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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다수의 모터스포츠 챔피언십 시리즈는 시즌 종합 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포인트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즉 개별 경기의 순위에 따라 포인트를 주고 이 포인트를 합쳐서 종합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레이스라면 결승 순위, 랠리와 같은 타임 트라이얼이라면 종합 순위에 따라서 포인트를 수여하고, 시즌 동안 거둔 총 포인트를 합산해서 최종 시리즈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좀 더 흥미를 가미하기 위해서 폴 포지션, 레이스 중 패스티스트 랩에 추가 포인트를 부여하기도 하고, WRC에서는 파워 스테이지라는 SS를 정해서 이 구간의 순위만으로 따로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축구를 비롯해서 승점 제도로 정규시즌 우승을 가리는 프로 스포츠들이 많은데, 체계는 많이 다르지만 모터스포츠도 승점 제도로 시즌 우승을 가리는 셈이다. 대신 모터스포츠는 포스트 시즌을 따로 운영하는 일이 거의 없다.

최근 세계적인 시리즈에서 많이 쓰이는 포인트 부여 체계는 현재 F1에서 채용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1위부터 10위까지 차례대로 25-18-15-12-10-8-6-4-2-1 포인트를 준다. 레이스에서 가장 빠른 랩을 기록하면 1 포인트를 추가로 준다. F1에는 1950년대에 이 제도가 있다가 사라졌는데, 2019년에 정말 오래간만에 돌아왔다. 단, 1950년대에는 심지어 리타이어를 해도 레이스에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내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지만, 2019년에 다시 돌아온 제도는 레이스에서 포인트권 안에 들어간 드라이버만이 추가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포인트 제도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라면 시즌이 일찍 김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시즌이 10 경기로 구성된 챔피언십이 있다고 가정하자. 만약 레이스 우승 횟수로 종합 우승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라면[1], 어떤 선수가 초반에 6경기 연속 우승을 하면 시즌 챔피언이 확정된다. 이 선수는 남은 4 경기는 아예 안 나오거나 대충대충 해도 상관 없다. 이러면 시즌 후반부는 김이 확 샌다. 반면 각 레이스마다 1위부터 차례대로 10-6-4-3-2-1 포인트를 주는 제도라면[2] 초반 6 경기에서 연속 우승을 한 드라이버 A는 60 포인트를 얻는다. 만약 드라이버 B가 계속 2위를 해욌다면 36 포인트를 받으므로 둘 사이는 24 포인트 차이다. 큰 차이지만 이후 경기에서 드라이버 A가 차량 트러블이나 사고와 같은 이유로 두 경기 포인트를 못 따고 B가 그 경기들에서 우승을 하면 포인트 격차는 4 포인트로 확 준다. 따라서 시즌이 조기에 김이 새버리는 문제를 상당히 늦출 수 있다.

반면 포인트 제도의 가장 큰 맹점은 경기 우승을 한 번도 못 해도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예로 든 포인트 제도로 10 경기를 운영하는 챔피언십이 있다고 가정하자. 드라이버 A는 한 번은 우승하고 한 번은 리타이어 했고 드라이버 B는 계속 2위만 했다고 가정하면 A는 50 포인트, B는 60 포인트를 얻어서 B는 경기 우승을 한 번도 못했는데도 5번 우승한 A를 제치고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이는 극단적인 예지만 우승 횟수가 더 많은 선수가 챔피언이 못 되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포인트 제도애 관한 논란은 종종 벌어진다. 예를 들어 2008년F1 챔피언십에서는 루이스 해밀턴이 펠리페 마사를 제치고 챔피언에 등극했는데 레이스 우승 횟수는 마사보다 한 번 적다. 그때문에 상당한 논란을 불러왔고 버니 에클레스톤이 메달 시스템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했지만 결국 FIA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각주

  1. 이를 흔히 '메달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올림픽에서 언론들이 순위를 매길 때, 은메달 100개를 따고 금매달 하나보다 순위가 밀리는 방식으로 계산하는 것을 빗대어서 하는 말. 여담으로, 세간에는 우리나라만 이런 식으로 올림픽 순위를 계산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외국도 이런 식으로 순위를 매기긴 한다. 다만 그저 언론에서 매기는 것이지 '종합 순위'니 뭐니 하면서 마치 공식적인 순위처럼 포장하지 않을 뿐이다.
  2. 실제로 F1은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이 포인트 제도를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