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츠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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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11월 28일 (수) 23:51 판

もつ鍋.

모츠나베. 끓이기 전 처음 상태.
끓이면 요런 식이 된다. 끓이면 저절로 맥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해서 일본식 곱창전골. 육수에 소 곱창양배추, 부추. 숙주나물, 두부와 같은 재료들을 넣고 끓여서 먹는다. 후쿠오카의 음식을 이야기할 때 하카타라멘과 함께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음식이다. 후쿠오카 일대를 돌아다녀 보면 모츠나베를 파는 곳이 정말로 정말로 많다. 모츠나베 전문점만이 아니라 큐슈요리 전문점이라면 높은 확률로 메뉴에 모츠나베가 들어 있다. 다만 하카타라멘이 인지도 면이나 전국구급 세력에서는 조금 더 세다. 일단 라멘이 싸잖아. 일본어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곱창부추를 알루미늄 냄비에 넣고 간장을 넣어 끓여먹은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이 있는데 명란젓이 그렇듯 아마도 한국에서 건너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쪽에서는 절대 인정 안하지만. 1960년대부터는 참기름고추를 넣는 조리법이 퍼졌는데[1] 이 역시 왠지 한국의 영향이 은근히 엿보인다. 옛날에는 일본에서는 내장 같은 건 줘도 안 먹었지만[2] 내장을 사용한 요리의 인기가 점점 늘어가고 있고 큐슈 음식의 인기도 일본 전국으로 많이 퍼진지라 모츠나베도 후쿠오카를 넘어서 전국화 되어 지역적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큐슈는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일본 전역의 대도시에는 모츠나베 파는 집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스타일은 여러 가지가 있어서 가장 기본이자 널리 퍼진 간장 베이스는 물론 미소 베이스도 있고, 고추로 맵게 한 것도 있다. 어느 쪽이나 일본음식 답게 기본적으로는 간이 짜기 때문에 국물을 다 먹을 생각은 하지 말고 건더기 위주로 먹자.[3] 밥을 곁들이거나 국물에 국수를 넣어서 먹기도 한다. 식사로도, 술안주로도 두루두루 괜찮고 한국인의 입맛에도 그럭저럭 잘 어울리는 요리. 하지만 간장 베이스가 주류인 모츠나베는 얼큰한 스타일이 주류인 한국의 곱창전골과는 스타일이 상당히 다르다. 또한 곱이 들어 있어야 제대로 된 곱창이라고 보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곱을 다 빼내고 창자와 기름만 남겨 놓는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대부분 모츠나베 음식점에서는 보는 효과가 좋게 수북하게 재료를 올려서 나온다. 가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공통으로 들어가는 건 곱창은 당연하고 양배추, 부추, 참깨, 숙주나물, 두부 같은 것들이다. 은근한 불에 천천히 끓이면서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채소를 젓가락으로 국물에 천천히 눌러주는 식으로 숨을 죽인다. 양배추가 숨이 죽어서 가라앉으면 먹어도 된다. 한국에서는 전골이라면 닥치고 넘치거나 말거나 팔팔 끓이는 쪽을 선호하는 것과는 다른 조리법이다.[4] 일본답게 혼자서도 전골을 끓여먹을 수 있는 곳도 많으므로 혼자 여행 갔더라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1인분에 1,000~1,500엔 사이이므로 그렇게 부담스러운 가격도 아니다. 1980년대까지는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한 북큐슈 쪽에서만 많이 먹던 지역 요리로, 도쿄 쪽에서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초부터 큐슈를 벗어나 일본 전역으로 붐이 일어났는데, 거품이 붕괴하면서 주머니가 가벼워진 사람들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나베요리로 모츠나베가 큰 인기를 끌게 된 것. 붐이 일어난 초기에는 도쿄를 비롯한 큐슈 바깥의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낯선 스타일이었던 듯 이때쯤의 방송에서 모츠나베를 먹는 사람들과 한 인터뷰를 보면 "그로테스크하지만 칼로리는 낮을 것 같네요." 하는 걸 볼 수 있다. 이 기름덩어리 곱창이 어딜 봐서 저칼로리라는 거야.

후쿠오카 지역 전골 요리의 자매품으로는 닭고기를 사용한 미즈타키(みずたき, 水炊き)가 있다. 재료는 차이가 나지만 같은 전골 요리다 보니 모츠나베 전문점 중에 미즈타키도 같이 하는 곳이 많다. 미즈타키가 보통은 두 배 정도 비싼 편. 모츠나베에 비하면 후쿠오카 바깥으로는 덜 알려져 있고, 1인분만 파는 가게가 정말로 드물다. 먹는 방법도 조금 더 복잡하다. 자세한 것은 미즈타키 항목 참조.

곱창 요리 자매품으로는 일본식 곱창볶음인 모츠이타메(もつ炒め)도 있다. 재료가 상당히 비슷해서 곱창, 양배추, 숙주나물 같은 것들이 들어간다. 사실 모츠나베에서 국물만 빼고 볶으면 되는 거니까 이런 걸 메뉴에 추가하는 건 일도 아니지만... 텐진호루몽 같은 음식점은 한국인들에게 꽤나 인기가 높다. 그래서 가보면 한국인들만 바글바글하다.

일본 드라마 <긴급취조실>에는 약간 개그스러운 형사 콤비로 모츠나베가 나온다. 두 사람의 이름이 각각 켄모츠(監物)와 와타나베(渡辺)다.

각주

  1. 그래봤자 한국인들에게는 한참 안 맵다. 일부 가게에서는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도록 주문을 받기도 하는데, 가장 매운맛으로 주문해 봐야 우리엑게는 "좀 맵네?" 하는 수준이다.
  2. 식재료로서 내장을 일본어로는 호루몽(ホルモン)이라고 부르는데, 간사이 사투리로 '버리는 것'을 뜻한다.
  3. 원래 전골은 국물이 아닌 건더기를 위주로 먹는 요리다.
  4. 너무 끓여서 국물이 졸아들면 우리나라 같으면 육수 좀 더 부어달라면 그만이지만 일본은 이것도 추가요금을 받을 수 있다. 불 조절을 잘 하고 충분히 익었다 싶으면 그냥 불을 꺼버리자.