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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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Carr's)의 오리지널 테이블 워터(Original Table Water). 워터 크래커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제품이다.

Water cracker.

워터 비스킷(water biscuit)이라고도 한다. 미국에서는 주로 워터 크래커라고 부르고 영국에서는 워터 비스킷이라고 부른다. 테이블 워터, 테이블 크래커와 같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크래커의 일종으로 기본 재료는 밀가루, , 소금, 이 딱 세 가지다. 오븐에 구울 때 들러붙지 않도록 기름을 약간 사용하지만 대체로 기름기가 별로 없고, 식감이 약간 푸석하다 싶은 느낌도 있다. 효모베이킹 파우더를 쓰지 않기 때문에 별로 부풀지 않아서 흔히 보는 크래커보다는 얇고 바삭한 느낌은 덜하다. 다른 크래커를 먹다가 워터 크래커를 먹어보면 좀 눅눅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둥글거나 네모난 모양에 두께는 얇고, 전반적으로 색깔이 하얗지만 군데군데 잘 구워진 갈색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배에서 먹던 쉽 비스킷(ship's biscuit), 혹은 하드택(hardtack)[1]이 기원이다. 오늘날의 건빵처럼 장기보관 식량으로 만든 건데, 장기보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엄청나게 딱딱해서 그냥은 못 먹을 물건이다. 물에 불리거나 끓이거나 해서 먹어야 했다. 한편 당시에 주로 만들던 비스킷은 기름을 많이 사용했는데, 당장 먹기는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방이 산패하기 때문에 장기보관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기름을 빼고 물로만 반죽해서 보존 기간을 늘린 게 워터 크래커의 시작이다. 장거리 항해를 하는 배에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오래 버틸 수 있고, 쉽 비스킷처럼 그냥은 못 먹을 정도로 딱딱하지는 않은 물건이었던 것. 원조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밀튼이라는 곳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조시아 벤트(Josiah Bent)로, 1801년에 '워터 크래커'라는 이름으로 처음 팔기 시작했다.

재료가 아주 밋밋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딱 구운 밀가루 맛이다. 여기에 치즈를 얹거나 토마토, 과 같은 재료를 올려서 카나페로 먹는 방식이 주종이다. 와인 시음 때에도 종종 등장하는데, 한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고 다른 종류로 바꿀 때 물과 워터 크래커로 앞서 먹었던 와인 맛을 지우는 식이다. 그 자체로 별다른 맛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음식이나 음료의 맛을 해치지 않는, 중립적인 특성을 보여주므로 치즈와 먹으면 치즈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2]

역사적으로 워터 크래커의 원조는 앞서 얘기했던 조시아 벤트지만 현재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영국의 카스(Carr's)로, 조나선 도슨 카(Jonathan Dodgson Carr)가 1983년에 차린 작은 빵집을 기원으로 하고 있으며, 영국 왕실에도 납품하고 있다. 나름대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건지, 아니면 조시아 벤트의 워터 크래커를 보고 만든 것인지는 분명치 않으며, 회사 측은 카가 독자적으로 생각해 낸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오리지널 테이블 워터(Original Table Water)가 워터 크래커의 가장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대로 된 워터 크래커로는 거의 유일하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다.[3] 제이콥스(Jacob's)가 그 다음으로 유명한 브랜드.

우리나라에서는 워터 크래커와 비교할 때 주로 크라운제과의 참크래커와 비교하는 편이다. 맛이 담백한 편이고, 전반적으로 하얀색에 군데군데 갈색빛이 도는 외형도 워터 크래커와 비슷한 편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참크래커는 워터 크래커는 아니고 솔틴 크래커(saltine cracker) 또는 소타 크래커(soda cracker)라고 하는 것으로, 효모베이킹 파우더로 반죽을 부풀리며, 좀 더 짠맛이 강하다. 참크래커는 합성착향료까지 들어간다. 따라서 진짜 워터 크래커보다는 덜 담백하다. 오리온의 마켓오 브랜드에서 '워터 크래커'를 내놓은 적도 있었는데, 이것도 효모를 썼기 때문에[4] 진짜 워터 크래커만큼 맛이 중립적이지 않다. 그나마 오리지널은 잘 안 팔려서 단종되었고 초콜릿을 입힌 제품만 판매하다가 2013년에 '리얼 크래커'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시했지만 결국 단종되었다.

각주[편집]

  1. 건빵을 영어로는 hardtack이라고 하는데, 옛날의 hardtack은 우리가 아는 건빵과는 영 다른 물건이다.
  2. 물론 치즈만 먹으면 가장 잘 느낄 수도 있지만, 설탕이나 우유 같은 것을 넣지 않은 밋밋한 이나 워터 크래커와 먹으면 오히려 더 선명해지기도 하다. 또한 블루 치즈처럼 그냥 먹기에는 향이나 맛이 너무 강한 것들은 워터 크래커와 먹으면 먹기에 딱 적당해진다.
  3. 다른 브랜드도 들어오긴 한데, 우리나라에서 워터 크래커의 인기가 그닥이다 보니 들어오다 안 들어오다 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카스가 가장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편이다.
  4. '대관령 청정 효모 발효종을 썼다'고 포장지에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