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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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의 브랜드 중 하나. '마기' 또는 '매쥐'라고 읽는다. 그런데 이 브랜드가 가장 흥하고 있는 곳은 동남아시아로, 여기서는 '마쥐'로 읽는다.

호주의 슈퍼마켓에 진열되어 있는 여러 가지 Maggi 라면 제품.

우리나라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브랜드지만 네슬레의 주력 브랜드 중에 하나로, 대표 상품은 소스와 스톡 큐브, 그리고 라면이다! 실제 네슬레 웹사이트의 Maggi 브랜드 페이지를 가 보면 라면이 주력 제품으로 걸려 있다. 네슬레라면 커피 정도나 생각하는 사람들은 "에? 네슬레 라면?" 하고 화들짝 놀랄 수도 있겠는데 정말이다. 유탕면과 분말스프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딱 라면이지만 상품명으로는 ramen 같은 말은 쓰지 않고 '2-minute noodles'라는 이름으로 판매 되고 있다. 2분이면 조리되는 국수란 뜻으로, 조리시간이 2분이라는 점에서는 오뚜기 스낵면을 연상시키지만 Maggi는 끓여서 조리하는 게 아니라 컵라면 식으로 뜨거운 물을 붓고 2분 있다가 먹는 방식이다.[1] 다만 용기가 없고 봉지라면처럼 포장되어 있어서 그릇에 면을 담고 스프를 뿌린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익힌다. 봉지라면의 탈을 쓴 컵라면인 셈. 면발을 보면 컵라면처럼 얇은 스타일이고 양도 우리가 잘 하는 봉지라면의 양보다 훨씬 작아서 양이 거의 반 정도밖에 안 된다. 남자들이라면 두 개는 먹어야 성에 찰 듯. 컵라면도 있다.

브랜드의 역사는 오래 되어서 1886년에 스위스에서 율리우스 마기(Julius Maggi)가 설립했다. 노동자 계급의 영양 섭취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회사를 만들었다고. 즉 좀 더 영양이 개선된 식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을 방향으로 잡았던 회사였다. 스위스 정부는 여성들이 좀더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조리하면서도 영양도 좋은 식품을 개발해 달라고 이 회사에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완두콩 수프 두 가지와 콩 수프 한 가지를 만들었고, 인기를 끌었다.[2]

이후 1947년에 네슬레에 인수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라면을 만든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라면의 원조가 일본이 아니라 스위스가 됐겠지. Maggi 라면의 종류는 동남아사아 스타일 일색이다. 마살라, 락사, 치킨[3] 등등... 그나마 마살라나 락사가 낫다. 미고렝 같은 볶음면도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로 노린 것이기도 하고 맛도 역시 그쪽 지향이라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좋다. 말레이시아에서는 40%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로 1위를 먹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MSG 조미료를 미원이라고 부르듯 말레이시아에서는 라면을 그냥 Maggi라고 부를 정도라고. 삶은 Maggi 면을 웍에 넣고 여러 가지 채소, 고기, 해산물, 달걀과 함께 볶아 만든 볶음면을 만든 것을 마쥐고렝이라고 부른다.[4] 단, 면만 사용하며 스프는 안 넣고 간장을 주로 한 소스를 넣어 만들기 때문에 라면이기만 하면 꼭 Maggi 브랜드의 면을 써야 하는 건 아니다.[5] 앞서 말했듯이 말레이시아에서는 라면을 그냥 퉁쳐서 Maggi로 부르므로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 말레이시아의 길거리 대중음식점인 마막[6]에 가면 정말 흔히 볼 수 있다.

인도에서는 한때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를 정도였지만 면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 성분이 검출되어 한때 인도의 식품안전표준청에서 전국 판매 금지를 먹였고, 그 여파로 한 때 점유율이 5%까지 추락했다.[7] 판매 금지가 풀리면서 회복은 되었지만 예전같은 압도적인 점유율은 되찾지 못했고, 지금은 대략 반 조금 넘는 점유율을 먹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잡고 있는 중. 아무튼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르지만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의 즉석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브랜드다.

그밖에도 동남아시아 이민자들이 세계 각지에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네슬레의 본진인 유럽은 믈론 중동, 중남미대륙까지 진출해 있으며 미국에도 Maggi 브랜드 제품이 팔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이민자들이 많은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아시아 식품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쪽으로는 아직 안 들어와 있는데, 일단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은 라면이 워낙에 다양한 데다가 Maggi 라면은 우리 입맛에 영 안 맞는다. 요즈음은 역으로 한국 라면이 해외로 열심히 나가고 있는 중이라 더더욱 한국에서 네슬레 라면을 볼 일은 없을 듯.

각주

  1. 원래 일본 인스턴트 라멘의 원조격인 치킨라멘도 이랬다. 한때 우리나라도 이런 식의 라면이 있었지만 시장 반응이 별로였고 오래 못 가서 자취를 감추었다.
  2. "Maggi", Nestlé.
  3. 이름처럼 닭고기 라면이지만 우리나라나 일본 것과는 많이 다르다. 일단 전혀 매운 맛도 없는 데다가 스프의 색깔이 노오~랗다. 고춧가루라도 쳐서 먹지 않는 한 한국인들 입맛에는 영 안 맞는다.
  4. 고렝은 '볶음'을 뜻한다. 인도네시아 볶음밥으로 유명한 나시고렝도 뜻을 풀어보면 나시(밥)+고랭(볶음).
  5. "Maggi goreng", tasteatlas.com.
  6. 마막(Mamak)은 원래 인도계 무슬림을 뜻하는 말이었지만 약간 낮춰보는 의미가 있어서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 대신, 이들이 주로 장사하던 스타일의 길거리 대중음식점, 혹은 여기서 주로 파는 말레이시아와 인도의 퓨전음식을 뜻하는 말로 널리 쓰인다. 24시간 혹은 밤늦게까지 장사하는 곳이 많다.
  7. Gargi Kumari, "Dramatic story of Maggi in India: a lesson in brand management", The Strategy Story, 7 January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