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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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7월 9일 (목) 23:50 판

퓨전요리 가운데 하나. 원래는 포크 커틀릿이라는 유럽 음식이었던 것이 알본으로 들어와서 돈카츠로 마개조 되었는데 이게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돈까스가 되었다. 표준어 표기는 돈가스지만 왠지 느낌이 안 산다. 돈까스 파는 음식점 중에 돈가스라고 메뉴에 표시하는 데는 0%에 가깝다. 한때 짜장면의 표준어 표기법이 자장면으로 바뀌었을 때에도 메뉴판에 자장면이라고 쓴 중국집은 거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짜장면은 다시 표준어로 돌아왔지만 돈까스는 아직 못 돌아오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짜장면이 훨씬 인기 있는 음식이다.

유럽에서 온 포크 커틀릿이 일본에서 일식화 되었다가 한국으로 건너와서 어중간한 양식, 곧 경양식 형태로 다시 돌아간 셈이다. 기구한 국제 입양의 운명. 경양식집이 한창이던 7, 80년대만 해도 그 문화에 젖어 있던 한국인이 진짜 서양에 갔을 때 레스토랑에서 돈까스 시켰다가 What? 하는 반응에 당황했다는 얘기가 꽤나 있었다. 그때는 돈까스만 되어도 어쩌다 한번 먹는 고급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낮은 데로 임하셔서, 기사식당분식집에서도 팔리는 메뉴가 되었다.

기본은 돈카츠와 비슷하다. 돼지고기밀가루달걀로 튀김옷을 입히고 그 위에 빵가루를 듬뿍 묻혀서 기름에 튀겨낸다. 독일 쪽에는 슈니첼(schunizel)이라는 음식이 우리나라식 치킨까스 또는 비후까스와 무척 비슷하다.

돈카츠와 돈까스의 차이

일본의 돈카츠는 완전히 일본화 되었지만 우리나라의 돈까스는 경양식이라는 이름으로 어중간한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주로 팔렸다. 그러다 보니 둘 사이애는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다.

  • 돈카츠는 젓가락으로 먹기 좋도록 미리 잘라서 나오지만 돈까스는 통으로 나오기 때문에 나이프로 썰어가면서 먹어야 한다. 그 때문에 주방에서 잘 드는 칼로 썰어 나오는 돈카츠는 두툼한 반면, 돈까스는 손님이 썰기 좋게 얇고 넓적하게 나오는 게 보통. 모양이 울퉁불퉁하다. 왕돈까스는 정말 못생겼다. 다만 롤까스는 미리 썰어서 나온다.
  • 돈카츠는 소스를 따로 내서 뿌리거나 찍어서 먹도록 하는 반면 돈까스는 처음부터 소스를 끼얹어서 나오는 것도 차이점.
  • 일본은 돈카츠를 집중 공략해서 히레카츠, 로스카츠와 같이 세분화한 것과는 달리 한국은 비후까스, 생선까스, 치킨까스와 같은 식으로 여러 종류의 고기를 썼다. 이걸 또 묶어서 정식이라는 메뉴를 만들었다. 큼직한 새우를 통째로 튀겨낸 걸 경양식집에서는 새우까스라고 부르지만 일본은 새우후라이(海老フライ)라고 부른다.

서빙

예전에는 경양식집에서 돈까스 주문하면 웨이터가 꼭 물어보는 말이 있었다. "으로 하시겠습니까? 으로 하시겠습니까?" 나름대로 세련된 티 내려고 하는 사람들은 을 주문했으나, 이거 자체가 어차피 국적불명의 한국 스타일 경양식인걸 뭐.

먼저 스프가 나온다. 분식집 돈까스는 아예 같이 나오기도 하는데, 레스토랑은 일단 에피타이저 개념으로 스프가 먼저 나온다. 소개팅을 경양식집에서 보는데 "스프는 뭘로 하시겠습니까?" 하는 웨이터의 질문에 "오뚜기요." 하고 대답했다는 농담도 있었는데, 좀 괜찮은 경양식집은 스프를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도 했다. 그래봤자 오뚜기 크림스프냐 양송이스프냐의 차이. 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프]] 먹을 때 꼭 이렇게 얘기했다 카더라. "숟가락을 자기한테서 먼 쪽으로 밀면서 스프를 뜨는 게 에티켓이에요."

기사식당식 왕돈까스는 풋고추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집의 테이블에는 당연히 쌈장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