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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京成スカイライナー(Keisei Skyliner)

케이세이전철에서 운영하는 공항철도 특급열차로 나리타공항우에노를 잇는 최고 등급의 특급열차다. 경쟁자로는 JR히가시니혼나리타 익스프레스. 나리타공항 1터미널역과 2·3터미널역에서 정차하고 논스톱으로 닛포리역을 거쳐 우에노역까지 간다.

확실한 경쟁우위

일단 경쟁자와 비교하면 소요 시간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 ㄱ자로 꺾어져서 빙빙 돌아가야 하는 경쟁자와는 달리 스카이라이너는 거의 일직선으로 도쿄로 들어간다. 게다가 표준궤라서 스카이라이너에 최고 시속 160 km 열차를 투입하고 있어서[1] 130 km/h에 그치는 경쟁자보다 속도에서도 우위다

일이 이렇게 된 건 나리타 신칸센 때문. 신칸센의 성공에 한껏 도취되어 있던 일본 정부에서는 1970년대 초 나리타공항도쿄신칸센으로 잇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에 시달리다가 포기하고 마는데, 그때문에 JR은 기존 노선을 엮어 ㄱ자 노선이라는 괴이한 경로로 열차를 운행해야 했다. 훗날 나리타 신칸센을 위해 만들던 노반 일부를 활용해서 나리타공항선을 만들었고 케이세이가 이곳을 활용해서 스카이라이너와 액세스 특급을 비롯한 나리타공항선 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스카이라이너를 비롯한 이쪽 공항선 열차들이 협궤가 아닌 표준궤인 이유도 표준궤로 만들어졌던 나리타 신칸센 노반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나리타 신칸센은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리타공항선은 별 말이 없는 건지 의문이 들 수도 있을 텐데, 나리타 신칸센은 중간 정차역이 치바뉴타운역 달랑 하나 뿐이었다. 노선 예정지 주변 지역 주민들로서는 지역이 철도 때문에 둘로 달라지는 데다가 신칸센의 엄청난 소음이라는 피해를 입는 반면 역이라고는 실제 인구가 많은 지역도 아닌 외진 곳에 달랑 하나밖에 없다고 하니 덕 보는 게 거의 없었고, 여기에 한창 나리타공항 반대투쟁을 벌이던 활동가들까지 가세하면서 격렬해진 것. 반면 지금의 나리타공항선은 신칸센이 아니므로 당연히 역도 더 많고 열차 등급도 여러 개이므로 그닥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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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

한국에서 나리타공항으로 갈 때 도착하는 1터미널 기준으로 우에노가 목적지가 아니라면 환승은 대부분 닛포리역에서 하는데[3] 여기까지 40분이면 들어간다. 한국인들은 신주쿠에 숙소를 잡는 경우가 많은데, 닛포리에서 JR 야마노테선으로 환승하는 시간을 넉넉하게 10분 잡아 주고, 닛포리에서 신주쿠까지 가는 시간이 20분이니까 40+30=70분이면 신주쿠역에 도착할 수 있다. 반면 나리타 익스프레스로는 환승 없이 신주쿠로 간다고 해도 도쿄역시나가와역시부야역을 거쳐서 85분이나 걸리므로 시간으로 보면 스카이라이너 쪽이 확실한 이득이다. 아예 숙소를 닛포리우에노 쪽으로 잡으면 말할 것도 없다. 닛포리로 잡을 일이 거의 없어서 그렇지.

