변에서 훤히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식으로 야한 옷 입고 1층에서 장사하는 바들이 대로변에 여럿 있고, 체인점으로 여러 지점을 거느린 곳들도 있다. 이런 곳들은 외국인들도 아무 지장 없이 출입할 수 있고 외국인 손님들 모습도 종종 보이는가 하면 아예 바깥에 영어로 된 안내 간판을 놓고 있기도 하다. 종업원들이 옷은 야하게 입지만 만지거나 하는 게 허용되는 건 아니다.

확실히 3대 환락가 중 스스키노가 뭔가 좀 더 노골적이고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곳저곳 건물 밖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서도 계속해서 풍속점에 관련된 광고들과 업소의 여성들 소개가 거하게 나온다. [5] 과연 전광판의 그 여자들이 진짜로 나올 거라는 기대를 하신다면 너무 순진하신 거지. 있더라도 지명하려면 겁나 비쌀 걸? 전광판을 유심히 보면 대부분 광고들이 무슨무슨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풍속점을 여러 개 거느리고 있는 덩치가 큰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인구로 보나 경제 규모로 보나 전혀 비교 자체가 안 되는 도쿄의 최대 환락가 가부키쵸와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는 크고 아름다운 스케일을 자랑한다.

성적 자유의 여신상이라카더라.

일본의 환락가라면 어김없이 있는 무료안내소도 정말 사방에 널려 있다. 일본 풍속점은 외국인은 안 받는 게 보통이지만, 요즈음은 외국인들을 받는 곳도 있긴 한 것 같다.[6] 무료안내소 중에도 영어로 안내를 써붙여 놓은 곳도 드물게 있다. 업소에 손님을 소개해 주고 리베이트를 받는 구조인데. 그렇다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업소로 바로 가면 바가지 제대로 쓴다고 한다. 무료안내소를 이용하면 미리 가격을 협상해 놓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나보다. 뭐가 캥기기에 남한테 들은 얘기처럼 쓰냐.

유흥업소만 있는 것은 아니고 갖가지 술집, 바, 음식점도 많이 들어차 있다. 먹고 마시고 하고 또 먹고 마시고 하고, 그런 거 아니겠어? 유명한 음식점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풍경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줄서 있는 가게가 있을 정도다. 환락가답게 심야 또는 밤샘 영업을 하는 곳도 많다. 라멘 요코쵸(ラーメン横丁)라는 라멘골목도 있는데 이 작은 골목안이 정말로 작은 라멘 가게들로 꽉 차 있다. 때문에 풍속점 아니더라도 밋있는 것을 먹거나 술 한잔 하러 가기에도 좋다. 새벽이나 아침까지 하는 가게들이 많기 때문에 심야 시간에는 닥치고 스스키노. 치안도 비교적 좋은 편인데, 삿포로시 쪽에서는 늦은 시간에 여자끼리 다녀도 괜찮을 정도라고 자신한다. 어쨌거나 너무 으슥한 곳만 아니면 그렇게 불안하진 않는 듯.

삿포로역에서 시영 지하철 난보쿠센(남북선)을 타면 두 정거장이면 스스키노역에 도착할 수 있다. 걸어서 가도 20~30분 정도면 갈 수 있으니 짐이 많지 않고 지하철 요금 200엔이 아깝다면 걸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돈이 아까우면 아예 스스키노에 안 가는 게... 몇만 엔 털리는 거 금방이다. 삿포로역-오오도리역-스스키노역까지 지하도가 뚫려 있기 때문에 이쪽을 이용하면 날씨나 신호에 구애 받지 않고 편하게 걸어서 갈 수 있다. 대략 2~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순환선 노면전차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각주

  1. 한자 지명도 있지만 한자를 쓴 곳을 보기는 참 힘들다.
  2. 오사카는 키타신치라는 곳이 환락가로 손꼽히지만 3대 환락가만큼 인지도가 세지는 않다.
  3. 인구 수로 보면 삿포로후쿠오카 바로 다음이지만 경제력으로는 아무래도 밀리는 게 현실이다.
  4. 다만 밖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5. 다만 소프란도처럼 너무 센 것까지는 안 나온다. 하긴 소프란도에서 일하면서 전광판에 자기 얼굴 내긴 그렇잖아.
  6. 가부키초나카스도 외국인들을 받는 업소들이 있고 버젓이 영어나 한국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