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레일패스
Japan Rail Pass.
위의 패스는 보통차용이다. 가운데에 보면 주황색 바탕에 "ORDINARY"라고 쓰여 있다. 그린샤 전용은 녹색 바탕에 "GREEN"으로 쓰여 있다.
옛날에는 사용 기간과 같은 정보들을 직원이 그냥 손으로 써서 줬지만 위조 문제가 자꾸 생기다보니 이제는 패스를 승차권 용지에 프린터로 인쇄해서 붙인 다음, 그 위에 다시 테이프를 붙여서 봉인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당연히 승차권이나 봉인 테이프가 손상되면 무효.
JR그룹 소속 6개 회사, 즉 JR홋카이도, JR히가시니혼, JR토카이, JR니시니혼, JR시코쿠, JR큐슈가 공동으로 판매하는 열차 자유이용권. 한국어 웹사이트에서 관련 안내를 볼 수 있다. 이거 하나만 있으면 일본의 수많은 곳들을 돌아다닐 수 있다.사용 범위가 넓은 것에 비해서는 제약 조건도 크게 복잡하지 않으므로 꼭 일본 전역을 다닐 게 아니라고 해도 몇 도시 정도만 다니면 본전을 뽑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JR 회원사가 대주주로 있는 일부 제3섹터 노선도 이용할 수 있고, JR 회원사에서 운영하는 일부 로컬 버스나 JR니시니혼의 미야지마 페리(미야지마-미야지마구치)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JR 소속이라고 해도 고속버스는 이용할 수 없으며 JR큐슈의 비틀 고속선도 탈 수 없다. 이건 국제선인데 당연히 안 되지. 각 지역에 따라서 추가 제약 조건이 붙을 수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가야 한다.
제약 조건
가장 아쉬운 부분은 일본 여행 때 가장 이용할 가능성이 많은 신칸센 최고 등급인 노조미와 미즈호를 탈 수 없다는 것. 추가 요금 그런 옵션도 없고 자유석이고 뭐고 무조건 못 탄다. 가장 큰 이유는 JR토카이 때문인데, 사실 JR토카이는 JR패스 때문에 이득보다는 손해를 많이 보는 편이다. JR패스의 수입은 교환권을 패스로 바꾼 곳의 관할 회원사가 많이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각각 JR히가시니혼과 JR니시니혼의 관할인 도쿄와 오사카가 압도적이다. JR토카이에 속한 대도시라고는 나고야밖에 없으며 아무래도 도쿄와 오사카보다는 관광객 수요가 한참 떨어지니...[1] 통근 및 출장 수요가 항상 넘쳐나는 토카이도 신칸센을 관할하는 JR토카이로서는 JR패스 손님이 별로 달갑지 않은지라, JR패스에서 노조미를 빼 버린 것도 어디까지나 회사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자면 이해할 면은 있다. 그 바람에 노조미와 같은 등급으로 설정된 JR큐슈의 미즈호도 덩달아 JR패스로는 탑승 불가... 소요 시간 말고도 노조미가 배차 간격이 제일 조밀하다보니 불편하기도 하다. 그래도 토카이도 신칸센은 히카리나 고다마가 30분 정도 간격으로는 있고,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노조미로는 2시간 30분, 히카리로는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크게 시간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긴 하다. 하지만 신오사카-하카타 구간, 즉 산요 신칸센이나 큐슈 신칸센 쪽으로 가면 JR패스로 탈 수 있는 등급은 배차 간격이 길어지기 때문에 시간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역에서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으니까 주의하자.
사는 방법
90일 이하 단기 체류 외국인만 사용할 수 있다. 즉, 유학이나 취업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JR패스를 쓸 수 없다. 일본 국적을 가진 사람도 역시 JR패스를 쓸 수 없지만 외국에서 10년 이상 거주했다는 사실을 일본 대사관이나 일본 정부 당국으로부터 인증 받았다면 JR패스를 살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단기 체류가 조건이다. 원칙적으로는 일본 국내에서는 살 수 없고 국외에서 교환권을 산 다음 일본에 입국해서 패스로 교환하도록 되어 있다. 코레일에서 JR패스를 취급하므로 주요 역 여행센터를 방문해서 사는 게 편리하다. 여기에서 코레일의 JR패스 관련 안내를 볼 수 있다. 그밖에도 JR그룹의 다른 여러 가지 패스도 코레일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를 비롯한 여행사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택배로 교환권을 받을 경우에는 1주일 이상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유의하자. JR패스 한국어 웹사이트에 가보면 판매처 안내가 있다. 단 판매처 안내 페이지는 영문으로만 되어 있다.