게다가 요금도 정가 기준으로 보면 나리타 익스프레스도쿄역까지 3,070엔, 시나가와신주쿠까지는 3,250엔인 반면, 스카이라이너는 닛포리 또는 우에노까지 2,570엔밖에 안 한다. 닛포리에서 야마노테선으로 갈아탄다고 해도 200엔만 추가하면 되므로 2,770엔이 되며, 24시간 동안 도쿄 지하철[4]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세트 티켓도 2,890엔으로 편도 요금에 320 엔만 더 내면 되니까 확실한 비교 우위를 보인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이렇듯 소요 시간도 큰 격차로 빠르고 요금도 더 저렴해서 나리타 익스프레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가진 스카이라이너라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망해야 정상인데, 막상 이용객 면에서는 둘이 별 차이가 없다.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나리타 익스프레스 쪽이 오히려 인기가 조금 더 높다. 가장 큰 이유는 환승 문제.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공항에서 도쿄로 온다면 닛포리우에노가 최종 목적지가 아닌 한은 한 번은 환승해야 한다. 이 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 노선이 JR 야마노테선으로, 도심 주요 지역들을 순환 노선으로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너의 종착역은 우에노역인데, 케이세이 우에노역은 지하철과는 지하통로로 직결 환승이 되지만 JR 우에노역과는 그런 통로가 없어서 일단 역 바깥으로 나온 다음 사거리를 대각선으로 건너서 JR 우에노역으로 가야 한다. 환승에 시간도 걸리고 불편하기 때문에 야마노테선을 비롯한 JR 환승은 보통 환승 게이트를 통해 바로 야마노테선으로 연결되는 닛포리역에서 하게 된다.

외국인들이 많이 숙소를 잡는 신주쿠로 간다고 가정하면 환승 시간까지 감안해도 스카이라이너가 더 빠르지만 문제는 환승 그 자체가 고역이다. 공항 손님은 크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걸 가지고 도쿄의 인파 속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게다가 일본의 환승 시스템이 거지 같은 거야 세상이 다 아는 바이고... 외국인들은 정말 환승 과정에서 헤메기 십상이다. 한술 더 떠서 장거리 비행을 하고 온 손님들이라면 외국인이고 내국인이고 녹초가 된 상태니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환승 없이 한번에 목적지까지 가는 것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편안하게 누워서 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열차 좌석도 비행기의 그 빡빡한 간격보다는 널럴하니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다. 다만 나리타 익스프레스로도 한 번에 못 가는, 이를테면 아키하바라니혼바시 같은 곳으로 간다면 어차피 이쪽이나 저쪽이나 한번 환승해야 하니까 소요시간이 우위인 스카이라이너가 낫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으니.

일반 운임은 스카이라이너 쪽이 더 싸지만 외국인들은 나리타 익스프레스 왕복 티켓을 사면 4,070 엔, 즉 편도 2,035 엔이면 되기 때문에 외국인용 스카이라이너 편도 요금 2,300 엔이나 인터넷 전용 왕복 요금 4,480 엔보다 저렴하다. 왕복권을 사면 가장 먼저 서는 도쿄역만이 아니라 심지어 요코하마까지 가더라도, 하여간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가는 곳이라면 똑같이 저 요금이다. 한술 더 떠서 JR의 도쿄 전철 특정구간이라면 한 번은 다른 JR 노선으로 무료 환승까지도 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서 ㄱ자 노선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선전하고 있고,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나리타 익스프레스 쪽이 오히려 인기가 좋다. 더구나, 스카이라이너의 외국인 할인 티켓은 미리 온라인에서 사거나, 일부 저가항공사의 기내에서 사거나, 지정된 도쿄호텔 또는 여행사에서 사거나 해야 하지만 나리타 익스프레스 왕복 티켓은 나리타공항역의 매표소 창구나 여행 서비스 센터에서 살 수 있다. 스카이라이너의 표 사는 방법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은 외국인 한정이고, 일본인들은 외국인 요금 할인 혜택이 없으므로 환승 문제만 뺀다면 스카이라이너가 낫다. 일본인이나 일본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들하고 얘기를 하다 보면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왜 타냐, 스카이라이너가 훨 나은데, 라고 말하는데 이와 같은 관점 차이가 있다.

공항에서 이걸 타고 닛포리역에서 야마노테선과 같은 도쿄 내 JR 노선이나 지하철을 타더라도 나리타공항역에서 미리 목적지까지 가는 표를 살 수 있다. 표를 두 장 주는데 닛포리역에는 JR 환승 게이트가 있으므로 게이트에다가 표 두 장을 한꺼번에 넣으면 된다. 그런데 나리타 익스프레스 승차권은 JR 노선으로 환승할 경우에 한해 특정 구간 1번 환승이 무료지만 스카이라이너는 그런 것 없고 추가 요금이 들어가므로 요금에 관한 메리트는 더욱 떨어진다. 대신 스카이라이너와 지하철 패스를 묶은 기획승차권을 판매한다. 그냥 지하철 패스는 따로 사면 된다. 반대로 공항으로 갈 때는 일단 케이세이 우에노역이나 닛포리역으로 가서 사야 한다.

