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
Hot dog.
빵 사이에 소시지를 끼운 것
개고기 음식 길쭉한 빵 사이에 소시지를 끼운 것. 프랑크 소시지나 비엔나 소시지를 굽거나 삶아서 빵 안에 끼워준다. 여기에 양파나 오이 피클과 같은 채소를 끼워넣기도 한다. 토마토 케첩이나 머스타드 소스를 소시지를 따라서 올려주는 게 보통이다.
개고기는 안 들어가는 이 음식이 어째서 '도그', 즉 개라는 이름이 들어가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예를 들어 나무위키에서는 소시지의 길쭉한 모양이 닥스훈트와 같은 길쭉하고 다리 짧은 개를 연상하게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정작 영어권 문서들을 보면 가장 유력한 건 '개고기'다.[1][2] 19세기 말 학교에서 쓰이던 속어가 정식 이름으로 굳어진 경우로 소시지 안에 개고기가 들어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소시지에 개고기가 들어갔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개고기가 꽤 소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시지가 독일에서 유래된 거야 잘 알려진 사실이고, 그래서 소시지에도 개고기가 들어가는 거 아냐? 하는 생각에 소시지를 '도그'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실제로 개고기를 넣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고 한다. 추측을 덧붙이면 우리나라도 '개같다'는 말을 쓰는 것처럼 영어에서도 'dog'는 특히 미국에서 싸구려 저질 물건을 뜻하는 속어로 쓰인다. 소시지에 들어가는 고기는 싸구려 저질 고기라는 인식이 그때나 지금이나 널리 퍼져 있으니[3] 개고기가 들었다는 의심에 싸구려라는 비하까지 붙어서 '도그'라는 말은 어쩌면 딱 어울리는 말이었을 것이다. 핫도그라는 이름도 소시지를 '도그'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게 유력한 설.
복잡하게 조리할 거 없이 소시지만 굽거나 삶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서양에서 야외 바비큐를 할 때에 무척 사랑 받는 음식이다. 미국에서는 정말정말 인기가 많아서 야구나 미식축구와 같이 운동 경기를 직접 관람할 때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관객들이 한 해에 소비하는 핫도그가 2천만 개나 된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 LA다저스의 홈 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파는 다저도그는 굉장히 유명해서 <X파일>이나 <핸콕> 같은 드라마 영화에도 등장하는가 하면 여기 들어가는 소시지가 별도 제품으로도 나오고 심지어 코스트코를 통해 한국에 수입되기도 했다. 단 명성에 비해 맛은 별로라는 얘기도 종종 나온다. 야구장에서 핫도그가 많은 사랑을 받아 왔지만 메이저리그 차원에서 공식 핫도그 스폰서는 없었는데 2017년에 드디어 공식 스폰서로 미국의 유명 핫도그 체인인 데이선스 페이먼스가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4] 이 회사는 미국 독립기념일에 열리는 핫도그 많이 먹기 대회도 주최하는데 이 대회는 해마다 해외토픽의 단골 뉴스감일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많이 먹기 대회다. 한국인 이선경 씨가 2011-2012년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꽤 화제가 된 바 있다.[5]
우리나라도 이 핫도그가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인기가 많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다음 섹션에 나오는 콘도그가 우리에게는 핫도그로 더 친숙하다. 그래도 코스트코의 푸드 코트에서 파는 핫도그는 살벌한 가성비로 인기가 많다. 길이가 20cm나 되는 큼직하고 긴 소시지가 들어가는 핫도그에 탄산음료까지 무한 리필할 수 있으면서도 단돈 2천 원이다. 이쯤 되면 땅파서 장사하나 싶을 정도. 빵에 소시지만 끼운 상태로 주고 피클과 양파, 머스터드와 케첩은 알아서 넣도록 제공한다. 특히 양파 가는 기계를 설치해 놓고 양파를 마음껏 넣을 수 있도록 했지만 봉지나 밀폐용기에 양파를 잔뜩 담아가서 집에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양파거지'라는 말까지 생겨났고, 결국 2019년 들어서 양파를 정량만 제공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전문 체인점으로는 미국이 아닌 덴마크의 체인점인 스테프핫도그[6]가 들어와 있다. 국내의 패스트푸드 체인 중에서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매장 수는 100개가 넘을 정도로 은근히 여기 저기에 들어와 있다. 소시지도 실하고 그 위에 토핑으로 올리는 튀긴 양파와도 잘 맞는다.
