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슈퍼드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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アサヒスーパードライ(Asahi Super Dry)。

아사히맥주에서 만드는 드라이 맥주이자 일본 맥주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히트작이자 일본 맥주 시장에 드라이 맥주 열풍을 불러일으킨 원흉주역. 1987년에 출시한 이 맥주일본 맥주 시장에서는 너도나도 드라이 맥주를 내놓는 이른바 드라이 전쟁이 벌어졌지만 최후의 승자는 슈퍼드라이였고, 아사히맥주는 만년 2위 지위를 뒤집고 기린맥주를 추월하여 맥주 시장 1위에 오른다. 이 드라이 전쟁이 한국으로도 옮겨 왔는지 OB맥주에서 대놓고 이름을 베낀 OB 슈퍼드라이를 내놓았고 크라운에서는 크라운 드라이마일드를 내놓는, 나름대로 한국판 드라이 전쟁이 벌어졌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고, 이후 만년 2위 크라운은 하이트를 내놓으면서 역전에 성공했다.[1]

일본 라거가 대체로 그렇듯이 맥아 말고도 옥수수전분이 들어간다. 우리나라 말오줌보다는 낫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맛있는 맥주라고 보기는 어렵다. 드라이 맥주라는 게 맥아가 가진 풍미를 살리기보다는 잡곡과 전분을 넣고 최대한 녹말을 당으로, 당을 알코올로 바꾸기 때문에, 일반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약간 높아서 '카라쿠치'한 맛은 나지만 그밖에는 옅고 밍밍해서 죽죽 들이키기 좋은 스타일의 맥주라서... 다만 서양음식들의 상당수가 기름기가 절절한 것과는 달리 해산물 위주로 맛이 가벼운 일본음식과는 이런 옅은 향미의 드라이 맥주가 오히려 잘 어울리는 면도 있다. 즉 음식의 맛을 별로 가리지 않는 맥주인 셈. 고든 램지가 버드와이저벡스 거기다 카스 같이 음식의 맛을 누르지 않는 옅은 계열의 맥주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엔젤링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좋은 맥주는 마셨을 때 잔에 고리 모양 거품 흔적이 여러 개 남는다는 것인데, 아사히 슈퍼드라이만 그런 건 아니다. 잘 깨끗하게 잘 씻고 온도 잘 맞추고 크림 거품 잘 뽑아낸 맥주들은 대체로 잘 나온다. 심지어 한국 맥주도 조건만 잘 맞추면 나온다. 반대로 아사히 슈퍼드라이도 잔이든 맥주 온도든 대충 관리하면 엔젤링 같은 거 안 나온다.

맛이 옅은 밍밍한 맥주 답게 차게 마시는 게 좋다. 심지어는 아예 영하 5도 온도로 서브하는 엑스트라 콜드 생맥주도 있다. 맥주는 물보다는 어는 점이 낮기 때문에 딱 그 언저리에 맞춘 것. 온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맥주 그 자체의 향미는 느끼기 어렵고 그냥 차가운 맛으로 들이키는 탄산수에 가까워진다.

흑맥주로도 나와 있으며 한국에서도 캔맥주, 혹은 생맥주로 수입되고 있다. 프리미엄 버전도 있지만 큰 재미는 못 보는 수준. 프리미엄 시장은 에비스맥주가 100년 넘은 전통으로 워낙에 자리를 단단히 다지고 있고 한참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도 꽤 입지를 가지고 있는 상태라 이 시장을 뚫는 건 여의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아사히는 말은 프리미엄이지만 몰트 100%도 아니고 여전히 잡곡 맥주라...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맥주 중에는 판매고 1위를 줄곧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슈퍼드라이'라는 패션 브랜드는 영국의 디자이너 이안 힙스와 줄리안 덩커턴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사히 슈퍼드라이를 보고 브랜드 힌트를 얻었다는 설이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슈퍼드라이 웹사이트의 브랜드 히스토리에는 그런 얘기가 전혀 없다. 브랜드에 영어와 함께 한자[2]와 일본어를 쓰는 것을 보면 꽤 그럴듯한 설이긴 하다.

각주

  1. 다만 이 때 크라운의 역전에는 OB맥주의 페놀방류 사태로 이미지가 크게 나빠진 탓도 있다.
  2. 한자로는 '急速乾燥(급속건조)'라고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