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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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able Document Format.

어도비에서 개발한 전자문서 형식. EPS(Encapsulated PostScript) 파일을 개량한 것이다. 어도비가 대박을 친 게 포스트스크립트라는 일종의 표현 언어였다. 포스트스크립트가 지원되는 프린터라면 어디에서든 똑같은 출력을 보장한다... 가 콘셉트였는데, 그래서 옛날에는 외장 하드를 들고 출력소에 다니던 인쇄 출판 디자이너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전자출판이나 디자인 프로그램을 작업한 결과물을 외장하드에 담아서 (당시 외장하드 용량이라는 게 거의 몇백 MB 단위라서 지금 USB 메모리 담을 수 있는 용량에도 한참 못 미쳤다) 출력소로 가져가면 출력소에서 CYMK 분판을 하고 망점 처리를 하고 어쩌고 저쩌고 처리를 한 다음에 포스트스크립트 형식으로 변환해서 출력기에 보내면 필름에 출력을 해서 인쇄를 위한 원판을 만드는 식이었다.

전자출판 또는 디자인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출판물이나 디자인 작품을 만들면 그 프로그램의 고유 형식 파일을 가져가서 출력소에서 결과물을 뽑을 수도 있지만 컴퓨터마다 설치된 프로그램이나 글꼴이 다를 수도 있고 해서 아예 디자이너의 컴퓨터에서 포스트스크립트 형태의 결과물 파일을 만들어 출력소로 가져가는 이들도 많다. 자신이 사용한 편집 또는 디자인 프로그램이 없어도, 혹은 글꼴이 없어도 포스트스크립트 지원 프린터라면 같은 출력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사용되는 파일이 과거에는 EPS 파일이었다. 이 파일의 문제점은 용량도 무지하게 큰 데다가 이미지나 그림 파일은 외부로 빠져 있어서 이 파일들을 다 챙겨야 한다는 것.

그런데 퍼스널 컴퓨터의 능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예전에는 하세월이 걸렸던 작업들을 몇 분만에 끝내버릴 수 있을 정도가 되니까 이제는 디자이너가 필요한 작업을 다해서 출력소에 가져가면 출력소에서는 바로 출력을 뽑아내거나 인쇄 원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작업만 해도 될 정도가 되었다. 아니, 이제는 출력소도 필요 없이 파일에서 바로 인쇄 원판을 뽑아버리는 CTP 인쇄 기술까지 나온 판이다. 그러자면 디자이너의 컴퓨터에서 아예 작업 결과물을 포스트스크립트로 변환해서 가야 하는데 기존의 EPS 파일 방식은 쓸데 없이 용량도 크고 이미지 파일 같은 것들을 따로 챙겨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결국 출력물에 필요한 텍스트 및 포스트스크립트 출력, 그림과 사진 파일과 같은 것들을 한 파일로 싹 묶어서 간편하게 만들어 주는 형식을 어도비에서 개발했고, 이것이 PDF다. 그러니까 PDF는 원래 디지털 인쇄 출판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서 만든 형식이다. 지금도 이와 같은 목적으로 인쇄 출판계에서는 PDF가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데 원래 전자출판 및 인쇄 과정을 편리하게 만들 목적으로 개발했던 PDF가 전자문서 붐을 타고 대박을 쳐버렸다. 최대 장점은 디자인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HTML로 별의 별 표현을 다 할 수 있었지만 옛날에는 모양이 그리 아릅답지 못했다. 그러나 PDF는 워드프로세서전자출판 프로그램이든 그 프로그램에서 작업한 모양을 그대로 유지했으니까 읽기도 좋았고, 이들 프로그램으로부터 전자문서를 만들기도 편했다. 그냥 프린터에 인쇄하듯이 PDF 프린터 드라이버에 인쇄하면 PDF 파일이 나왔다. 게다가 어도비는 무료로 뷰어 프로그램을 배포했고 포맷까지 공개했으니 전자문서 시장의 헤게모니는 순식간에 PDF로 쏠려버렸다. 이제는 그냥 업계 표준 상태.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보고서들은 대부분 PDF로 올라온다.

