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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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를 사용해서 발효시킨 젓갈. 작은 바다새우소금을 뿌려 가면서 독에 차곡차곡 담아 발효 숙성시킨다. 이 과정에서 새우 안에 있던 수분이 빠져나와서 국물이 생기는데, 국물만 짜서 액젓으로 주로 쓰는 멸치젓과는 달리 국물과 건더기 모두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담그는 때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지는데, 음력 5월에 담근 것을 오젓, 음력 6월에 담근 것을 육젓, 음력 8월 경 가을에 담근 것을 추젓이라고 한다. 토실토실한 새우의 모양이나 깔끔한 때깔로는 오젓이나 육젓이 좋고 값도 더 비싸다. 추젓은 새우의 크기가 작고 더 저렴하다. ‘육젓은 눈으로 먹고 추젓은 입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을다고는 하지만 추젓이 맛나다고 주장하는 쪽에서 만들어낸 얘기인 듯 딱히 널리 퍼진 말은 아니다. 다만 김장 양념으로는 추젓을 많이 쓰는데 많은 양을 필요로 하므로 육젓을 쓰기엔 비싸기도 하고, 어차피 갈거나 다져 넣고 삭혀서 먹는 거라 육젓을 쓰나 추젓을 쓰나 그게 그거라고 한다. 정도로 추젓도 맛이 좋다. 수육과 곁들이거나 보쌈, 순댓국 같은 곳에 넣어 간을 맞추거나 양념해서 그냥 먹기에는 통통하고 깔끔한 육젓의 완승이다.

새우젓 그대로 먹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한국음식에서는 가장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젓갈 중 하나다. 양념이나 소스로 분류해도 좋을 정도인데, 김치에는 일단 멸치젓과 함께 필수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금 대용으로 즐겨 사용되어 각종 무침 요리에 간을 맞추고 맛을 더하기 위해서도 사용되고, 순댓국이나 돼지국밥을 비롯한 각종 국밥의 간을 맞출 때에도 쓰이며, 족발이나 수육 같이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로도 쓰인다. 특히 돼지고기와 궁합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우젓에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 지방 분해효소인 리파아제가 많아서 소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 그런데 이런 이유라면 돼지고기 말고도 다른 고기의 소화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다.

채소를 볶을 때도 잘 어울리는데 특히 청경채를 새우젓과 마늘 정도만 넣고 기름에 볶아도 아주 맛있다. 집에서도 정말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고 맛도 좋다.

새우 자체가 원래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식재료인데 발효 과정을 거쳐서 감칠맛이 굉장히 좋아진다. 광범위한 쓰임새로 가장 사랑 받는 젓갈이기도 하지만 특유의 짜고 묘하게 비린 향이 진하게 나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호남지역에는 토하젓이라는 게 있는데, 민물에서 나는 새뱅이[1]를 사용한다. 토하젓은 고기를 찍어먹거나, 밥에 얹어서 먹거나 하기 때문에 새우젓과는 쓰임새가 약간 다르며, 양념에 버무려서 내는 게 보통이다. 특히 호남 지역의 음식점에 가면 반찬으로 토하젓이 나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게 내오는 토하젓은 젓갈에 찹쌀밥과 소금, 고춧가루를 넣어 맛을 내고 찧거나 갈아서 만든다.[2]

각주

  1. 호남 지역에서는 생이 혹은 또랑새우라고도 부른다. 오염에 민감해서 맑은 계곡물 같은 데에서 주로 서식한다. 원래는 이름처럼 도랑에서도 살았는데 요즘은 농사에 농약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까 농약에 민감한 또랑새우를 보기가 힘들어졌다고 한다.
  2. 남도의 토하젓이 유명하긴 하지만 원료인 새뱅이는 남도에서만 나는 건 아니다. 충청도는 새뱅이로 찌개를 끓여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