교환권을 가지고 일본에 들어가서 패스로 바꿀 때 여권을 보여주면 단기 체류 비자 여부를 확인한 다음 교환해 주므로 단기 체류가 아닌 외국인은 이 단계에서 패스 교환이 안 된다. 이런 부분에서 철처한 게 일본이니 요건이 안 되면서 혹시나 하고 교환권 사서 일본에 들어왔다가 피보지 말자. 교환하는 과정에서 패스 사용 개시일을 지정할 수 있으며, 꼭 패스로 교환하는 날이 아니어도 된다. 예를 들어 일본 공항에 도착했는데 일단 오늘은 숙소에 가서 자고 내일은 사철이나 시영 지하철로 시내를 돌아다닌 다음, 모레부터 JR을 이용한 본격 여행에 들어간다면 패스 개시일을 모레로 지정할 수 있다.
2017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에 한정해서 일본 입국 후에 패스를 살 수 있다. 아마 시험 삼아 운영해 보고 실적이 잘 나오면 계속 운영할 듯. 단 가격은 외국에서 교환권을 사서 올 때보다 비싸진다. JR패스를 쓸 요량이라면 잊어버리지 말고 미리 일본 가기 전에 사 두자.
종류
사용 기간으로는 7일권, 14일권, 21일권 세 가지 종류가 있으며, 개시일로부터 연속 기간으로 계산된다. 또한 보통차만을 탈 수 있는 패스와 그린샤까지 탈 수 있는 패스 두 가지가 있다. 단 그린샤 패스로는 그보다 상위인 그린클래스는 이용할 수 없으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2019년 11월 기준 교환권 가격은 다음과 같다.
종류 | 그린샤 | 보통차 | ||
---|---|---|---|---|
구분 | 성인 | 어린이 | 성인 | 어린이 |
7일간 | 39,600엔 | 19,800엔 | 29,650엔 | 14,820엔 |
14일간 | 64,120엔 | 32,060엔 | 47,250엔 | 23,620엔 |
21일간 | 83,390엔 | 41,690엔 | 60,450엔 | 30,220엔 |
쓰는 방법
JR패스로 열차를 탈 때는 항상 역무원에게 패스를 보여주고 개찰구를 지나야 한다. 만약 창구에서 신칸센이나 특급열차의 승차권을 교부 받았다고 해도 자동 개찰구를 이용할 수 없다. 일단 저 큰 패스가 들어갈 리가... 창구에서 교부 받은 것은 승차권이 아니라 좌석 지정권이고 JR패스가 승차권과 특급권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JR패스를 쓸 때에는 항상 여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여러 사람이 패스 하나를 돌려 쓸 수 있기 때문. 가끔 좀 수상한 경우에는 역무원이 여권을 보여달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 하지만 그 드문 경우에 걸리면 그냥 과태료 무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문서 위조 혐의로 입건될 수 있다. 외국에서 그런 일 생기면 주일한국대사관도 출동해야 하고 정말 온갖 민폐는 다 끼치게 되며, 향후 일본 입국에도 결격사유가 생기므로 괜히 돈 좀 아끼겠다고 바보 같은 짓 하지 말자. 실제로 패스를 위조해서 사용하다가 걸린 사람들이 언론에 얼굴 공개되고 개망신을 당한 적이 있었다. 일본은 용의자 인권 그런 거 없으니 나라 망신 안 당하려면 괜히 돌려쓰기 같은 건 생각하지 말자.
대부분 열차는 지정석 발급도 무료로 받을 수 있는다. 이 때 꼭대기에 있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패스에 도장을 하나씩 찍어준다. 그런데 일정이 변경된다든가 했을 때 지정석을 받은 손님이 그냥 안 타버리는 일이 적지 않아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만약 지정석을 받았다가 못 타게 된다면 번거롭더라도 미도리마도구치에 가서 취소 처리를 하자. 자꾸 노쇼 문제가 심해지면 결국 JR패스의 제약 조건을 추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있을 때 잘해, 없어지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실제로 JR큐슈는 이 문제가 심각해서인지 좌석 지정 횟수에 제한을 걸기 시작했다.
