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 크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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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 crawl. bar tour, bar crawl 또는 bar-hopping이라는 말도 쓴다.

하루 동안 이곳 저곳 을 돌아다니면서 한잔 하는 것을 뜻하는 영국 속어. 어느 지역에든 이 있는 곳이 영국이며[1] 그것도 아주 시골 동네가 아니라면 한 동네에 여러 개가 있게 마련이다. 영국의 어느 지역인가 처음으로 여행을 갔다면, 특히나 맥주를 좋아한다면 크롤이 지역을 탐색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펍 크롤 투어 프로그램도 있으며 펍 크롤 지도나 앱도 있다. 미리 계획을 짜기보다는 어슬렁거리면서 시가지를 다니다가 괜찮아 보이는 이 눈에 들어오면 진격하는 게 크롤의 맛이다. 물론 영국에서는 현지 주민들도 많이 한다. 동네 친구들끼리 만나서 한잔 하면서 '다음은 어디 갈까?' 이런 식.

규칙은 간단하다. 한 곳에서 딱 한 잔만 마셔라! 우리나라에도 2차, 3차 문화와 같이 장소를 옮기면서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있지만 펍 크롤은 한 곳에 머무는 시간이 짧고 최대한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또한 우리나라는 차수를 바꿀 때마다 술의 종류를 바꾸거나, 술집의 종류를 바꾸거나 하지만 펍 크롤은 말 그대로 펍을 주로 공략하고 맥주 위주다. 외국인의 눈에는 한국인의 2차, 3차 문화도 펍 크롤로 보일 수 있지만.

특히 영국에서 펍 크롤을 즐길 요량이라면 첫째, 타이드 하우스보다는 프리 하우스를 공략하고, 둘째, 탄산가스가 들어 있는 라거 따위는 잊어버리고 캐스크 에일에 집중하자. 맥주 마니아라면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물론이고 호주, 홍콩, 싱가포르처럼 영국 문화가 영향이 강해서 문화가 발달한 곳에 갔을 때에는 한 번쯤 펍 크롤에 도전해 보자.[2] 하루에 몇 개 이나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자기 발로 숙소에 돌아갈 수 있는지. 런던을 비롯한 영국 주요 대도시에는 여행사에서 당일치기로 운영하는 펍 크롤 투어 패키지도 있으므로 혼자 다니기에 자신이 없다면 이런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리 만들어 놓은 규칙에 따라서 펍 크롤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런던에는 이미 여러 가지 펍 크롤 게임이 있는데, 예를 들어 보드 게임 모노폴리를 본딴 보드에 런던의 좋은 펍 26개를 놓고 순례하는 모노폴리 펍 크롤, 테니스 팬이 아니더라도 이름은 잘 알고 있을 윔블던 지역의 8개 펍을 순회하는 윔블던 에이트[3], 런던 지하철 중 순환선인 서클 라인의 27개 역 주위에 있는 펍을 하나씩 가 보는 서클 라인과 같은 다양한 펍 크롤 게임이 있다.

한국에서는 펍 크롤이 그닥 쉽지는 않은 편이지만 이태원에는 펍이 많이 있기 때문에 펍 크롤을 해볼 만하다. 해밀턴호텔 주변에는 웨스턴바나 영국식 분위기의 가게들이 수입 맥주 위주로 구색을 갖춰 놓은 반면 경리단길 일대로는 마이크로브루어리, 즉 크래프트맥주를 파는 펍이 즐비하므로 상당히 구분이 된다. 부산이라면 해운대 일대가 공략해볼 만한 곳.

각주

  1. 특히 시골로 가면 영국의 은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마을회관이나 마찬가지다.
  2. 단, 영국 바깥으로 벗어나면 캐스크 에일은 거의 보기 힘들므로 그냥 특색 있는 맥주를 즐기는 쪽으로 공략해야 한다.
  3. 윔블던 최다 우승 기록은 남자는 로저 페더러, 여자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가지고 있는데 둘 다 8번 우승했다. '윔블던 에이트'라는 이름은 여기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