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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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漬け。하지만 보통 차를 높여서 お茶라고 부르는 게 보통이라서 차즈케도 오차즈케(お茶漬け)라고 부를 때가 많다. 정확한 일본어 발음은 챠즈케에 가깝다. 교토 일대를 중심으로 간사이 지방에서는 부부즈케(ぶぶ漬け)라고도 부른다. おぶぶ가 お茶의 교토 사투리인데,[1] 부부즈케라고 부를 때는 앞에 お는 잘 붙이지 않는다.

일본의 간단 요리. 그릇에 밥을 놓고 녹차 우린 물을 부은 다음 후리가케를 뿌려서 먹는다. 쉽게 말하면 찻물에 밥 말아먹는 거다. 감칠맛을 좀 더 주기 위해서 가쓰오부시 육수 + 녹차로 만드는 게 보통이며 심지어는 아예 차를 쓰지 않고 가쓰오부시 국물만 쓰거나 하는 음식점도 있다. 아침에 간단하게 먹거나, 마시고 난 다음 마무리로 많이 먹는다.[2] 그래서 뭔가 자리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오사카교토 쪽에는 전문 음식점도 있어서 갖가지 종류의 오차즈케를 파는데, 재료도 좀 더 많이 들어가고 가격도 비싸다. 여러 가지 오차즈케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세트도 있다. 그러나 묘하게도 간단하게 만드는 오차즈케가 더욱 맛있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일본에는 아예 다시마가쓰오부시를 차와 함께 우려낸 찻물 분말스프와 후리가케가 1인분씩 포장되어 있는 오차즈케 제품도 있다. 더운물에다가 스프 풀고 밥에 부은 다음 후리가케 뿌리면 끝이다. 이미 지어놓은 밥이 있거나 즉석밥을 사다가 만들면 라면도 울고 갈 패스트푸드다.

응용

나고야장어덮밥히츠마부시덮밥을 4분의 1씩 덜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오차즈케 방식이다. 히츠마부시를 낼 때 녹차도 함께 나오는데, 덮밥의 4분의 1을 그릇에 옮겨 담은 다음 찻물을 부어서 오차즈케로 먹는다. 원래 히츠마부시는 손님에게 내기에는 너무 크고 두툼한 장어를 직원들이 먹었던 것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직원들이 먹는 건 손님에게 나가는 것처럼 시간가 정성을 들이기는 어려우므로 빨리 굽다 보면 비린내가 조금 남아 있어서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오차즈케로 해먹었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고야 인근의 아이치현이나 미에현 지역에는 히츠마부시를 간략화한 우나기마부시동(鰻まぶし丼)이란 장어덮밥이 있는데, 다른 그릇에 옮겨담지 않고 처음에는 보통 장어덮밥처럼 먹다가 찻물을 부어 오차즈케로 먹는다.

사시사철 뜨거운 녹차를 붓는 것이 보통이지만 한여름에는 차가운 녹차 또는 보리차를 쓰기도 한다. 그밖에도 장국에 밥 말아먹는 것에도 오차즈케라는 이름을 붙여서 파는 음식점도 있다. 고독한 미식가 시즌 5 제5화에 나오는 나메로우(다진 생선) 히야시차즈케가 그 예. 찻물이 아니라 차가운 미소시루를 넣어 먹는다.

집에 가라는 뜻?

혹시 일본 중에서도 특히 교토 지역의 가정집에 초대를 받았을 때, 집주인이 "오차즈케 내올까요?"라고 한다면 완곡하게 '이제 가실 시간이에요.'라고 요청하는 뜻이다. 식사나 술자리를 마무리한다는 뜻이므로, 이제 오늘 방문을 마무리할 때라는 뜻을 은근히 내비치는 것. 무식하게 "아싸~ 주세요!" 하지 말고 너무 오래 있었으니 이제 슬슬 가봐야겠다고 답하는 게 예의다. 만약 정말로 오차즈케를 내오는 경우도 있지만 한두 번은 거절해야 예의고 안 그러면 뻔뻔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다.[3] 오차즈케가 진짜로 나왔다면 후딱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예의. 물론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건 '이런 눈치 없는 인간아' 하는 속뜻이 들어 있는 것이므로[4] 이런 말 나오기 전에 눈치 보고 먼저 일어나는 게 더욱 예의다.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고 돌려 말하는 경향이 강한 일본 안에서도 그 정도가 가장 심한 교토 사람들의 기질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일본식 전통 만담인 라쿠고 같은 데서 써먹어 왔다.[5]

다만, 교토 사람들 사이에 오차즈케가 집에 돌아가라는 뜻이라는 공감대는 있지만 요즘은 라쿠고에서 교토 사람들의 스테레오타입으로나 우려먹는 얘기지, 교토에서도 '이제 좀 가시죠?' 하는 속뜻으로 "오차즈케라도 내올까요?" 하고 대놓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교토 같은 데서 남의 집에 놀러 올 정도면 어지간히 친한 사이이므로 그렇게 눈치 없는 경우는 드물고, 그렇게 눈치 없는 인간하고 집에 초청할 정도로까지 친해질 교토 사람들이 아니다. 보통은 손님이 알아서 눈치껏 "이제 집에 가야겠네요." 하고 일어서려고 하면 집주인이 속으로는 아싸! 하면서도 "에이 맥주 한 잔만 더 하고 가세요." 하는 식으로 조금만 더 있다 가라고 붙잡는 식이다.[4] 물론 일단 자기가 돌아가겠다고 운을 뗐다면 집주인이 말려도 사양하고 돌아가는 게 예의다. 이건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는 비슷하다. 교토 지역의 음식점에서도 영업시간이 거의 다 됐을 때 손님한테 이런 식으로 돌려말한다는 얘기도 도는데, 실제로 가 보면 그냥 영업시간 다 됐다고 얘기해 준다.

만드는 법

다음과 같은 재료가 있으면 된다.

더운 밥 한 덩이를 우묵한 그릇이나 사발에 넣고, 녹차를 우려내거나 말차를 뜨거운 물에 풀어서 밥 위에 부은 다음 마지막으로 후리가케를 뿌려 낸다. 끝. 미리 끓여 놓은 물이 포트에 있거나 뜨거운 물을 바로 뽑아내는 디스펜서가 있으면 라면 끓이는 것보다 빠르다. 녹차 대신 말차를 쓰면 우려낼 필요가 없으니 더 빠르긴 한데, 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면 그냥 녹차 우려내자.

이게 가장 간단한 초스피드 버전이고, 좀더 제대로 하려면 그냥 물 말고 다시마가쓰오부시를 우려낸 물에 녹차를 우려내서 감칠맛을 더한다.

각주

  1. "『おぶぶ』の由来", 京都おぶぶ茶苑。
  2. 일본은 술자리의 마지막을 간단한 밥이나 국수로 끝내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자카야를 비롯한 술집에서 마무리(오시마이)로 오차즈케돈부리, 주먹밥 같은 것들을 판다.
  3. "외국인 시선에서 의외로 느껴지는 교토문화 소개", LIVE JAPAN, 2020년 2월 7일.
  4. 4.0 4.1 "京都人の「ぶぶ漬けでもどうどす?」は、今でも本当にあるのか?", THE PAGE, 2016년 9월 19일.
  5. 교토라면 "부부즈케라도 내올까요?"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