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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12월 9일 (목) 14:44 판 (→‎음식)

이매패강 굴목 굴과에 속하는 동물. 조개의 일종으로 특히 조개, 더 나아가 생선을 제외한 수산물 중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먼 옛날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식재료이며, 세계적으로 가격도 비싸고 귀하신 몸 대접을 받는 조개다.

스시와 같은 일식 문화가 서양권으로 퍼지고 정착되기 전까지 서양 사람들은 수산물을 날것으로 먹는 것을 거의 혐오 수준으로 싫어했는데, 딱 한 가지 예외가 굴이다. 이미 로마시대 때부터 생식 문화가 보편화 되어 있었다. 유명 인사들이 굴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하루에 수십 개, 많게는 백 단위로 까먹었다는 기록들도 즐비하다.

음식

굴 값이 싼 덕인지 몰라도 한국에는 굴을 응용한 요리들이 정말로 다양하다. 가장 기본은 다른 나라들처럼 날로 먹는 것. 한국인들은 주로 초고추장을 선호하는 편이다. 김장김치에 굴을 넣는 것을 선호하는 집도 많은데, 특히 농촌에서는 김장하는 날이면 동네 술판이 벌어지게 마련이라 아예 김치속을 따로 준비해서 굴에 무쳐서 막걸리와 같이 먹곤 한다. 겨울철에는 굴보쌈을 계절음식으로 준비하는 보쌈집도 많다.

국물 요리로도 사랑 받는 재료로, 당장에 굴국밥에도 들어가며, 미역국에 굴을 넣어서 끓이기도 하고, 겨울철을 대표하는 중화요리로는 굴을 넉넉하게 넣어 국물을 낸 굴짬뽕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짬뽕고춧가루로 빨갛게 국물을 내는 게 기본이지만 굴짬뽕만큼은 고춧가루를 쓰지 않은 백짬뽕이 정석이다. 설날 떡국에도 고기와 함께 굴을 넣어서 시원한 국물을 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조개가 거의 필수로 들어가다시피 하는 순두부찌개에도 굴이 들어간 굴순두부가 있다

전의 재료로도 자주 쓰인다. 당장에 굴전은 겨울철 모둠전의 필수요소이고 설날 차례상에도 종종 모습을 보인다. 빈대떡 재료로도 사랑 받는다.

일본의 경우 히로시마가 굴로 유명하다. 히로시마는 세토내해를 끼고 있는데, 이곳이 일본의 굴 산지로는 단연 으뜸. 특히 겨울철에는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에 이 녀석이 빠지면 섭섭할 정도니 이 시기에 간다면 꼭 굴이 들어간 오코노미야키는 먹어 보자. 날것으로도 먹을 수 있고 간단한 철판구이로도 먹을 수 있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다양한 굴 요리를 만날 수 있다. 가격이야 한국보다는 비싸지만... 굴에 튀김옷빵가루를 입혀 튀겨내는 굴튀김, 일본어로 카키후라이(カキフライ)도 인기 있는 일본 경양식으로, 특히 겨울에는 에비후라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라이벌 급이다.

독성

여름에는 굴을 먹는 것이 금기시 되어 있는데, 산란기에는 몸 속에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베네루핀(venerupin)이라는 독성물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물질은 굴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바지락이나 모시조개에도 있다. 1968~1969년에 거제군 장승포읍에서 90명이 중독되어 18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조사 결과 그 원인이 바지락에 들어 있는 베네루핀이었다.[1] 서양권에서는 'R'자가 들어가는 달에만 굴을 먹는다는 속설이 오래 전부터 퍼져 있었는데, 9월(September)부터 4월(April)이 여기에 해당한다. 즉 5월부터 8월까지는 굴을 먹는 게 금기시 되었다는 뜻. 그런데 우리나라는 베네루핀 사고가 자주 생기는 시기가 3~4월이기 때문에 봄부터 조심할 필요가 있다. 딱 이 시기가 굴의 산란기다.

그런데 욕망의 화신인 인간들은 어떻게든 여름에도 굴을 먹을 방법을 찾았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삼배체 굴이라는 것이다. 삼배체란 염색체 수가 기본보다 3배인 개체를 말한다. 감수분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생식능력을 잃어버린다. 씨없는 수박이 바로 이런 경우.[2] 생식능력이 없으므로 산란기에 굴 속에 생기는 독소가 생기지 않는다.[3] 내가 고자라니

각주

  1. "조개독 베네루핀(Venerupin)과 테트라민(Tetramin)", FSIS 수산물안전정보.
  2. "삼배체(triploid)", 과학문화포털 사이언스올.
  3. "독소 없는 굴과 샤블리, 꿀 같은 ‘여름의 맛’", 한겨레, 2021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