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엇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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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10월 29일 (목) 15:04 판

북어로 끓인 국으로. 발음하면 '부거꾹'이 되므로 북어 다음에 사이시옷이 들어간다.

일단 길게 찢은 북어는 당연히 들어가고, 이 녀석을 참기름에 볶은 다음 물을 붓고 마늘, , 소금, , 양파를 넣는다. 끓을 때쯤에 두부를 넣고 마지막에 달걀물을 풀어서 마무리. 콩나물이나 감자 같은 재료를 더 넣는 곳도 있다. 보통 두부를 넣을 때에는 두부부침 비슷하게 납작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넣는 경우가 많은데, 북엇국은 작은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넣는 곳이 많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을 끓여보면 어째 음식점에서 파는 국물 맛이 안 난다. 음식점 북엇국은 북어만으로는 국물이 진하지 않아서 따로 육수를 낸 다음 북어를 끓여야 한다. 육수로는 멸치국물이 많이 쓰이지만 사골국물도 쓰인다. 북엇국의 농도를 진하게 만드는 거라 육수의 농도가 진할 필요는 없다. 집에서 끓일 때도 멸치국물을 내서 여기에 북엇국을 끓이면 맛이 좀 더 근사해진다.

해장국으로 널리 애용된다. 일단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한 편인 데다가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해장국 중에 은근히 기름지고 자극적인 게 많아서 해장은커녕 오히려 속을 더 버리게 만들 수 있는데, 북엇국은 부드러운 편이다. 기능으로 본다면 북어 보호 효과가 있는 메티오닌이 풍부해서 알콜 분해 하느라 떡이 되어 버린 간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

지금은 찢어놓은 상태로 나오는 북어채도 쉽게 살 수 있지만 옛날에는 통북어를 사다가 찢어야 했다. 그런데 통북어가 워낙에 단단한지라 손으로 찢는 건 불가능하다. 다듬이 방망이로 마구 두들겨 패서 조직을 어느 정도 찢어 놔야 손질을 할 수 있었는데, 그래서 방망이로 북어를 팡팡 두들겨 패는 게 어머니들의 스트레스 해소법 중에 하나였다. 남편이 술이 떡이 돼서 들어오면 다음날 해장국으로 쓸 북어를 팡팡 두들겨 패면서 끌는 속을 달랬을 듯. 남편 얼굴이 북어대가리처럼 생겼으면 더욱 리얼한 대리 만족.

좀 더 급이 높은 것은 황태로 끓인 것. 따로 항태국이라고 이름 붙여 파는데 재료는 똑같다. 꾹 끓여 놓은 것만 봐서는 북어인지 황태인지 알기가 쉽지 않으니 값싼 북어로 끓여 놓고서 황태국이라고 파는 치사한 곳들도 있다. 제대로 만든 황태라면 조직이 단단한 곳이 거의 없이 스펀지처럼 잘 풀어헤쳐진 조직이 국물을 듬뿍 먹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싫어하는 편이다. 사실 입 짧은 아이들은 해산물을 잘 못 먹는 편이기도 하고, 북어의 식감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게 아니다. 자칫 생선가시라도 씹거나 찔리는 날에는 [[트라우마]가 장난 아니다. 하긴 술도 못 먹는데 니들이 해장국 맛을 알겠냐.

구내식당에서도 가끔 나오는 메뉴고 장례식장에서도 육개장 다음으로 많이 나온다. 특히 아침 시간에 많이 나오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