지금은 HTMLCSS의 버프를 받아서 화면 표현 능력이 굉장히 좋아졌지만 그래도 PDF 만큼의 표현 능력을 가지기는 쉽지 않고, 운영체제나 웹브라우저와 같은 요소들 때문에 약간씩 차이가 생긴다. PDF는 이런 환경 차이에 관계 없이 똑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전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PDF는 페이지 크기가 고정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환경에 맞게 레이아웃이 조절되기는 힘들고, 서식을 통한 데이터 입력이나 동적 효과도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기본적으로 PDF를 만드는 방법은 프린터로 '인쇄'하는 것이다. 즉 가상의 프린터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프로그램에서 이 가상 프린터로 인쇄를 하면 종이에 출력하는 대신 PDF 문서에 출력하게 된다. 어도비는 PDF 문서를 보는 아크로뱃 리더는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대신 프린터에 인쇄하듯이 PDF 문서를 만들어 주는 도구인 디스틸러(Distiller), PDF 문서를 가공할 수 있는 아크로뱃 프로는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상당수 프로그램이 아예 PDF 형식으로 파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아크로뱃이 없어도 어지간한 프로그램에서는 PDF를 만들 수 있다. 어도비의 갖가지 프로그램들이야 기본이고, MS 오피스, 아래아한글, 리브레오피스, 오픈오피스.org를 비롯해서 넘쳐난다. 아래아한글은 디스틸러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한컴PDF드라이버를 제공하므로 아래아한글을 쓴다면 어떤 프로그램이든 한컴PDF로 인쇄 출력을 함으로써 PDF를 만들 수도 있다. 반대로 PDF를 읽어들여서 편집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워드프로세서도 있는데, 예를 들어 MS 워드는 2013 버전부터 PDF를 불러들이는 기능을 제공한다. 단, 모양이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사실 태반은 모양이 틀어진다. 또한 가상 프린터 드라이버도 bullzip 같이 무료로 나오는 것들이 있다. 또한 고스트스크립트라는 오픈소스 형태의 포스트스크립트 처리기가 있는데, 이걸 이용해서도 PDF를 만들 수 있다. 적지 않은 무료 버전 PDF 도구가 고스트스크립트를 활용한다.

아크로뱃 리더 말고도 다른 회사에서 만든 PDF 뷰어도 있는데. 이를 테면 TeX 사용자들이 종종 쓰는 수마트라PDF 같은 것들이 있다.

전자조판 시스템인 TeX은 원래 DVI라는 자체 전자문서 포맷이 있었으나 PDF가 대세가 되어감에 따라서 DVI를 PDF로 변환해 주는 툴을 제공했고, 이제는 아예 DIV 대신 PDF로 결과물을 바로 뽑아내는 PDFTeX도 나왔다. 이제는 DVI는 많이 위축되었고 바로 PDF를 뽑아주는 족이 대세가 되었다. 사실 DVI와 PDF는 안을 들여다 보면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든 PDF를 잡아보려고 XPS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참담할 따름. 'XPS'로 검색해 보면 의 XPS 노트북이 더 많이 뜬다.

프레젠테이션에도 종종 PDF가 쓰인다. 어도비도 이를 아는지 아크로뱃 리더에서 PDF를 프레젠테이션 모드로 돌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 페이지가 슬라이드 하나가 되는 셈이며, 슬라이드 전환 때 애니메이션 효과와 같이 몇몇 프레젠테이션에 특화된 기능도 지원한다. LaTeX 패키지 중 하나인 Beamer는 이를 이용해서 LaTeX 파일을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조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특히 LaTeX을 많이 쓰는 분야에서는 이걸로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을 만드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