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포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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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7월 15일 (목) 09:43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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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onata.

이탈리아요리로, 시칠리아 지방에서 발전한 요리이고 지금도 시칠리아 쪽에서 음식점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많이 해 먹는 요리다. 전채, 즉 안티파스토나 메인 요리의 사이드 디시로 먹으며, 렐리시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가지가 대표격 재료이고 토마토, 올리브, 샐러리, 양파와 같은 채소들이 다양하게 들어가며, 여기에 케이퍼도 들어간다. 식초, 설탕, 소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맛과 신맛이 공존한다.[1] 프라이팬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재료를 익히며, 먼저 채소들을 따로 따로 기름에 익힌 다음[2] 토마토케이퍼, 까지 넣고 식초, 설탕, 소금을 친 다음[3] 중불에 천천히 익힌다. 조리 후에는 실온까지 식혀서 먹는 게 보통이다.[4] 기본적으로는 이렇지만 들어가는 재료나 양념, 조리 방법은 다양한 버전들이 있다. 집에 굴러다니는 남는 채소를 때려넣고 만들어 먹기 좋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많이 만들어 먹는다. 시칠리아에는 집집마다 자기만의 카포나타 만드는 법이 있다고 할 정도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집마다 찌개에 들어가는 재료나 방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냥 먹을 수도 있고, 파스타와 버무려 먹을 수도 있고, 부르스케타로 먹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로 응용할 수 있다.

기본은 채소로만 만드는 음식이지만 팔레르모 지방에는 문어를 넣는 카포나타도 있다. '귀족적인' 카포나타는 바닷가재황새치를 사용하기도 하며 여기에 참치 알집이나 새우를 말린 다음 강판에 갈아서 가니시로 올릴 수도 있다. 다만 고기가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 기본은 채소고, 변형으로 생선이나 해산물이 쓰일 수 있는 정도.

역사가 아주 길어서 아랍에서 9세기 쯤에 들어왔다는 설도 있으나, 레시피가 기록에 있는 것은 18세기 경이라고 한다. 이 때에는 카포나타가 메인 음식으로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전채 또는 메인 요리의 사이드 디시 정도로 쓰이고 있다. Caponata의 어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카탈루냐어로 렐리시와 비슷한 종류의 음식을 뜻하는 단어인 'caponada'에서 온 말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5] Caponada는 다시 capón이라는 단어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는 카폰 데 갈레라(capón de galera)라는 음식과 관련이 있다. 카폰 데 갈레라는 주로 배에서 먹던 음식이며, 빵 껍질을 물에 적신 다음, 앤초비 뼈, 소금, 식초, 설탕, 올리브유를 넣고 빵 껍데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인 다음 식혀서 차게 먹는 스페인식 차가운 수프인 가스파초의 일종이었다. 여기서도 식초설탕이 나오는데, 배에서 식중독을 막기 위해 식초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포나타와 여러 모로 닮은 부분이 있어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로 보고 있다. 그밖에 로마시대 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숙박업소였던 cauponae에서 온 말이라는 주장도 있다.

종종 프랑스라타투이와 비교된다. 시칠리아식 혹은 이탈리아라타투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카포나타가 라타투이에서 파생된 음식은 아니므로 당연히 시칠리아 사람들은 싫어한다. 가지, 토마토, 양파와 같은 채소는 두 요리에서 공통으로 나타나지만[6] 소금에 절인 케이퍼은 카포나타 쪽에서만 쓰인다. 식초를 사용하는 것 역시 카포나타만의 특징. 라타투이는 뜨겁게 혹은 차게 먹을 수 있지만 카포나타는 차게 먹는 기본이다.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요리지만 이탈리아요리가 인기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카포나타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다.[7] 국내의 이탈리아 음식점에서도 카포나타를 보기는 힘들다. <스트리트푸드 파이터>, <셰프끼리>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카포나타가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여전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시칠리아 지방에서는 집에서도 많이 만들어 먹을 만큼 난이도가 높지 않고, 인터넷에 레시피는 여러 가지가 올라와 있으므로 음식 솜씨가 있다면 집에서도 도전해 볼만한 요리다.

각주

  1. 영어로는 sweet and sour, 이탈리아어로는 agrodolce라고 부른다.
  2. 이렇게 해 줘야 마지막에 덜 질척해진다. 적어도 가지만큼은 따로 익혀 준다.
  3. 오레가노, 바질과 같은 허브도 이 단계에서 넣을 수 있다.
  4. 아예 전날 만들어 놓고 다음날 먹는 게 정석이다.
  5. "A History of the Sicilian Caponata", CliffordAWright.com.
  6. 라타투이도 넣고 싶은 채소를 이것저것 때려넣을 수 있어서 가정에서 많이 해 먹는다. 원래 프로방스 지역에서 발달한 요리다.
  7. 이탈리아요리파스타피자 위주로만 많이 알려져 있고 코스 요리는 일부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하는 정도라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많지 않은 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