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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11월 26일 (일) 20:49 판

돼지고기소금에 절이거나, 훈연하거나, 염지, 즉 소금물에 담그는 방식으로 보존성을 높인 것. 원래는 돼지의 뒷다리로 만들었다. 다리를 통째로 염지하거나 훈연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유럽의 델리카트슨[1]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돼지 다릿살로 만든 햄은 친숙한 풍경이다. 익히지 않고 소금에 절이거나 염지만 해서 자연적으로 발효시켜서 만드는 햄도 있는데 그 대표격이 이탈리아프로슈토스페인하몽. 만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온도와 습도 관리도 꾸준히 해야 하는 만큼 가격도 비싸서 다리 한짝에 100만 원은 거뜬히 넘어간다.

대량생산 체제에서 공장식으로 나오는 제품은 돼지고기를 분쇄해서 소금과 양념, 조미료, 방부제발색제 같은 첨가물과 섞은 다음 눌러서 모양을 잡고 익혀서 굳히는 방식이 주류다. 이런 방식으로 만드는 햄을 보통 프레스햄(pressed ham)이라고 한다.[2][3] 이 방식으로 만드는 햄의 대표격이 바로 스팸. 프레스햄은 굳이 다릿살일 필요도 없기 때문에 그냥은 잘 안 먹는 갖가지 잡육들이 들어간다. 여기에 돼지고기 말고도 닭고기가 들어가거나 내장 같은 부위가 들어갈 수도 있고, 전분이나 밀가루를 넣기도 한다. 순수 돼지고기 함량이 낮을수록 가격은 저렴해지지만 맛은 없어지는데, 밀가루나 전분이 들어가면 맛이 푸석푸석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모자라는 고기맛은 MSG 투척. 제조 과정에서는 접착제 구실을 하므로 모양이 잘 잡힌다는 이점은 있다.

소시지, 베이컨과 함께 가장 널리 소비되고 친숙한 가공육이다. 베이컨 소비량이 적은 편인 우리나라에서는 햄과 소시지가 가공육의 투 톱. 지금이야 일부 고급 제품을 제외하고는 싸구려 취급을 받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서민들에게는 비싼 음식이었다. 학생들의 도시락 반찬에 햄이나 소시지는 인기 메뉴였고 포크 하나 들고 다니면서 반찬 사냥을 하던 학생들에게는 거의 첫 번째 표적이었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 밥이나 다른 반찬 밑에 햄이나 소시지를 깔아놓기도 하는 방어전략도 있었다...

외국 음식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부대찌개의 원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낯익고, 그냥 김치찌개에 햄을 넣어서 끓이기도 한다. 신김치랑 스팸[4] 정도만 있으면 되므로 자취생들도 손쉽게 끓여먹을 수 있는 요리.

소시지와 함께 1급 발암물질로 찍혀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햄을 즐긴다고 해서 바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너무 과하게 계속 섭취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과학으로 입증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시세끼 부대찌개를 먹을 것도 아니고 햄이나 소시지를 그렇게 많이 먹을 일은 없으니까 너무 걱정할 건 없다.

  1. 가공 또는 조리한 육류, 치즈와 같은 유제품을 주로 파는 가게.
  2. 프로슈토나 하몽을 만들 때에도 염지할 때 피를 최대한 빼기 위해 돌로 눌러놓긴 하지만 이걸 프레스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3. 햄의 축산물 표시를 보면 '프레스햄'이라고 되어 있다. 심지어는 상표명이 스모크햄인 것도 알고 보면 프레스햄인 게 거의 다다.
  4. 스팸 같은 캔 햄이 기름이 많기 때문에 김치찌개 끓이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