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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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2월 16일 (토) 14:47 판

생선을 소금에 절인 것

좁은 의미로 보면 생선소금을 뿌려 보존성을 높인 절임 음식. 사실 굴비소금을 뿌려서 보존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자반이라고 부를 수 있지만 보통은 등푸른 생선을 사용한 것을 자반이라고 한다. 특히 자반 고등어가 인기가 워낙에 압도적이라서 자반 하면 그냥 고등어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청어대구로도 자반을 만들어 먹었고, 사실 옛날에는 고등어보다는 청어가 많이 잡혔고 그래서 청어를 많이 먹었다.[1]

옛날에는 물론 보존성을 위한 방법으로, 냉장 냉동기술이 없었던 때에는 생선을 잡으면 상하기 쉬웠기 때문에 배를 가르고 내장을 들어낸 뒤, 살 위에 소금을 뿌려서 보존성을 높였다. 이러한 작업은 바로 어선 위에서도 이루어지기도 했는데, 이렇게 만든 것을 '뱃자반'이라고 해서 더 높게 쳤다. 아무래도 신선할 때 처리하는 게 더 품질에는 더 도움이 될 테니... 이렇게 소금을 뿌리면 보존성 말고도 미리 간이 되는 효과가 있어서 특별히 뭘 안하고 구워도 짭짤한 생선구이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 데 이걸 또 꿋꿋이 간장에 찍어 먹는 사람들도 있다 .어욱 짜! 다만 살이 단단해지기 때문에 부드러운 식감이 어울리는 조림이나 에는 자반이 잘 안 맞는다. 또한 보존성을 위해서 소금을 뿌린 자반은 그냥 먹기에는 너무 짜기 때문에 굽거나 조리기 전에[2] 물에 담가서 소금기를 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단한 식감을 오히려 좋아해서 자반만 찾는 사람들도 꽤나 있으니 그야말로 입맛은 개인마다 다른 셈. 또한 소금을 뿌려 저장하는 과정에서 약한 발효를 통해 감칠맛이 더욱 살아나는 효과까지 있다.

안동의 간고등어가 유명한데[3], 특히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고르게 소금을 뿌리는 간잽이의 기술이 중요하다. 유명 간잽이들을 보면 정말 대충 휙휙 엄청난 속도로 뿌리는 것 같지만 뿌려 놓은 것을 보면 소금의 양도 일정하고 고르게 뿌려져 있다. 다만 요즘의 간고등어는 냉장 유통되기 때문에 소금 양이 적은 편, 옛날에는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에 소금 양이 훨씬 많았다. 거의 소금에 절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수입 고등어가 많이 들어와서 아예 노르웨이산으로 만든 간고등어도 많이 팔리고 있다.

안동에는 상어를 발효시킨 돔배기를 제삿상에 올리는 걸로도 유명하다. 돔배기가 안 올라가면 제사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데, 그렇다고 홍어처럼 독한 냄새가 나도록 발효시키는 건 아니다. 바다에서 상어를 잡은 다음 소금을 뿌려 보존성을 높인 다음 안동으로 가지고 오는 건데, 이 과정에서 약하게 발효가 일어난다. 홍어만큼은 아니지만 돔배기의 발효향에도 질색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산울림의 노래 <어머니와 고등어>에 나오는 고등어도 자반이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라는 가사를 보면 추측할 수 있는데, 자반을 사온 건지 생물을 사 와서 어머니가 소금에 절인 건지는 불확실.

소금이나 간장에 절이거나 졸인 반찬

넓은 의미로 보면 생선만이 아니라 해산물이나 채소를 소금이나 간장에 절인 반찬류도 포함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해산물 쪽으로는 김자반이 있고, 농산물 쪽으로는 콩자반이 있다. 김자반은 김에 소금간장 양념, 설탕, 참깨 같은 것들을 넣어서 볶아낸 것이고, 콩자반간장에 졸인 일종조림 음식이다. 이렇게 보면 조림 음식 중에 상당수는 자반으로 볼 수 있지만 조림에 '자반'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조림은 콩자반밖에는 없다. 김자반은 볶음 요리인데도 '자반'이라는 이름이 붙은 정말 독특한 경우.

각주

  1. 과메기도 지금은 주로 꽁치로 만들지만 원래는 청어로 만드는 게 정통이다.
  2. 특히 조림간장을 비롯한 짠 양념을 쓰기 때문에 더더욱 짜진다.
  3. 안동도 내륙 지방이다 보니까 생선을 자반으로 먹은 듯하다. 안동까지 가져와서 소금을 뿌리는 건 한겨울이라면 모를까 안동에 오기 전에 썩어버릴 것이고, 옛날에는 미리 소금에 절여서 가지고 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