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브루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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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8월 2일 (목) 13:35 판

Homebrewing.[1]

우리 말로는 '가정 양조'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집에서 술을 만드는 것. 간단한 도구를 가지고 집에서 직접 술을 발효 및 숙성시키는 것으로, 시중에서 파는 가운데 맥주, 막걸리를 비롯해서 증류주가 아닌 것들은 대부분은 홈브루잉으로 만들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 전통의 대부분은 가정에서 빚은 가양주로, 마음만 먹는다면 홈브루잉으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요즘처럼 주거 환경이 아파트 위주인 경우에는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다.

맥주 만들기

홈브루잉을 해 보고 싶다면 가장 쉬운 술은 맥주다. 우리나라에서 크래프트 비어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을 때에는 다양한 맥주를 맛보고 싶어서 홈브루잉을 택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 맥주를 양조하기 위한 도구를 모은 키트들이 여러 가지 나와 있다. 발효통과 에어록[2], 발효시킨 맥주를 숙성시킬 병과 마개, 그리고 발효통에 매시를 넣고 저을 때 쓰는 막대를 비롯한 몇 가지 도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8만원에서 20만원 정도면 대략 기본 도구를 갖출 수 있다.

맥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탄산가스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발효 때 나오는 탄산가스는 그냥 밖으로 뽑은 다음 병입할 때 설탕을 약간 넣어서 2차 발효를 일으키는 방법으로 탄산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발효통에서 숙성까지 하도록 하면서 발효통에서 만들어지는 탄산을 그대로 잡아 두거나 따로 탄산가스를 주입하는 방식도 있다. 다양한 맥주 스타일에 맞게 맥즙와 호프 추출액을 혼합한 원액인 몰트 익스트랙트(malt extract) 및 효모도 판매하고 있어서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 보면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별의 별 원액이 다 있어서 원액 가지고도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이걸로 맥주를 만드는 건 무척 쉬워서, 발효통에 원액과 뜨거운 물, 그리고 설탕[3]을 지정된 양만큼 부은 다음 잘 섞고, 물이 미지근한 온도 정도로 식으면 효모를 투입한 다음 1주일 정도 발효시킨다. 이후 키트 종류에 따라 병입을 하거나 발효통에서 1주일에서 한달 정도 숙성한 다음 마시면 된다. 다만 라거보다는 에일을 만드는 게 좋은데, 라거는 원래 섭씨 5도 정도에서 저온발효하는 거지만 홈브루잉용 원액은 대부분 상온발효를 하기 때문에 라거 특유의 갈끔한 맛이 좀 덜하므로 상온발효 하는 에일 쪽이 낫다.

원액을 사용할 때에는 설명서만 잘 따라하면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잡균이 끼지 않도록 발효통과 병, 도구를 잘 살균 소독하는 게 중요하다. 뜨거운 물을 사용해서 소독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쓰이고 발효통같이 큰 용기를 소독할 때에는 전용 살균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좀 더 제대로 만들고 싶다면 맥아호프를 사서 직접 발아시키고 매싱 작업을 거쳐서 양조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물론 손도 더 많이 가고 도구도 더 많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곡물 작업에 덤비는 것보다는 초보자는 원액을 사용한 키트로 시작하고 곡물 작업부터 하는 양조를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다.

막걸리 만들기

막걸리도 만들 수 있는데 몰트 익스트랙트를 사용한 맥주 만들기보다는 까다롭다. 일단 쌀로 고두밥을 지은 다음 식혀서 누룩과 버무려서 발효를 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잡균이 끼기 쉬워서 초보자들은 실패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좀 더 쉽게 하려면 생쌀로도 발효할 수 있는 바이오누룩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에는 생쌀을 물에 잘 불린 다음 물과 바이오누룩을 넣고 양조하면 된다. 양조가 끝나면 밥은 걸러내고 액만 받아낸 다음, 밥을 면보에 넣고 액을 짜내서 합치면 막걸리가 만들어진다. 찌꺼기가 가라앉도록 가만히 놔두고 맑은 술만 떠내면 약주가 된다. 누룩 대신 입국을 사용하면 니혼슈도 만들 수 있다.[4]

증류주 만들기

증류주를 만들고 싶다면 증류 키트를 구비해서 만들 수도 있다. 그런데 증류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에 유의하자. 그리고 불을 사용해서 증류할 때에는 뜬눈으로 밤새워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위스키브랜디를 만들 목적이라면 가정에서 만드는 소량의 원액을 넣어 숙성할만한 크기가 작은 오크통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게 난점으로, 대안으로 오크칩을 넣어서 숙성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오크통에서 제대로 숙성하는 것보다는 떨어진다.

각주

  1. Home brewing이라고 쓸 수도 있지만 아예 homebrewing이라는 단어가 따로 있다.
  2. 기체가 한 방향으로만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발효통 안의 탄산가스를 밖으로 빼내면서도 바깥 공기는 발효통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해서 잡균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다.
  3. 설탕을 넣기 싫으면 원액을 더 많이 집어넣으면 되는데, 원래 원액에서 지정한 레시피와 달라지면 맛이 지나치게 강해지거나 해서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4. 사실 우리나라 막걸리 중에도 제대로 된 누룩이 아닌 입국을 사용하는 것들이 있어서 정통 전통주라고 하기에는 좀 뭣한 것들이 있다. 대체로 우리가 잘 아는 대중 막걸리들 중에 이런 게 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