시설과 서비스

스카이라이너 좌석.

구간의 최고 등급 특급 열차이고 나리타 익스프레스와 열심히 경쟁하는 만큼 차내 시설은 깨끗하고 좋다. 좌석 간 간격도 넓고, 모든 좌석에 전원이 부착되어 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팔걸이에 전원이 있어서 잘 안 보이는 것과는 달리 스카이라이너는 앞좌석 밑에 있고 LED 등도 켜져 있으므로 찾기 쉬운 편. 만약 구형 비행기를 타고 와서 충전을 못했다면 40분 정도 충전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는 소요 시간이 더 긴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더 나을 수도 있다. 짐을 따로 둘 공간도 물론 마련되어 있다. 다만 나리타 익스프레스처럼 자물쇠를 채울 수 있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큰 캐리어를 뭐 훔쳐갈까 싶다. 입던 옷이나 잔뜩 들어 있을 텐데. 하지만 캐리어가 리모와라면? 열차 안에서 무료 와이파이도 쓸 수 있다. 아무튼 경쟁이 치열한만큼 어느 쪽이 더 쾌적한지는 우위를 가리기 힘들 정도.

같은 라인을 다니는 액세스 특급도 있다. 정차역이 더 많고 열차도 도시철도처럼 롱 시트이므로 소요시간도 편리함도 떨어지지만 요금이 반값이라는 게 확실한 장점. 이쪽 등급으로 내려오면 JR은 맥을 못 춘다. 또한 노선의 액세스 특급은 도영지하철 아사쿠사선과 케이큐 본선을 거쳐서[5] 하네다공항까지도 연결되므로 닛포리나 우에노밖에 없는 스카이라이너보다 오히려 한 번에 갈 수 있는 도쿄 시내 목적지가 더 많다. 만약 숙소가 아사쿠사나 신바시 쪽이라면 직통은 이거 하나 뿐이므로 이게 나리타 익스프레스나 스카이라이너보다도 액세스 특급 쪽이 확실히 시간 절약 효과가 크다.[6] 두 공항 사이를 오가야 한다면 리무진버스와 액세스 특급 중 선택해야 하는데 소요시간과 요금 모두 이쪽이 우위.[7]

각주

  1. 이 정도면 신칸센을 제외하고 가장 빠른 축에 들어간다. 사실 일본의 철도는 신칸센을 제외하면 협궤가 주류인데 여기는 표준궤다. 고속 운행에 유리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2. 신칸센 노선에는 신칸센 말고 다른 열차는 들어올 수 없는데 50 km 조금 넘는 구간에 역을 다닥다닥 만들어서 신칸센을 완행열차처럼 운행할 수도 없으니...
  3. 케이세이 우에노역JR 우에노역과 떨어져 있어서 환승이 힘들다. 사거리를 대각선으로 건너야 한다. 사실 거리로 보면 많이 떨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역 바깥으로 나가서 다시 역을 찾아야 하므로 귀찮은 건 사실. 그래서 야마노테선을 비롯해서 다른 노선으로 환승할 때에는 우에노보다 하나 전 역인 닛포리역이 환승이 훨씬 편리하다.그러나 지하철로 환승하는 거라면 지하 환승통로로 지하철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우에노역이 낫다.
  4. 도에이와 도쿄메트로 둘 다 전 구간 지원한다.
  5. 이 두 노선도 표준궤라서 연결이 된다.
  6. 게다가 무거운 캐리어를 가지고 온 외국 관광객이라면 환승 때 고생하느니 불편한 롱 시트라도 이쪽이 낫다.
  7. 리무진버스도 안 막히면 소요시간이 비슷하지만 도쿄 일대의 교통체증이라는 게 뭐... 다만 액세스 특급은 롱 시트, 즉 지하철 좌석이고 꽤나 지루해서 편하게 가려면 리무진 버스가 낫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