그밖에
몇 가지 제약은 있어도 그래도 일본 전역을 커버하는 JR그룹 열차 대부분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분명 막강한 패스긴 하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싸므로 여행 일정을 체크해서 꼭 살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2017년 11월을 기준으로 하면 성인용 보통 7일권의 가격은 29,100엔이다. 이 패스로 탈 수 있는 토카이도 신칸센 히카리호를 타고 도쿄역에서 신오사카역까지 가면 지정석 기준으로 14,520엔이 나온다. 두 번을 타도 패스 가격이 안 나온다. 7일 동안 숙소를 옮겨가면서 다닐 수 있는 도시는 많아야 3개 정도일 텐데, 그러면 본전도 못 건질 수 있다. 다만 숙소는 2~3개 도시 정도로 잡고 그날 그날 인근의 도시들을 신칸센이나 특급열차로 당일치기 방문할 생각이라면 확실히 본전은 뽑힌다.
또한 신칸센을 타더라도 같은 JR 회원사 관할구역 안에서만 움직인다면 그 회원사에서 판매하는 패스가 따로 있으므로 이쪽을 선택하는 게 더 저렴할 때가 많다. 게다가 이런 패스는 노조미나 미즈호도 탈 수 있는 게 많다. 예를 들어 JR니시니혼의 산요산인패스는 산요 신칸센 구간의 노조미까지 탈 수 있으므로 오사카를 중심으로 긴키 지방을 돌아다닌 후 후쿠오카로 가는 여행이라면 7일에 19,400엔[2] 하는 산요산인이 훨씬 낫다. JR큐슈와 연합해서 큐슈 북부까지 갈 수 있는 산요산인 북큐슈 패스도 7일에 22,400엔으로 재팬레일패스보다 저렴하면서도 역시 최고 등급 열차까지 탈 수 있다. 물론 지역 패스라고 해도 여행 일정을 짜보고 나서 과연 패스를 사는 것 자체가 이익인지는 따져봐야 하지만. 일본의 철도 요금은 꽤나 비싸므로 일본의 여러 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미리 여행 계획을 잘 짜서 그에 맞는 패스를 이용하면 몇만 원(엔으로는 몇천 앤)에서 많게는 십만 단위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반대로 패스 값이 아까워서 많은 도시를 다니는 여행 계획을 짜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렇게 되면 거의 도시 찍기 여행이 되어 버리고 각각의 지역은 제대로 구경도 못하면서 열차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결과가 된다. 패스에 끼워 맞추는 여행은 하지 말자.
한편 너무 본전 뽑기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자유석에서 좌석 잡기가 어렵지 않은 구간이라면 패스로 편하게 탈 수 있다. 자유석을 탈 때에는 개찰구에서 그냥 패스만 보여주면 통과할 수 있어서 매번 표를 사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단 자유석 특성상 가끔 승무원이 표를 보여달라고 하는데, 물론 패스를 보여주면 된다. 반면 지정석 위주로 열차를 탄다면 패스가 오히려 번거로울 수가 있다. 자동발매기를 이용할 수 없고 창구에 가서 좌석 지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큰 역의 창구(미도리마도구치, みどり窓口)[3]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5분, 10분씩 기다려야 할 때도 많다.[4] 여러 가지 사정을 잘 살펴서 패스를 살지 말지, 산다며 어떤 패스를 살지 여부를 결정하자.
바깥 고리
각주
- ↑ 해외에서 일본으로 들어올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은 도쿄 나리타공항, 하네다공항, 오사카 간사이공항이다. 나리타공항과 간사이공항의 JR역은 각각 JR히가시니혼과 JR니시니혼이고, 하네다공항은 보통 케이큐 공항선을 타고 시나가와역에서 JR로 환승하는데, 여기는 JR히가시니혼과 JR토카이가 같이 있긴 하지만 환승역에서 가까운 창구는 히가시니혼 것이라...
- ↑ 해외에서 교환권을 사서 들어왔을 때 요금. JR니시니혼 웹사이트에서 사면 20,000엔이다.
- ↑ 미도리(みどり)는 '녹색'이란 뜻이며, 실제로 미도리마도구치 안내 간판도 녹색이라서 찾기 쉽다.
- ↑ 게다가 일본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고 꼼꼼하게 설명하다 보니까 한 명을 처리하는 시간이 우리나라보다 대체로 꽤 오래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