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센타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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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2월 5일 (수) 11:2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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卵(おんせんたまご).

우리말로 풀어보면 온천달걀이다. '온천달걀'로도 이곳에 들어올 수 있다.

말 그대로 뜨거운 온천물에 익한 달걀이다. 사방 천지에 온천이 널린 불지옥 일본답게 온천물을 이용해서 달걀을 익힌 것.

온천물이 뜨겁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펄펄 끓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뜨거운 온천이라고 해도 70~80도대니까 삶은달걀처럼 흰자를 완전히 익히기는 힘든데, 익은 것도 안 익은 것도 아닌 흰자가 오히려 온센타마고의 포인트.

온천물에 약 20분 정도 달걀을 껍질째 넣어 익힌다. 70도 정도라면 20분, 60도 정도라면 40분 정도 걸린다. 진짜 온천에서 만들 때에는 그냥 흐르는 온천물에 달걀을 담가놓고 온도에 맞게 시간 조절을 한다.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데 물을 끓인 다음 적당한 온도까지 식힌 다음 달걀을 넣는다. 계속 끓여도 안 되고 그렇다고 물이 식어도 안 되므로 물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보온이 되는 스티로폼 그릇에 넣거나 살짝 데워가면서 온도를 맞춰줘야 한다. 물 양이 많아야 온도 유지가 쉽다. 데울 때에는 온도가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게 포인트. 아예 온센타마고를 만들어주는 가전제품도 있고 식당 같은 곳에서 한번에 수십 개씩 만들 수 있는 기계도 있다.

차게 먹는 게 보통이라 조리가 끝난 다음 물에서 꺼내 껍질을 깨지 않고 30분 정도 놓아두거나 냉장고에 놓고 식힌다. 그냥 먹을 때에는 껍질을 깬 뒤 우묵한 그릇에 담고 가쓰오부시 국물을 약간 뿌려서 후루룩 마시듯이 먹는다. 우동이나 덮밥에 토핑으로 올려서 먹기도 한다.

수란 또는 포치드 에그, 혹은 삶은 달걀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앞의 세 가지 음식은 끓는 물에 익혀서 흰자를 굳히지만 온센타마고는 끓는 물이 아닌 더운 물에 익히고, 흰자가 완전히 굳어 있지 않고 흐물흐물한 상태인 점이 차이가 있다. 이런 흐물흐물한 식감 때문에 호불호도 많이 엇갈린다.

당연히 일본온천 관광지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다. 모든 온천 관광지에 있는 건 아니고 거리에서도 김이 무럭무럭 나는 걸 볼 수 있을 정도로 온천수가 풍부한 곳이라면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곳이라면 길거리에서도 팔고 있으므로 날달걀 먹는 데에 거부감이 없다면 한번쯤 먹어보자.

프랑스에도 비슷하게 달걀을 익히는 방식이 있다. 외프 알 라 코크(œuf à la coque)라는 건데 말 그대로 하면 그냥 '삶은 달걀'이다. 그러나 끓은 물에 3~4분 정도만 익히거나 끓지 않는 뜨거운 물에 시간을 두고 익히는 방법으로 흰자가 완전히 익지 않은 상태에서 먹는다. 일본과 먹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면 위쪽 부분 껍질을 과도 정도 크기인 작은 칼로 깨고 찔러서 위 뚜껑을 따듯이 위쪽 껍질만 들어내고 소스를 쳐서 쪽 빨아먹듯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