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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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밥도둑.

짜지 마, 짜지 마, 짜지 마!!!

이름처럼 간장을 주원료로 한 국물을 달여서 식힌 다음,[1] 항아리에 담아 놓은 게에 부어서 며칠 숙성시켰다가 먹는 음식이다. 만드는 음식. 짭짤하면서도 단맛이 있는 간장과 부드러운 게살이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을 낸다. 게다가 짜기 때문에 밥이 계속 들어간다. 등껍질에 밥을 올려놓고 남아 있는 국물과 살에 비벼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밥도둑이라는 타이틀이 정말로 어울리는 음식이다. 여기에 쓰이는 국물은 간장이 주원료지만 여기에 설탕, 고추, 양파를 비롯한 다른 재료들로 맛을 낸다. 감초 같은 한약재나 , 사과와 같은 과일을 넣기도 하고 고기를 넣기도 하는데, 게에 부을 때에는 이러한 건더기는 모두 걸러내야 한다. 잘 하는 집이라면 저마다 간장 국물 만드는 비법 레시피가 있다. 라이벌로 양념게장이 있지만 밥도둑 타이틀에서는 간장게장 쪽이 좀 더 우세한 편.

다만 아무리 밥도둑이라고 해도 호불호는 있게 마련이다. 또한 게라는 놈이 먹기가 꽤나 불편한데 비해 대게나 킹크랩 같은 큰놈이 아니면 살의 양은 많지가 않아서 귀차니스트들은 제끼고 보는 게 간장게장을 비롯한 게 요리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손도 못 댄다. 그런데 알레르기에도 차이가 있어서 익힌 게는 먹어도 날것 상태인 게장은 못 먹는 사람도 있다.

요즘은 꽃게로 만들지만 원래는 꽃게보다 크기가 반절 정도밖에 안 되는 민물게인 참게로 만드는 것을 진짜 간장게장으로 쳤다. 그러나 참게가 씨가 말라서 한 마리에 만 원이 넘을 정도로 가격이 너무 비싸졌고, 꽃게 역시 절대 싸지 않아서 서해안에서 잡은 생물은 정말 비싸다. 요즘은 중국 어선들이 몰려와서 불법으로 싹쓸이까지 하다 보니 꽃게 값이 더더욱 뛰어버렸다. 그리고 꽃게잡이 시기는 제철이 있고 금어기도 있어서 사철 신선한 꽃게를 공급하기도 힘들다. 음식점이나 홈쇼핑에서 사시사철 파는 건 제철이라면 모를까 냉동게라고 보면 된다. 좀 더 싼 것은 돌게로 만드는데 꽃게보다 껍질이 딱딱하고 살도 적지만 가격이 싸고 좀 더 오래 간다는 장점은 있다. 또한 돌게는 늦봄에서 초여름이 제철이고 꽃게는 가을이 제철이라 제철 게로 만들려면 어떤 게를 쓸지 시기가 다르기도 하다.

간장을 부어 담기 때문에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오래 가지 않으며, 4~5일에 한 번씩은 간장을 따라낸 다음 다시 끓여 식힌 다음 부어줘야 상하지 않는다. 이런 방법도 두세 번 밖에는 못 쓴다. 이렇게 한 번 할 때마다 게살이 조금씩 빠지기 때문에 세 번이 넘어가면 먹을 게 별로 없어진다. 결국 제맛으로 먹으려면 만들고 나서 보름 정도가 한계라고 보면 된다.

홈쇼핑의 전통적인 인기 상품 중 하나.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게를 사서 깨끗하게 씻고 간장을 달여서 부어 숙성시키는 과정이 꽤나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편하게 사서 먹을 수 있는 홈쇼핑 간장게장이 인기 만점. 대표적인 사례가 잭필드와 함께 야매 홈쇼핑의 양대 히트상품이었던 김수미 간장게장. 그러나 내용물이나 품질이 워낙에 많이 많아서 어떤 면에서는 김수미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기도 했다.

홈쇼핑에서 간장게장을 팔 때 꼭 나오는 장면이 살이 통통한 다리 부분을 잡고 꾹 짜서 게살이 쭉 빠져 나오게 하는 것. 그 모습을 보면 위산이 콸콸콸 분출되면서 격렬한 식욕에 사로잡힌다. 코미디 소재로도 많이 쓰였다. "짜지 마, 짜지 마, 짜지 마~~ (전화 연결) 여보세요? 간장게장 한 세트요!" 이런 식.

홈쇼핑이나 음식점에서 파는 것은 설탕을 많이 넣어서 달달한 경향이 있다. 자극적인 맛, 단맛에 익숙해져 있으면 설탕을 적게 넣고 집에서 담은 게장은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설탕 많이 넣는 게 좋을 리 없다.

각주

  1. 게장은 익히는 음식이 절대로 아니다. 식중독이나 기생충 문제 때문에 게를 아주 살짝 쪄서 담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조금만 실수해도 살이 익어서 못 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