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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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1월 8일 (일) 09:4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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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동지방, 그 중에서도 위쪽 지방의 향토음식으로, 홍합(섭), 부추를 주 재료로 하고 밀가루 또는 찹쌀가루로 걸쭉한 국물에 고추장 양념을 풀어서 맵게 끓인 국. 고추장과 함께 된장을 조금 사용하는 집이 많으며, 달걀을 풀어주거나 밀대로 얇게 밀어낸 수제비를 넣어주기도 한다. 육수멸치, 다시마, , 파뿌리와 같은 재료들이 쓰이며 대체로 다시마는 꼭 들어간다. '섭'은 강원도에서 홍합을 이르는 말로, 제대로 된 집을 갔다면 양식산 담치[1]가 아닌 자연산 참홍합, 즉 섭을 썼을 것이다.

고성군에서 속초시를 지나 남쪽으로는 동해시에 이르는 동해안에서 곰칫국, 물망치탕과 함께 종종 만날 수 있는 국물 요리로[2], 그 중에서도 고성, 속초, 양양 쪽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특히 양양군이 유명하다. 양양의 몇몇 식당들이 자기가 개발한 요리라든가 자기가 원조라고 주장하는데, 예전부터 섭을 넣어서 끓인 국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양은 칼칼한 맛을 내기 위해 고추장을 종종 사용했다고 하는데, 양양을 대표하는 요리 중 장칼국수, 뚜거리탕, 섭국이 고추장을 주 양념으로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양은 구한말까지 약 200년 동안 영동 북부에서 가장 큰 장이 서는 곳이었다고 한다.[3]

곰칫국이나 물망치탕은 상대적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반해 섭국은 덜한 편이다. 먹어본 사람들의 후기에 따르면 고추장찌개 같은 맛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고추장으로 양념하기 때문이다.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홍합 맛은 별로 안 나고 고추장부추맛만 난다고 깐다.

홍합으로 요리를 할 때에는 껍질째 요리해서 양이 많아 보이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섭국은 껍질을 다 까내고 살만 넣어서 끓인다. 먼저 육수를 낸 다음 껍질을 깐 홍합의 살을 넣고 한소금 끓인 다음, 마지막으로 찹쌀가루나 밀가루를 묻힌 부추를 넣는다. 입맛에 따라 팽이버섯, 파, 고추, 달걀 같은 재료들도 추가로 넣을 수 있다.

각주

  1. 지중해담치라고 부르며, 우리가 먹는 홍합은 대부분 이것이다. 옛날에는 이건 홍합 취급도 안 했다.
  2. 물회도 국물이 있는 요리지만 재료를 끓여서 국물맛을 내는 요리라 같은 부류로 넣기는 뭣하다.
  3. "食客열전 제6회-강원 토박이 음식칼럼니스트 황영철", <영남일보 위클리포유>, 2016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