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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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軒.
이 이름을 가진 음식점이 일본에 많긴 하지만 여러 모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라면 오사카에 있는 카레 전문점이다. 웹사이트는 여기로, 한국어로 된 소개 페이지도 있다. 구글 맵스에서 본점 위치를 확인하려면 여기로.
가게 문 앞에 입간판으로 서 있는 저 여주인은 2023년 현재 아직도 가게에서 열심히 일을 보고 있다.
1910년(메이지 43년)에 창업해서 역사가 100년이 넘어간다. 현재 사장은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유명 노포지만 난바에 본점이 있고, 관람차로 유명한 텐포잔에 분점 하나가 있는 게 끝. 그 정도 인지도면 여기저기 분점 내고 확장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는다. 웹사이트에서는 '레서피만을 가르쳐서 영업을 시키는 자세는 고객들이 사랑하는 맛을 지킨다는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프랜차이즈는 일체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텐포잔 분점도 가족이 직영하고 있으며 카레는 본점에 만들어서 배송한다. 2008년에 사카이시에 있는 쇼핑몰인 이토요카도에도 지점을 내고 오사카 텐진바시에는 양식 다이닝 지유켄을 오픈했지만 지금은 모두 폐점했다. 체인점은 내고 있지 않지만 레토르트 제품은 나와 있다.
센바지유켄(せんば自由軒)이라는 카레라이스 전문점이 있지만 이곳 지유켄과는 다른 곳이다. 정확히 말하면 원래 같은 가족이 운영하던 지유켄이 아들 대에 오면서 60년대에 (난바)지유켄과 센바지유켄으로 갈라진 것. 센바지유켄은 오사카에 두 개, 간토 지방인 사이타마현에 두 개가 있어서 점포 수는 조금 더 많다. 센바지유켄도 원래 지유켄의 맛을 잘 이어 받고 있어서 둘 사이에 맛 차이는 별로 없다고 한다.[1]
오랜 역사를 지닌 가게인만큼 오랜 단골도 많으며 그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라면 20세기 초 이른바 '무뢰파' 소설의 대표 작가였던 오다 사쿠노스케가 있다. 거의 매일 카레를 먹으러 올 정도로 단골이었고, 출세작인 '메오토젠자이(夫婦善哉)'[2]도 여기서 구상했다고 하며, 실제로 소설 안에서 주인공이 "지유켄의 라이스카레는 맛있어!"라고 말하는 대사도 있다. 이 소설이 인기를 얻으면서 당연히 지유켄도 손님이 크게 늘고 오사카의 명물로 떠올랐다. 지유켄 한켠에는 오다 사쿠노스케의 사진과 함께 그가 생전에 말했다는 "トラは死んで皮をのこす、織田作死んでカレーをのこす(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오다사쿠는 죽어서 카레를 남긴다)" 문구가 적혀 있다. 정말로 이 가게를 엄청나게 좋아했던 모양이다.
대표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명물 카레(名物カレー)로 아무런 건더기 없는 카레라이스와 날달걀이 끝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이 가게의 특징이라면 아예 카레와 밥이 완전히 비벼 나오는 것. 가게에서는 테이블에 놓인 우스터소스[3]를 조금 뿌린 다음, 밥과 달걀, 소스를 잘 비벼서 먹으라고 한다. 레토르트 제품에도 우스터소스가 들어 있다. 하지만 카레와 밥이 따로 나오는 베츠카레(別カレー)[4]도 있다.
맛은 한국인들에게는 호불호가 엇갈릴 듯. 매운맛을 조절할 수 없는데 크게 스파이하지 않고 자극성이 덜하다. 한국인들 입맛에는 좀 심심하게 느껴진다.
카레라이스가 워낙에 유명하다 보니 이것 하나만 밀어도 될 것 같은데 메뉴를 보면 은근히 음식이 많다. 하이시라이스[5]도 있고 치킨카츠, 야키니쿠, 서로인 스테이크, 심지어 쿠시카츠도 있다. 원래 양식당으로 시작한 곳인 데다가 전통이 중요하다고 프랜차이즈도 안 하는 곳이라 옛날 메뉴를 최대한 유지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