막대에 소시지를 끼우고 반죽을 묻혀 튀긴 것
우리나라에서는 막대에 조리하지 않은 소시지를 끼우고 반죽을 두툼하게 묻혀서 기름에 튀겨내는 것을 주로 핫도그라고 불렀는데, 미국식 핫도그가 들어오면서 막대기에 꽂는 핫도그는 마치 우리나라 혹은 일본에서나 먹는 것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도 있는 음식으로, 대신 콘도그(corn dog)라고 부른다. 모양이 옥수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는 대그우드 도그(dagwood dog)라고 부른다. 나라마다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의 길거리 음식으로는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70년대에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 때는 지금과 같은 소시지가 아닌 어육소시지를 쓰긴 했지만... 그나마도 소시지는 얇고 밀가루 반죽은 아주 두툼했다.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를 잘 보면 2단으로 튀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즉 소시지를 꼬챙이에 끼우고 먼저 옷을 밀가루 반죽을 얇게 묻혀서 한번 튀긴 다음 다시 반죽을 묻혀서 튀겨낸다. 반죽을 두툼하게 해서 한 번에 튀기면 안쪽까지 익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2단으로 튀기면 안팎이 잘 익는다. 그저 싸고 양 많은 게 장땡인 시절에는 이렇게 밀가루 반죽이 잔뜩 들어가는 핫도그가 주종이었다. 미국식 핫도그는 머스타드가 기본이고 케첩은 아예 안 넣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예전에는 머스타드가 뭔지도 몰랐고 케첩만 얹어서 먹었다. 이후에 머스타드에 친숙해지면서는 둘 다 뿌려주는 곳도 많아졌다. 미국식 핫도그가 우리나라 소개된 지도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핫도그 하면 콘도그를 먼저 생각한다.
나름대로 우리나라에서 발전과 개량을 거쳐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못난이 핫도그. 클링클 컷을 한 두툼한 감자튀김을 짧게 잘라서 반죽 바깥에 묻혀 튀기는데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을 통해 한국의 대표적인 스트리트 푸드 중 하나로 소개될 정도로 꽤 알려졌고 이제는 오히려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 한국식 핫도그를 파는 가게들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물론 서양 쪽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서양 쪽의 콘도그는 그냥 소시지에 밀가루 반죽을 두르고 튀기는 게 다지만 우리나라는 빵가루를 묻히거나 감자튀김을 묻히거나, 안에 모차렐라 치즈를 넣거나, 다양한 양념을 사용하는 식으로 갖가지 핫도그가 나오다 보니 한류 붐을 타고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호주에서도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어서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대도시 도심에 한국식 핫도그 전문점이 문을 열기도 했다.[7] 우리나라에서도 한때는 인기가 많이 식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명랑핫도그와 같은 체인점도 등장하면서 다시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8]
냉동식품으로도 나와 있다. 슈퍼마켓이나 마트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다. 소시지 + 밀가루 반죽으로 튀긴 다음 냉동시킨 기본형 핫도그로, 기름에 튀기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으면 된다.
각주
- ↑ "hot dog", Online Etymology Dictionary.
- ↑ https://www.lexico.com/en/definition/hot_dog
- ↑ 햄이니 소시지니 하는 가공육들이라는 게 대체로 맛없는 잡고기들을 먹을 만하게 만들기 위한 결과물들이었다. 이것저것 때려넣고 갈아버린 다음에 양념을 잔뜩 쳐서 만들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으니.
- ↑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 공식 핫도그 탄생", <연합뉴스>, 2017년 3월 29일.
- ↑ "이선경씨, 美핫도그 먹기대회서 2년 연속 우승", <연합뉴스>, 2012년 7월 5일.
- ↑ 우리에게는 부대찌개 재료로 많이 쓰이는 깡통햄 튤립햄으로 잘 알려진 튤립푸드 컴퍼니 소유다.
- ↑ "'감자튀김 붙은 한국식 핫도그' 호주서 인기몰이", SBS 한국어, 2019년 10월 16일.
- ↑ 참고로 기사 출처인 SBS는 한국의 SBS 방송국이 아니라 호주의 다문화 방송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