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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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쓰면 藥酒, 즉 약이 되는 이라는 뜻이다. 곡물로 술덧을 담은 뒤 가만히 놔두어 침전물을 가라앉힌 후 맑은 부분만 떠낸 것이다. 즉 청주와 같거나 그 중 한 가지라고 볼 수 있지만 역사적 맥락 때문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청주 하면 일본니혼슈를 쉽게 떠올리지만 우리나라에도 갖가지 청주가 있었다. 일본누룩이라는 최소한의 재료만으로 을 빚는 방향으로 고도화 되어 나갔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약재를 넣거나 지역의 특산물을 첨가하거나 하는 식으로 다양화되어 발전해 나갔는데, 이런 면에서 약재를 넣은 을 약주로 불렀을 수도 있고 실제로 이런 식의 을 약으로 쓰기도 했다. 약을 에다 우려내서 마시면 흡수가 더욱 빠르고 약기운이 잘 도는 느낌이니... 그건 약기운이 아니라 취한 거짆이

하지만 약주라는 말이 널리 쓰인 것은 조선조 때로, 당시 가뭄이나 홍수로 흉년이 들면 정부 차원에서 금주령을 내렸는데 양반들은 "이건 이 아니라 약인데?" 하고 금주령 따위는 무시하고 을 마셨다. 적당한 은 약이 된다는 인식은 그 당시에도 있었고, 궁중애서도 왕이나 왕족들이 약이라는 의미로 반주를 즐겼다고 한다.약은 약이지. 독약. 약재가 들어간 술도 많았으니 그렇게 뭉개고 넘어간 모양.

일제강점기 때는 자기네들 맑은 술과 한국의 맑은 을 구별하기 위해 '약주'라는 이름을 썼고 그게 지금까지 내려와서 아예 주세법 상 술의 종류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나. 약주

    1) 녹말이 포함된 재료(발아시킨 곡류는 제외한다)와 국(麴)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여 제성한 것

    2) 1)에 따른 주류의 원료에 당분을 첨가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여 제성한 것

    3) 1) 또는 2)에 따른 주류의 원료에 과실ㆍ채소류를 첨가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여 제성한 것

    4) 1)부터 3)까지의 규정에 따른 주류의 발효ㆍ제성 과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료를 첨가한 것

    5) 1)부터 4)까지의 규정에 따른 주류의 발효ㆍ제성 과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류를 혼합하여 제성한 것으로서 알코올분 도수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수 범위 내인 것


다. 청주

1) 곡류 중 쌀(찹쌀을 포함한다), 국(麴)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술덧을 여과하여 제성한 것 또는 그 발효·제성과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료를 첨가한 것

2) 1)에 따른 주류의 발효·제성과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류 또는 재료를 혼합하거나 첨가하여 여과하여 제성한 것으로서 알코올분 도수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수 범위 내인 것


주세법으로 보면 약주와 청주는 기본적으로 별 차이가 없지만 약주가 좀 더 범위가 넓다. 일단 청주는 반드시 쌀(찹쌀)로 빚어야 하지만 약주는 전분이 포함된 재료기만 하면 된다. 즉 쌀 말고도 보리, 수수, , 옥수수과 같은 각종 곡류와 감자, 고구마, 타피오카를 비롯해서 전분이 포함된 채소들, 아예 그냥 전분으로 담가도 약주로 분류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발아시킨 곡류는 제외되어 있는데 이는 맥아를 사용하는 맥주와 구분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약주와 청주 모두 30% 세율이 적용된다. 특히나 백세주를 필두로 약주 붐을 일으킨 술들이 한약재를 사용했다는 점을 주로 소구했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한국의 청주=약주라는 개념이 더더욱 굳어지게 되었다.

그냥 의 높임말로도 널리 쓰인다. "약주 한잔 하시겠어요?"와 같은 식으로 웃어른에게 쓴다. 이러니 한국인들이 과음을 많이 하지. "발암물질 한잔 하시겠어요?"라고 해 봐라. 과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