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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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일종으로 훈제와 같이 고기를 익히는 방식을 쓰지 않고 자연 건조와 발효로 만든다. 영어로는 Dry-cured ham라고 하며 해석하면 '말린 염장 햄'이라는 뜻이다. 원래 이라는 건 옛날부터 이렇게 만들었다. 지금 주류를 이루는 프레스햄 방식은 통조림이나 방부제가 개발된 다음에 나온 것으로, 대량생산에 편하도록 단기간에 만드는 공법에 속한다.

만드는 방법

보통 돼지 뒷다리를 많이 쓴다. 햄이라는 단어 자체가 원래는 돼지 뒷다리를 뜻하는 말이다. 자르지 않고 통째로 만들며, 먹기 전에 썰어낸다.

  • 염장 :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소금물에 푹 담근다. 하루 이틀 이런 정도가 아니라 길게는 석 달 정도까지 담근다.
  • 건조 및 발효 : 그늘진 곳에 걸어 놓고 서서히 말린다. 너무 습하면 침침하면 썩기 쉽고, 너무 건조하면 햄이 말라 비틀어진다. 아무리 몇 달씩 소금물에 담갔다고 하지만 고기는 고기다. 적절한 습도와 온도 유지가 되지 않으면 바로 망해버린다. 이 과정에서 발효를 통해서 햄의 감칠맛이 돋아난다. 이렇게 말리는 기간이 짧아도 1년이고 고급품은 최소 1년 반 이상은 말려야 한다. 1년에 못 미치는 6개월이나 9개월짜리는 방부제가 들었을 확률이 높다. 말린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생고기보다 수분이 적은 것이지 어느 정도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부드러운 맛을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만드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온도와 습도도 잘 맞춰야 하다 보니 가격은 우리가 아는 흔한 과는 넘사벽으로 차이가 난다. 프로슈토하몽은 뒷다리를 통으로 파는데 이게 한 짝에 적게는 6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이 넘어간다.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그리고 슬라이스 해서 진공포장한 것도 겨우 열 점 정도 넣어 놓고 만 원 이상 가격이 나간다.

하지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이런 정통파 방식 대신 값싸게 대량생산 하는 방법도 있다. 전통 방식으로 시간을 많이 들일 수는 없으니 일단 가장 널리 사용하는 것은 방부제. 충분히 건조와 발효를 하지 않으면 쉽게 썩어버리는데, 방부제 처리를 해서 짧게 속성 건조 및 발효를 하고, 아질산나트륨과 같은 발색제로 적당히 색깔을 낸다. 이렇게 만들면 전통 방식의 반값도 안 한다. 물론 맛은 제대로 만든 것보다 한참 떨어진다. 그래도 익히지 않고 건조 및 발효하는 시간이 좀 필요하므로 보통 프레스햄보다는 비싸다.

종류

가장 유명한 것은 이탈리아프로슈토스페인하몽. 둘 다 돼지 뒷다리를 염장해서 자연 발효하는 방식이지만 자세하게 들어가면 상당히 다르다. 자세한 내용은 각 항목 참조.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유럽 나라에서도 만들지만 이 양대산맥의 명성은 절대 못 따라간다. 요즘 우리나라에 '이베리코 흑돼지'를 파는 고깃집이 많아졌는데, 스페인하몽을 위한 돼지 다리나 유럽식 베이컨을 위한 등심을 많이 사용하고 삼겹살은 비인기 부위인지라 우리나라의 수요와 잘 맞아 떨어진다. 하몽의 재료로 잘 키운만큼 삼겹살의 품질도 좋아서 웬만한 국산 돼지고기보다 이쪽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고, 가격도 국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돼지 목심으로도 비슷한 방식으로 가공한 카포콜로(capocollo) 또는 코파(coppa)라는 생햄을 만드는데, 주로 이탈리아프랑스 코르시카[1]에서 많이 만든다.

미국에서도 대량 생산 방식의 생햄이 많이 나오는데, 코스트코 같은 곳에서 쉽게 살 수 있다.일본에서도 생햄의 인기가 좋기 때문에 니혼햄이나 이토햄에서 자체 생산한다. 다만 이런 생햄은 대체로 속성으로 만들기 위해서 소르빈산칼륨 같은 방부제를 넣기 때문에 이런 걸 꺼리는 사람들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것인지 성분표시를 반드시 확인하자.

러시아나 동유럽, 특히 추운 지방에는 돼지 비계만 가지고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살로(salo)라는 음식이 있다. 이 역시 익히지 않고 먹는데, 특히 보드카 안주로 옛날부터 사랑 받아 왔다.

각주

  1. 코르시카는 프랑스에 속해 있는 섬이만 문화적으로는 이탈리아에 오히려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