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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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12월 16일 (토) 19:38 판

돼지뼈를 고은 국물[1]돼지의 여러 가지 내장 삶은 것과 순대 몇 조각을 넣어서 끓인 국. 서민들이 저렴하게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로 식사로, 술안주로 예나 지금이나 인기는 변함 없다. 진득하고 텁텁한 맛 때문에 애주가라면 소주 한 잔 생각이 저절로 나게 되는 마법의 국이기도 하고, 주당들은 보통 2차 3차를 지나서 거의 끝나갈 때쯤에 해장 겸 마무리 겸으로 순댓국집을 찾는다. 그래서인지 밤늦게까지 혹은 24시간 영업하는 순댓국집들이 많다.

사실 순대는 맛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순대는 거들뿐... 감자탕감자가 맛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순대는 오래 끓이면 안의 내용물이 대부분 빠져나오면서 모양이 망가지기 때문에 조리할 때 마지막에 넣고 한소금 끓이는 정도가 다라서, 맛이 우러나올 시간도 없다. 어차피 대부분 순대는 속재료가 당면이나 찹쌀에 약간의 돼지피 정도니 뭐 우러나올 맛도 별로 없지만... 국물 낼 때 쓰는 뼈와 내장, 그리고 이들의 누린내를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한 맛의 비결이다. 정말 잘 하는 집은 기기 막히게 누린내를 잘 잡는데 이게 돼지뼈 국물 맞나 싶을 정도다.

주문할 때 순대만, 내장만, 섞어서로 받는 곳이 많다. 취향에 따라 또는 비위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데,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국물 베이스는 같으므로 돼지뼈 국물이 가진 누린내는 기본으로 가지고 가야 한다.

재료의 신선도가 꽤 중요하다. 수입 재료 또는 냉동 재료를 쓴 순댓국은 누린내가 정말 장난 아니다. 이를 숨기기 위해서 매운양념과 들깨, 조미료를 많이 투척하게 되고, 결국 대체 뭘 먹고 있는지 그 정체조차 모르게 된다. 반면 신선한 좋은 재료로 잘 만드는 곳은 굳이 양념장 안 풀고 하얀 국물 상태로 먹어도 맛이 깔끔하다. 재료에 따라 정말로 극과 극이다.

부산돼지국밥과 비슷하지만 돼지국밥은 내장 대신 얇게 썬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는 게 기본이다. 돼지판 설렁탕이라고 보면 딱. 돼지국밥도 워낙에 종류가 많아서 내장이나 순대를 넣어주는 곳도 많지만 기본은 돼지 사골 국물 + 삶은 돼지고기다.

항상 새우젓과 갈은 들깨, 매운양념(다대기)이 비치되어 있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취향껏 들깨를 넣는다. 누린내가 싫은 사람은 좀 많이 넣는 편이고, 원래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안 넣는 사람도 많다. 매운양념도 역시 취향 따라 넣으면 된다. 아예 매운양념과 들깨를 잔뜩 집어넣어서 내는 순댓국집도 있는데 재료의 질을 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순대-국'은 사이시옷이 들어가서 순댓국이 되는데, '순대-국밥'은 사이시옷이 안 들어가서 그냥 순대국밥이 된다. 사이시옷은 뒤에 오는 초성이 된소리가 될 때 들어가는 건데, 순대국은 '순대꾹'으로 발음되므로 사이시옷이 들어가지만 순대국밥은 그냥 '순대-국밥'으로 끊어서 발음하기 때문에 사이시옷이 안 들어간다.

밥 대신 라면사리를 넣어서 제공하는 곳도 있다. 돈코츠라멘?

밴드 10cm는 순댓국 먹고 후식으로 아메리카노를 추천하신다.

각주

  1. 소 사골을 섞거나 소 사골로만 국물을 내는 곳도 드물게 있다. 체인점으로 운영되는 담소순대국은 소 사골과 돼지 사골 국물 중에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