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N
Autorité Sportive Nationale.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한 개 나라에 한 개 단체에게만 부여하는 권한으로, 그 나라의 모든 모터스포츠에 관한 권능을 가지는 단체다. FIA도 프랑스어다 보니 ASN도 프랑스어다. 영어로 풀면 National Sport Authority (국내스포츠기구) 쯤이 된다. 비영리법인으로 만드는 곳도 있지만 영리 추구가 가능한 일반법인으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 일본의 JAF(일본자동차연맹, 日本自動車連盟) 는 아예 일본 최대의 자동차 로드 서비스 회사다.[1]
ASN은 관할권을 가진 나라 안에서는 FIA의 대리인 자격이 된다. 만약 어떤 나라에서 FIA에 뭔가 신청을 하거나 할 때에는 FIA에 직접 신청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ASN을 거쳐야 한다. ASN이 수수료를 두둑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FIA의 배려. 국제 경기의 공인, 국제 라이선스 발급과 같은 일들은 당연히 자국의 ASN을 통해서 신청해야만 하며[2] 차량의 FIA 호몰로게이션 신청도 ASN을 통해서 FIA로 가야 한다.
ASN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경기의 공인. 국제 경기는 ASN을 거쳐서 FIA 공인을 받아야 하고, 국내 경기라고 해도 FIA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ASN 공인이 필요하다. 이게 왜 필요하냐면, 예를 들어 어떤 선수가 국내 경기에서 성적을 쌓아서 이 경력을 바탕으로 국제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국제 라이선스를 받으려고 하는데 그 동안 참가한 경기가 FIA 공인 경기가 아니라면 경력 인정을 하나도 못 받는다. ASN이 직접 경기를 주최할 수도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를 관할하는 규정을 만들고 국내 규정을 심의하기도 하고, 국내에 통용되는 선수용 라이선스를 발급한다. 선수, 오피셜, 프로모터를 비롯해서 모터스포츠에 관여하는 여러 주체들의 등록을 받고 이들을 관리하는 것도 ASN이 할 일.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모터스포츠의 공정성과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도 한다. 모터스포츠에 쓰이는 자동차는 일반 도로교통법의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3] 이러한 자동차의 등록 및 말소, 관리도 많은 나라에서 ASN이 관할한다. 그만큼 관할 국가의 모터스포츠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그런데 여기에도 예외가 있으니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이다. 미국에는 FIA의 ASN인 ACCUS(Automobile Competition Committee for the United States)[4]가 있지만 실제 미국의 모터스포츠를 주도하는 곳은 IMSA(International Motor Sports Association, 국제모터스포츠협회)다. 미국 단체 주제에 International이라는 이름에서부터 건방이 뿜어져 나온다. IMSA는 ACCUS의 회원 클럽 자격으로 되어 있지만 모터스포츠 전문가 중에서도 ACCUS를 아는 사람은 심지어 미국 안에서도 정말로 드물다.
한국은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가 이 권한을 가지고 있다. 걸그룹 KARA가 아니다.
각주
- ↑ 우리나라는 도로에서 자동차가 고장났을 때 보험사를 부르지만 일본은 JAF를 부른다고 보면 된다.
- ↑ 심지어 F1에 참가하는 드라이버가 슈퍼라이선스를 받을 때에도 바로 FIA에 신청하는 게 아니라 자국의 ASN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FIA는 각국의 ASN에 관할권 안의 모터스포츠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 ↑ 모터스포츠 전용으로 제작 또는 개조한 차량은 도로교통법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차량 등록을 말소하며, 이러한 차량이 일반 도로에 다니는 것은 불법이다. 랠리와 같이 일반도로 주행이 불가피할 때에는 관할 지자체 혹은 경찰에 대회 기간 한정으로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 ↑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미국자동차경기위원회'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